Q. 저희 아이는 자기 주장이 강한 중학교 2학년 여자아이입니다. 얼마 전부터 밤에 잠을 못 자고 신경질이 늘어나더니 자꾸 혼자 있으려고 하고 친구하고도 놀지 않으려고 합니다. 얼마 전 아이의 책상에서 ‘아무도 나를 이해 못해’라고 써진 글을 봤는데요. 청소년 자살 문제가 심각한 요즘 세상에 우리 딸에게 무슨 일이라도 생길까 걱정됩니다. 딸 아이의 이런 증상 괜찮을까요?
사춘기에는 누구나 우울함을 경험할 수 있습니다. 그런데 그런 부분이 너무 지속된다거나 원인이 없는데 계속 우울하다면 우울증을 의심해볼 수 있습니다. 실제로 소아·청소년의 10~15%는 우울증 증상을 경험한다고 합니다. 어린 1세에서 6세 아동의 1%, 7세에서 12세 아동의 2%가 우울증을 앓고 있습니다. 그리고 청소년의 9~13%가 치료가 필요한 정도의 우울증을 경험합니다.
성인의 우울증은 우울함이 기본으로 나타나지만, 소아·청소년기는 뇌의 발달과 맞물려서 나타나기 때문에 짜증을 많이 낸다거나 기분이 우울한 것에 그치지 않고 반항적이거나 적대적인 행동으로 나타납니다. 또한 ‘아무것도 재미가 없어요’ 라는 식의 무쾌감증을 보이고 지루해하고 귀찮아하고 의욕이 없습니다. 가장 많이 드러나는 것은 집중력이 떨어지는 부분인데요. 아이가 어릴 때부터 집중력이 부족했다면 ADHD(주의력결핍 과잉행동장애)일 경우가 많지만, 청소년기를 거쳐 급격히 우울해지면서 주의력이 부족해진다면 우울증이 아닌지 살펴봐야 합니다. 또한, 우울증은 게임중독, 청소년 비행, 약물남용, 자살 같은 2차 질병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우울증의 원인 중 한 가지는 뇌 속에 세로토닌(행복 호르몬)이나 노르에피네프린(교감신경전달호르몬)의 분비가 원활하지 않은 것인데요. 신경세포 간의 연결 부위에서 이 호르몬 분비가 잘 전달되어야 할 시점에 부족해지면 기분이 확 떨어지거나 우울해지는 현상이 나타납니다.
이렇게 생물학적인 원인도 있지만 우울함을 유발하는 근본적인 스트레스가 있을 수 있습니다. 부모와의 갈등이 있다든지, 학대가 있다든지, 학업이 힘들다든지, 이런 스트레스를 적절히 풀어주어야 하는데 해소되지 못한 채 반복되었을 때는 이것이 우울증으로 변할 수 있습니다. 또한, 부모 중 한 명이 우울하면 아이가 우울할 가능성이 2배가 되고, 부모가 둘 다 우울하면 아이가 우울해질 가능성이 4배가 됩니다. 그래서 우울증을 치료하기 위해서는 첫 번째로 부모가 먼저 행복해야 합니다. 부모가 우울하거나 감정의 기복이 많다면 그 부분이 아이에게 많은 영향을 미칩니다.
아이를 치유하기 위해서는 부모가 아이의 마음을 표현할 수 있는 통로가 되어주셔야 하고 비판없이 들어주셔야 합니다. 어머니들이 ‘나는 아이와 대화가 많아요’ 라고 하시는데, 대부분 어머니가 95%를 얘기하시고 아이는 '응, 네, 아니요'만 대답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아이가 말하는 게 마음에 들지 않더라도 비판 없이 잘 들어주시는 것이 중요합니다.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는 보호되고 돌봐준다는 느낌을 받습니다.
아이를 재촉하지 말고 아이의 이야기를 먼저 들어주세요. 이야기를 들어주는 것만으로도 아이의 스트레스는 많이 해소가 됩니다. 가장 중요한 것은 어렸을 때부터 부모님과 대화하는 습관을 들이는 것입니다. 부모가 평소에 아이들에게 언제든지 대화할 수 있는 준비가 되어 있다는 것을 인식시켜주는 것도 중요합니다. 대화와 소통만이 답입니다. 그럼 다음 시간에는 ‘게임중독’을 주제로 뵙겠습니다. 감사합니다.
▲ 키즈멘탈헬스를 진행하는 BR집중력클리닉 전열정 원장
[키즈 멘탈헬스 시리즈]
[1강] 야단쳐도 말 안 듣는 아이, 어떻게 하면 좋을까요?
[2강] 산만한 우리 아이 ADHD인 걸까요?
[3강] 조용한 우리 아이가 ADHD 라고요?
[4강] 아이들의 불안장애에 대하여
[5강] 신경질이 부쩍 늘어난 우리 아이, 우울증일까요?
[6강] 게임 중독에서 벗어나려면
[7강] 반항장애에서 대하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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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리. 김보숙 기자 bbosook70@hanmail.net | 자료. 체인지TV 제공