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계적인 미래학자 앨빈 토플러는 산업화 시대의 공장형 인간을 기르는 것에서 벗어나 창의적 인재 양성을 교육의 제 1목표로 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애플사의 스티브 잡스, 마이크로 소프트의 빌 게이츠 등 새로운 기업문화를 대표하는 창의적인 CEO들, 세상은 그들 자체보다 그들이 가진 창의성에 주목하고 있다.
뇌 속의 1,000억 개 뇌세포와 100조 개의 시냅스들이 만드는 신경 네트워크는 뇌를 쓰면 쓸수록 끊임없이 성장한다고 한다. 이것은 바로 나의 뇌가 무한히 변화할 수 있는 가능성을 가지고 있다는 것. 창의적인 뇌라는 것은 뇌가 가진 본래의 역할을 잘 수행한다는 것으로, 자기 뇌의 잠재성을 인정하고 긍정할 때 뇌는 그 능력을 십분 발휘한다. 뇌교육은 바로 이러한 원리를 적용하고 활용한 뇌운영 시스템(BOS, Brain Operating System)이라고 볼 수 있다. 긍정의 씨앗이 뿌려져 조성된 창의적인 뇌의 숲에서 인성뿐만 아니라 학습이라는 열매까지 일궈낸 학교가 있다. 긍정으로 뇌를 운영한 뇌교육이 바로 그 비법이었다.
긍정이라는 뇌의 환경에서 학습은 저절로
뇌체조를 통해 몸을 이완시키는 아이들 [ 충북 충주여자고등학교]
|
충북 청주여자고등학교는 공교육의 현실이 고스란히 반영된 인문계 고등학교다. 청주여고에서 이뤄지는 뇌교육은 학습의 효과에 많은 초점을 맞추었다. 성적이란 기준으로 비교되는 대학 입시의 경쟁 속에 지친 아이들에게는 자신이 누군가의 비교의 대상이 아닌 스스로의 기준으로 인정하고 긍정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아이들은 수업을 시작하기에 앞서 뇌교육의 한 프로그램인 뇌체조를 통해 몸의 긴장을 풀고, 명상을 통해 자기를 긍정하는 연습을 했다.
몸이 이완되면서 잡념이 없어졌고, 뇌파가 알파파로 떨어지면서 외부에 쏠렸던 의식이 자신에게 집중되었다. 남보다 나은 자신이 아닌, 어제보다 나은 오늘의 자신을 위해 끊임없이 긍정하고 집중하면서 학습 효과는 저절로 높아졌다. 소란스럽던 아이들이 집중하는 방법을 터득하면서 5분도 안 되던 집중력은 20분으로 늘어났다. 또한 자신의 긍정 속에서 공부를 해야 할 목적을 찾은 아이들은 시키지 않아도 스스로 공부를 하게 되었다.
자신에게 집중하는 명상, 긍정하는 명상을 하는 아이들 [ 충북 청주여자고등학교]
|
그동안의 실패 정보로 인해 자신에 대한 긍정보다는 부정으로 자신의 한계를 짓는 사고의 패턴과 습관이 먼저 작동했기 때문에, 아이들은 지식으로는 긍정해도 머릿속은 고개를 젓고 있었다. 아이들에게 지식이 아닌 체험으로 자기를 긍정하게 하는 것이 필요했으며, 뇌교육은 그런 교육에 너무도 꼭 맞는 신발이었다. 이렇게 청주여고와 같이 뇌교육을 도입한 학교들은 아이들의 정서 관리와 학습 능력 향상에 큰 효과를 경험하고 있다. 더욱이 뇌교육은 단기기억력과 감성지수 그리고 직관력의 변화도 나타내어 교육적 의미에서 그 가능성이 더욱 커지고 있다.
자신에 대한 긍정이 바로 두뇌 우호적인 학습 환경이죠
충북 청주여자고등학교 오흥미 선생님
제일 좋은 교육 환경은 인성이 제대로 될 수 있는 환경, 두뇌 우호적인 환경인 거죠. 공교육에 뇌교육 프로그램을 지속적으로 도입하면 집단 따돌림 문제, 폭력, 욕설 같은 것이 해결될 수 있다고 봐요.
아이들이 쉬는 시간이 되면 반 전체가 시끄러우니까 모두 친해 보이지만 들여다보면 몇몇하고만 친하고 1년 동안 한마디도 안 하는 사이도 있어요.
작년에 담임을 하면서 저희 반에서 자기 칭찬, 서로 칭찬하기 등의 뇌교육 프로그램을 진행했어요. 처음에는 자기 자신에 대한 긍정으로 칭찬을 시작하죠. 이렇게 해서 자기를 사랑할 수 있는 힘이 생기면 친구들에게 사랑 주기는 자연스럽게 되더라고요.
교사 또한 아이들을 대할 때 먼저 긍정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전체가 하나 되는 교육도 필요하지만 전체 속에서 아이들 개개인이 특별한 존재임을 부각시키고 긍정해주는 것이 중요해요.
예를 들면 ‘칭찬 멸치’라는 뇌교육 프로그램이 있는데요, 아이들에게 먼저 멸치를 보여주면서 이 멸치는 그냥 일반 멸치가 아닌, 선생님의 특별한 사랑과 칭찬이 담겨 있는 아주 맛있는 멸치라는 정보를 주죠. 그리고 아이들 개개인을 칭찬할 일이 있을 때마다 그 멸치를 더도 말고 덜도 말고 하나씩만 줘요. 멸치 하나에 뭐, 유치하다고 느낄지 모르지만 절대 그렇지 않아요.
저희 반에서 말썽꾸러기에 성적도 많이 뒤쪽인 한 아이가 있었는데, 전 그 아이의 작은 장점이라도 발견하면 일부러 나오게 해서 칭찬을 하고 멸치를 주곤 했어요. 그렇게 말썽꾸러기였던 아이가 어느 날부터 저를 따르고 수업 태도가 달라지더니 성적이 눈에 띄게 오르더라고요. 교사와 아이들이 함께 만드는 이러한 긍정의 몸짓이 문화가 되면 바로 이것이 두뇌 우호적인 환경, 학습을 하기 좋은 환경이 되는 거죠. |
글·박영선 pysun@brainmedia.co.kr│사진·강미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