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살이의 다양한 이슈를 ‘뇌’의 관점에서 풀어보는 브레인셀럽.
닥터다이어리 이산인군 연구소장을 초대해 자신의 다이어트 경험과 혈당 관리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원리에 대해 들었습니다.
모든 다이어트가 무엇을 먹고 무엇을 먹지 않을 것인가에 집중하는데 반해, 이산인군 연구소장은 지속 가능한 다이어트를 위해 어떻게 먹는가가 중요하다고 강조합니다.
혈당 관리가 다이어트의 핵심
모두가 잘 알다시피 다이어트에서는 먹는 게 제일 중요합니다. 식단 관리를 잘 못하면 다이어트는 반드시 실패하죠. 우리가 음식을 건강하게 먹고 있는지 분명하게 확인할 수 있는 지표는 혈당 외에는 즉각적으로 알 수 있는 게 없습니다.
음식을 먹으면 포도당으로 분해하고 흡수하는 과정에서 혈당이 올라가는데, 이때 인슐린을 분비해 혈당을 간과 근육, 체지방에 저장하는 작용이 일어납니다. 높은 혈당이 지속되면 인슐린도 계속 분비되어 살이 찌는 상황을 만듭니다.
공복혈당을 낮춰야 한다
당뇨병 고위험군이 2천만 명이라고 합니다. 성인의 절반은 당뇨병으로 갈 수 있는 위험이 있다는 것이죠. 8시간 이상 금식하고 난 다음의 혈당을 공복혈당이라고 하는데, 전 세계적으로 보면 평균 공복혈당 기준치가 100으로 잡혀 있어요. 100보다 낮춰야 한다는 의료계 움직임도 있는 걸로 알고 있습니다.
제 부모님과 조부모님을 비롯해 가까운 친척분들이 거의 다 당뇨이신데 이분들이 제 나이 무렵 당뇨 진단을 받으셨어요. 저도 4년 전에 당뇨 전 단계인 공복혈당 106이 나왔습니다. 주의 단계가 나왔다는 것은 즉시 관리하지 않으면 얼마 지나지 않아 당뇨병 진단을 받게 된다는 뜻이죠. 특히 저처럼 가족력이 있는 경우에는 더욱 적극적인 관리가 필요합니다.
좋아하는 음식을 포기하지 않고도 다이어트에 성공하다
예전에는 다이어트 방법에 유행이 강하게 작용했습니다. 단식이 좋다고 하면 단식원에 가고, 효소가 좋다고 하면 모두 다 효소를 찾고, 원푸드 다이어트가 유행하면 너도나도 따라 하곤 했죠. 그런 방법들은 일단 칼로리를 적게 섭취하는 것이기 때문에 일시적으로 살이 빠질 수밖에 없어요. 그러나 문제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는 것입니다.
탄수화물에 대한 갈망은 의식으로 억누르기 어렵고, 계속 그렇게 해서도 안 됩니다. 어떤 다이어트든 억지로 참는 것은 대부분 실패합니다. 그것은 다이어트뿐 아니라 다른 무엇도 마찬가지죠. 억지로 하는 것은 끝내 좋은 결과를 가져올 수 없습니다.
저는 지금 1년 6개월 정도 다이어트 효과를 지속하고 있어요. 아침에 눈 뜨면 바로 운동하는 습관을 갖고 있는데, 같은 운동을 하는데도 이전에는 살이 찌고 지금은 왜 찌지 않는지 이유를 따져봤습니다.
1년 6개월 전에는 혈당에 관심이 없었어요. 당뇨도 아니었고, 공복혈당이 조금 높은 정도라고만 생각했죠. 그런데 혈당에 관심을 갖고 보니 공복혈당이 조금 높다는 것이 얼마나 위험한지를 알게 됐어요. 그래서 혈당을 관리해야겠다 마음먹었고, 지금은 좋아하는 음식들을 포기하지 않고도, 또 다른 사람들과 식사할 때 메뉴를 가리지 않고도 혈당을 컨트롤 할 수 있게 됐습니다.
칼로리가 아닌 혈당에 초점을 맞춘 다이어트 프로그램
‘글루어트’는 혈당을 의미하는 ‘글루코스’와 ‘다이어트’의 합성어입니다. 닥터다이어리가 독자적으로 만든 용어예요. 닥터다이어리와 눔의 서비스가 유사하다는 질문을 많이 받습니다. 두 회사 다 행동 변화 이론에 기반한 서비스이죠. 눔이 제공하는 다이어트 프로그램은 칼로리를 기반으로 하고, 닥터다이어리는 혈당에 초점을 맞춰 진행합니다.
저는 한 20년 동안 다이어트를 했습니다. 안 해본 다이어트가 없죠. 어떤 다이어트든 식욕을 참는 것이 가장 힘듭니다. 그래서 먹고 싶은 음식을 먹으면서 할 수 있는 다이어트 방법을 찾았어요. 닥터다이어리가 제안하는 것은 음식을 제한하지 않고 다만 먹는 순서를 바꾸거나, 먹는 시간을 조절하거나, 다른 영양 성분을 첨가하는 방식이에요. 이런 방법으로 식욕을 무조건 참지 않고 다이어트 효과를 얻을 수 있습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위험한 이유
혈당 다이어트를 시작하기 전의 제 공복혈당은 106, 몸무게는 80kg이었는데, 혈당 스파이크를 잡은 이후 지금은 공복혈당 94, 몸무게 72kg를 유지하고 있습니다.
혈당 다이어트의 핵심은 혈당 스파이크를 잡는 것입니다. 식후에 혈당이 40~50 이상 급격히 치솟는 것을 혈당 스파이크라고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는 건강검진으로 발견할 수 없습니다. 알지 못하는 사이에 혈당 스파이크가 반복되면 심근경색, 뇌경색, 돌연사 같은 치명적인 상황이 생길 수 있을 만큼 위험한 지표입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오랫동안 반복되면 혈관의 내피세포가 손상되어 염증이 생기고, 동맥경화와 심근경색을 일으킬 수 있습니다. 잦은 혈당 스파이크는 결국 체중 증가의 원인이 되기도 합니다. 식후에 급격한 피로감을 느낀다든지, 참을 수 없이 졸린다든지, 집중력과 판단력이 흐려진다든지 하는 증상이 있다면 혈당 스파이크를 의심해 봐야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요인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하는 생활 습관은 너무나 많습니다. 일단 탄수화물 식품을 단독으로 먹으면 혈당 스파이크를 일으키기 쉽습니다. 최근 유행한 탕후루는 거의 탄수화물로만 이루어져 있죠. 과일도 당인데 그 위에 설탕까지 덧씌웠어요. 과자류에도 탄수화물이 많이 들어가 있고, 주스나 선식 같은 것도 혈당 스파이크를 유발할 수 있습니다.
수면이 부족해도 혈당 조절이 잘 되지 않아요. 스트레스도 혈당을 급격하게 올리죠.
요즘에는 일부러 단 거에 단 거를 더해 혈당을 올리는 음식을 만들어 먹는 것을 재미로 즐기는 청소년들이 늘고 있다고 해요. 젊은 당뇨가 증가하고 있다는 보고도 나오고 있습니다. 자극적인 음식을 즐기는 세태와 연관이 있지 않을까 생각하는데, 당뇨는 가장 기본적인 건강 이슈이기 때문에 진지하게 다뤄야 할 문제입니다.
당뇨 전 단계 신호
공복혈당이 높던 시기를 돌이켜보면 밥만 먹으면 졸리고, 집중이 안 되고, 몸이 늘 무겁고 컨디션이 좋지 않았어요. 저는 그게 너무 열심히 일해서 그런 줄 알았는데 혈당 스파이크였던 거예요.
친구들 모임에 가면 공복혈당이 작년보다 더 높아졌다, 혈압이 올라갔다, 지방간이 조금 있다 같은 이야기들이 오가는데 대부분 별로 대수롭지 않게 여깁니다. 그게 머지않아 당뇨, 고혈압, 고지혈증으로 이어질 텐데. 이들 질환은 한 번 진단받으면 평생 가기 십상이고, 사망에까지 이르게 하는 심각한 질환입니다. 경계 단계의 수치를 간과하지 말고 경각심을 갖고 관리해야 합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조절하고 생긴 변화
만성 피로를 달고 살았고, 이번 생에는 그냥 피곤할 수밖에 없나 보다라고 했는데 이후 식습관을 비롯해 생활 습관을 바꾸면서 지금은 몸무게도 줄고 컨디션도 무척 좋아졌어요. 식사 후에는 반드시 10~20분이라도 걷습니다. 의자에 앉아 허벅지를 들어 올리는 동작만 해도 혈당 관리에 도움이 됩니다. 허벅지에 근육이 많기 때문이죠.
피부가 좋아졌다는 이야기도 많이 듣습니다. 혈당 스파이크를 잡으면 염증 관리가 되기 때문인 것 같습니다. 입 안이 잘 헐던 증상도 없어졌어요. 혈당 스파이크를 예방하기 위해 채소를 충분히 먹은 것이 도움이 됐을 겁니다.
먹고 싶은 거 먹으면서 혈당 스파이크 잡는 방법
식사를 할 때는 무조건 채소를 먼저 찾습니다. 한 끼에 먹는 채소의 양은 한 손 가득 정도면 충분합니다. 고기는 손가락을 제외한 손바닥 크기 정도가 적당하고요. 밥은 반 공기 정도 먹습니다.
어제는 짬뽕을 먹었는데, 짬뽕을 먹을 때도 혈당 조절을 의식하면서 먹습니다. 짬뽕에서 먼저 면을 덜어내고 채소와 해산물을 천천히 건져 먹으면 면을 많이 먹지 않아도 포만감을 느낄 수 있습니다. 라면도 면을 조금 덜어내고 숙주나 콩나물, 두부를 넣어 끓인 다음 채소와 두부를 먼저 먹고 마지막에 면을 먹으면 됩니다.
같은 음식이라도 먹는 순서에 따라 혈당이 오르는 정도가 다르기 때문에 이 원리를 활용하면 음식의 종류를 많이 제한하지 않고도 혈당 관리를 효과적으로 할 수 있습니다.
채소와 단백질을 충분히 먹고, 탄수화물은 조금 줄이고, 대화를 나누면서 천천히 식사하세요. 천천히 먹는 것도 혈당 관리에 아주 도움이 됩니다.
혈당 스파이크가 일어나지 않게 하는 식습관
혈당 스파이크를 잡기 위해 혈당 스파이크가 언제 일어나는지 알 수 있으면 좋을 것입니다. 연속혈당측정기를 착용하면 24시간 동안 시시각각 변화하는 혈당 변화를 볼 수 있어요.
일단 다이어트를 시작할 때 무분별하게 높은 목표를 세우지 않아야 성공 가능성을 높일 수 있습니다. 몸무게보다 식습관에 집중하세요. 가장 중요하게 지켜야 하는 식사 원칙은 채소 많이 먹기입니다. 채소의 식이섬유가 위장 운동은 촉진하고 탄수화물의 소화 흡수는 저해하기 때문에 식사할 때 충분한 양의 채소를 먼저 먹는 것을 실천해 보세요.
흰 쌀밥은 혈당을 많이 올리는 음식이므로 양을 되도록 줄이는 것이 좋은데, 운동량이 굉장히 많은 경우가 아니라면 고탄수화물 섭취는 다이어트뿐 아니라 건강 관리에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단백질은 매 끼니 적정량 포함시키는 것을 추천하고, 좋은 지방도 식단에 추가하세요. 지방은 혈당을 거의 올리지 않기 때문에 지방을 잘 활용하면 혈당 안정화에 도움이 됩니다. 식초도 추천합니다. 애플 사이다 비니거 같은 발효식초를 식사에 곁들이면 식초가 탄수화물 소화 효소를 불활성화시켜 혈당이 천천히 올라가게 합니다.
설탕은 알룰로스나 스테비아 등으로 대체하기를 권합니다. 가공식품을 먹을 때 영양 정보를 반드시 확인하는 습관도 필요합니다.
식사 시간은 규칙적으로 하는 것이 좋습니다. 공복 시간이 너무 길면 배가 고파서 허겁지겁 먹게 되어 혈당이 더 불규칙하게 상승할 수 있어요. 식사는 자신의 생활 리듬에 따라 정해진 시간에 규칙적으로 해야 인슐린도 그에 맞춰 분비되기 때문에 혈당 조절이 좀 더 쉬워집니다.
식사 후 간단한 운동을 하는 것도 혈당이 급격히 오르는 것을 막는 효과가 있습니다.
혈당 다이어트로 건강을 찾은 사례
우선 글루어트를 한국에서 가장 오랫동안 한 저 자신을 들 수 있겠죠. 제 장인 어르신도 당뇨병 진단을 받은 지 20년 가까이 되셨는데, 제가 연속혈당측정기를 선물해 드린 이후 어떠한 점을 개선해야 할지 알고 동기부여가 되니까 체중을 10kg 정도 감량하셨어요.
저희 고객 중에는 이렇게 쉬운 방법을 알려줘서 너무 감사하다고 하시면서 혈당을 잡았다는 소식을 알려 오시는 분들이 많습니다. 건강검진 데이터가 너무 좋아졌다, 건강에 자신이 생겼다, 이제 어떻게 관리해야 할지 알겠다 하는 말씀 하나하나가 저희의 큰 자산이고 보람입니다.
자신의 몸을 알면 사랑하는 방법을 찾을 수 있을 것
저희는 처음부터 어떠한 방법을 제시하지 않습니다. 코치님들에게도 고객을 억지로 이끌지 말라고 합니다. ‘어떤 거를 드세요’라고 묻기보다 ‘어떤 음식을 좋아하세요’라고 묻죠. 좋아하는 음식이 건강에 나쁘다고 당장 끊기보다 그 음식을 먹으면서 좀 더 건강한 식습관을 만들 수 있도록 돕는 것이 제가 지키려고 하는 다이어트 원칙입니다.
저는 여러분들의 다이어트가 틀렸다고 생각하지 않습니다. 다만 몸에 대해서 책이나 강의를 통해 조금만 공부를 하시면 좋겠어요. 자신의 몸을 알고 몸에 집중하면서 자신을 사랑하는 방법을 찾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정리_편집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