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주회가 있으면 모든 생활이 그것을 중심으로 움직이는데 막상 무대에 올라가서 연주회를 마치고 내려오면 보람이 아니라 허탈감이 든다. 이것을 위해 아이들에게 화내고, 남편에게 떼쓰고, 집안도 지저분하게 해놓고 몇 달씩 집중하고 애를 썼나 하는 생각에 굉장한 허탈감과 우울감이 든다.”
이지영 피아니스트는 2000년 이화여자대학교 음악대학원 석사를 거쳐, 2007년 미국 위스콘신대학교 메디슨캠퍼스 음악대학 박사 과정을 마치고 현재 이화여자대학교에서 학생들을 가르치고 있다.
또한 최근 그는 세종문화회관과 예술의 전당에서 피아노 독주회도 가졌고, 청소년의 해석이 있는 음악회를 통해서 아이들과 좀 더 소통하는 음악회를 하고자 노력하고 있다고 한다.
▲ 이지영 씨
“피아노는 1:1 레슨이기 때문에 피아노 치는 것을 가르치는 것뿐만 아니라 아이들의 생활적인 부분도 이야기를 많이 하게 된다. 그러다 보면 아이들의 고민상담이나 진로문제, 가정사의 문제들을 이야기하고, 해결되면서 아이들의 음악도 같이 달라진다. 이러한 멘토로서의 역할이 아이들의 음악과 인생에 도움이 되고, 그 과정을 통해 나 자신도 돌아보게 되면서 음악뿐만 아니라 인간으로서의 한층 성숙하는 것을 느낀다.”
그는 이럴 때 기쁨과 보람을 느낀다고 한다.
그러나 그에게도 남에게 말 못할 고충이 있다.
“피아니스트들은 항상 연주를 해야 한다. 누군가의 앞에 서서 평가나 심사를 받다 보면 무대공포증이 생긴다. 또한 최상의 음악을 무대에 올리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이 끊임없이 이루어져야 하고, 그것은 스트레스와 압박감으로 다가온다. 생활방식 및 리듬이 모두 피아노를 중심으로 돌아가기 때문에 가족들과의 원만한 관계를 맺기가 힘들다.”
이런 고충뿐만 아니라 온종일 앉아서 피아노를 치다 보면 허리와 어깨, 목과 팔이 당기고 많이 아프다고 한다. 그럴 때 만난 것이 기체조의 팔 비틀기이다.
▲ 팔 비틀기를 하고 있는 모습.
팔 비틀기는 발을 어깨 넓이로 살짝 벌리고, 양팔을 옆으로 어깨높이만큼 올려준다. 그리고 오른쪽 팔 하늘 쪽 방향으로, 왼쪽 팔을 반대인 아래쪽 방향으로 비틀어 짜듯이 짜준다. 이때 고개는 왼쪽, 아래쪽 방향으로 비트는 팔 쪽으로 돌려준다. 비틀어 짤 때는 빨래를 짜듯이 끝까지 짜준다. 반대로도 해 준다.
이렇게 팔 비틀기를 해 주면 굳어 있던 어깨 근육이 풀리면서 목과 어깨, 팔이 시원해지면서 피아노에 대한 집중력이 높아진다. 그래서 레슨을 하는 학생들에게도 적용해 보았는데 기량향상 등 긴장완화의 효과를 보았다고 한다.
최근 우리나라 전통문화교육기업인 풍류도를 통해 고유한 정신문화적 자산 '율려'를 만나면서 고정적인 틀이 많이 있다고 느꼈던 클래식 음악에도 우리의 얼인 심장박동이나 맥박과 같은 자연스러운 리듬과 박자가 있다는 것을 만났다고 한다. 그래서 모든 음악이 자신과 연주와 관중과 함께 통하는 소통임을 알게 되었다고 한다.
이렇게 소통할 수 있는 음악을 통한 새로운 장을 열고 있는 이지영 피아니스트는 멘탈헬스를 이렇게 말했다.
“멘탈헬스는 언행일치라고 생각한다. 언행일치가 되기 위해서는 몸이 건강해야 하고, 몸에서 나오는 에너지가 건강해야 한다. 그럴 때 뜻한 대로 몸과 마음을 사용하여 이룰 수 있는 추진력을 가지게 된다. 그런 사람이 가장 매력적이고, 신뢰가 가는 멘탈헬스가 아닐까 생각한다.”
글. 신동일 기자 kissmesdi@daum.net l 사진 및 영상. 체인지TV 방송국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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