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 인생은 벤자민학교 이전과 이후로 나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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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황현정 기자 |입력 2016년 12월 07일 (수) 17:4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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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획 인터뷰] 한국형 고교 완전 자유학년제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의 이야기
[6편] 학교로 돌아간 졸업생 이상민 군 "소통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습니다"

1년을 쉬고 학교로 돌아가는 데 걱정과 두려움이 있었다. 그러나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교장 김나옥)에서의 다양한 경험으로 꿈과 비전이 생긴 2기 졸업생 이상민 군(18, 경상남도)은 소통하는 학교생활을 하고 있다고 밝혔다.

"처음에는 친구가 적으니 심심함을 넘어 지루하고 힘들기도 했어요. 그러나 곧 벤자민학교에서 얻은 친화력과 사교성을 발휘했죠. 지금은 1학년과 2학년에 모두 친구가 있어 학교생활이 즐겁습니다.

▲ 벤자민학교 2기 졸업생 이상민 군 <사진=황현정 기자>

벤자민학교에서는 경쟁이 없어 모든 친구와 협동하게 돼요. 덕분에 복학해서도 다른 친구들을 이겨야겠다는 마음보다 같이 학습지를 공유하고 서로 모르는 부분은 도와주며 소통하는 공부를 하고 있어요. 예전에는 혼자 모든 것을 해결하려 했고 시험 기간에 정보를 공유하기 꺼렸다면 지금은 오히려 제가 먼저 다가가죠.
 
작년에 아르바이트하며 너무 외로워서 '차라리 공부 하는 게 낫겠다'는 생각이 들었어요. 복학 후 친구들과 놀고, 먹고, 공부하는 즐거운 생활을 보내고 있어요. 작년에 얻은 용기와 자신감으로 전교 부회장에 출마해 당선되기도 했죠. 또 현재 전교 1등을 유지하고 있습니다."

상민 군이 이렇게 성장한 이유는 무엇일까? 그는 벤자민학교에서 ▲워크숍 ▲국토대장정 ▲페스티벌 기획 등으로 인내심, 책임감, 창조력 등을 길렀다.

"한 달에 한 번 열리는 벤자민학교 워크숍에서 1박 2일 동안 여러 지역 친구들과 말할 기회가 많아져요. 밤늦게까지 함께 있다 보면 서로에  많은 것을 알게 되죠. 또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발표하니까 몰랐던 상처와 사정을 알고 다른 사람을 이해하고 배려하게 되었어요.

경남학습관 친구들과의 국토 종주는 저의 한계를 뛰어넘는 활동이었어요. 처음에는 마냥 재밌을 줄 알았는데 걷다 보니 화도 나고 인내심에 한계가 오더라고요. 급기야는 친구들끼리 다투기도 했어요. 그러나 다시 힘을 합쳐 문제를 해결해 나가면서 협동심이 길러졌어요. 결국 끝까지 해냈고 끈기와 책임감이 강해졌죠. 비록 어긋나기도 했지만, 친구들이 없었다면 금방 포기했을 거예요.

▲ 경남학습관 학생들과의 국토종주는 상민 군이 인내심, 책임감, 협동심을 기를 수 있었던 계기였다. <사진=이상민>

벤자민학교 졸업을 앞두면 각 지역에서 그 동안의 활동을 정리하는 인성영재 페스티벌이 열려요. 벤자민학교의 페스티벌은 학생들이 직접 기획·사회·진행·공연을 담당해서 더 의미 있는 활동이죠.

저는 작년 5월 지역 워크숍에서 기획 멘토님의 이야기를 듣고 (기획에) 관심이 생겼어요. 그래서 페스티벌 기획팀에 도전했죠. 장소, 멘토 섭외, 홍보, 프로그램 구성, 일정 짜기 등 준비 과정부터 쉽지 않았어요. 페스티벌 당일에도 무대, 음향, 조명 점검 등 할 일이 너무 많았어요. 기획하며 스트레스도 받았지만, 페스티벌이 성공적으로 막을 내리는 순간의 뿌듯함은 지금도 잊을 수 없어요. 준비과정에서 팀원끼리 의견을 제시하고 조율해가는 과정도 재밌었고요. 이로 인해 세상을 홍익하는 기획자가 되겠다는 꿈이 생겼습니다."

▲ 상민 군은 작년 경남학습관 인성영재 페스티벌을 기획하며 '세상을 홍익하는 기획자'라는 꿈이 생겼다. <사진=벤자민학교 경남학습관>

벤자민학교의 1년은 상민 군에게 기존의 생각을 전환할 수 있는 계기였다. 그는 작년의 경험을 바탕으로 청소년이 바꾸는 지구(이하 청바지) 활동을 했으며 지난 8월 미국 뉴욕 아너스헤이븐에서 열린 제11회 두뇌올림피아드 IHSPO(국제브레인HSP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받았다. (관련 기사▶청바지/ 올림피아드)

"청바지는 청소년들이 자유로운 환경에서 교육받을 수 있도록 자유학년제를 도입하는 것을 목표로 활동하는 중·고등학생들의 모임이에요. 저는 벤자민학교에서 행복한 1년을 보냈어요. 그러나 주변 친구들을 보면 무엇을 하고 싶은지 몰라 방황하는 경우가 많았죠. 공부를 아무리 잘해도 사회의 틀에 맞춰 안정적인 직업을 선택하는 것이 안타까웠어요.

▲ 상민 군은 지난 9월 서울 청계광장에서 '청소년 자유 찾기'를 주제로 자유발언을 했다. <사진=강만금 기자>

현재 중학생을 대상으로 자유학기제가 시행되고 있지만, 실질적으로 학생들이 진정한 꿈을 찾을 수 있도록 활용되는 것 같지는 않아요. 오히려 반년 선행학습을 하는 친구들이 많을 것 같아요. 저는 대학 입시 위주의 공부가 아닌 세상 속에서 체험하며 성장하는 교육이 되어야 한다고 생각해요. 벤자민학교가 아니었다면 저도 다른 친구들과 똑같이 생각하고 생활할지도 모르죠. 지난 1년은 저의 오랜 고정관념을 깨는 계기가 됐어요.

벤자민학교에서는 체력(體力), 뇌력(腦力), 심력(心力)을 기르는 벤자민 12단 체조를 배워요. 하루에 2시간씩 연습하며 12단을 성공했을 때의 성취감은 대단했어요. 12단 체조로 제 몸과 마음의 주인이 될 수 있었죠. 벤자민학교에서 얻은 체력과 자신감, 집중력, 인내심 덕분에 올림피아드에서 대상을 탈 수 있었어요."

▲ 상민 군은 지난 8월 미국 뉴욕에서 열린 제11회 두뇌올림피아드 IHSPO에서 대상을 받았다. <사진=두뇌올림피아드 조직위원회>

상민 군은 벤자민학교로 인해 인생의 변화가 시작됐다고 말한다.

"작년에 매일 아침 눈을 뜨면 '오늘은 뭘 할까?'라는 생각에 설렜어요. 내가 가는 곳이 교실이고 만나는 사람이 선생님이었으며 그날 체험한 것이 곧 수업이었기 때문이죠. 아르바이트, 벤자민프로젝트 등 다양한 경험으로 사회성도 길렀어요.

교실에 앉아 똑같은 교과서에 똑같은 공부를 하는 대신 나 자신에 관해 생각하며 꿈과 비전이 무엇인지 찾았어요. 그 속에서 단순히 '나 혼자 잘먹고 잘살자'가 아닌 '다함께 웃을 수 있는 세상을 만들자'라는 큰 뜻을 품게 되죠.

제 인생은 벤자민학교 이전과 이후로 나눌 수 있어요. 이전에는 단 한 번도 내가 특별한 사람이라고 생각한 적이 없었어요. 그냥 교육 시스템에 당연히 있는 학생 중 한 명이었죠. 그러나 지금은 모든 사람이 행복한 세상을 만들겠다는 꿈을 가진 멋진 사람으로 거듭났습니다."


글. 황현정 기자 guswjd7522@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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