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23편] 이해할 수 없는 10대들의 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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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오주원 기자 |입력 2018년 03월 02일 (금) 17: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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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2 아들입니다. 요즘 아이가 몰라보게 달라졌어요. 너무 착하던 아이가 욕을 하기 시작하고, 부모 말에 반항하고 박박 대듭니다. “오늘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니?” 라고 물으면 “몰라요!” 라고 갑자기 사나운 목소리로 돌변합니다. 중2가 무섭다는 말은 들었지만, 그 착하던 아이가 이렇게 변할 줄은 몰랐어요. 제가 뭘 잘 못한 건지 모르겠어요. 어떻게 해야 할까요?” 사춘기 청소년 부모가 자녀의 돌변한 태도에 당황스러워하는 말이다. 

뇌과학이 급속도로 발달하기 전까지만 해도 뇌는 유년기에 거의 완료된다고 생각했다. 그러나 오늘날, 우리는 인간의 뇌발달이 거의 25세 정도가지 계속된다는 사실을 안다. 10대는 신경학적 재조직화가 일어나는 시기이다. 특히 충동과 관련되는 부위는 일찍 발달하지만 이성을 관할하는 부위는 가장 늦게 발달한다. 또한, 호르몬의 변화가 극심하다. 특히, 10대 남자 아이의 경우 분노, 공격성, 성적 관심, 지배의식 등을 촉발하는 호르몬인 테스토스테론의 양은 사춘기 전에 비해 청소년기가 끝날 무렵에 거의 1,000퍼센트가 증가한다. 이는 같은 연령대의 여자 아이에 비해 20배나 많은 양이다.

이렇게 강하고 불가피한 신경학적 변화로 인해 이 시기의 아이들은 충동적이고 위험한 행동을 하며 또래들의 압력에 휘둘려 행동하고 자의식이 강한 행동적 특성을 보인다. 따라서 청소년기의 이런 행동들은 성품이 나빠서라거나 선택의 문제라거나 마음가짐의 문제라고 보기는 어렵다. 모든 청소년기의 부모들이 알아야 하는 사실이다. 아이들의 문제가 아니라 뇌의 문제라는 것이다. 

▲ 청소년기 자신의 꿈을 찾고 재능을 발굴하기 위해 많은 도전함으로써 자아정체성을 찾아가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학생들. <사진=벤자민인성영재학교 제공>

이러한 신경학적 변화와 함께, 청소년기의 발달심리학적인 과제는 자아정체감의 확립이다. 즉, 청소년기에 ‘나는 누구인가?’하는 과제를 해결하여 답을 찾아야 하는 큰 숙제가 있다. 이 시기에 이르면 생물학적 성숙이 최고조에 달하고 사회적 요구도 압력으로 다가온다. 성적인 충동이 올라오는 것은 차치하고라도 진로를 결정해야하는 문제가 크게 다가온다. 진로를 결정하기 위해서는 스스로가 누구인지를 알아야 한다. 즉 ‘나는 누구인가’라는 실존적 문제에 부딪힌다. 나는 무엇을 좋아하고, 무엇을 잘하고, 앞으로 어떤 직업을 가지고 어떻게 살아갈지에 대해 고민하기 시작한다. 좋은 직업을 선택하기 위해 좋은 학교에 가야하고 학업성적을 올려야 한다. 학교에 가면 선생님이, 집에 오면 부모님이 늘 성적이 올랐는지 확인하고 점검한다. 

게다가, 청소년기는 친구가 매우 중요하다. 친구들 사이에 들어가지 못하면 ‘왕따’라고 생각한다. 친구들이 메이커 운동화를 신으면 나도 신어야 한다. 이성에게 관심도 많다. 내 마음을 알아주는 이성과 대화하고 가까이 하고 싶다. 이러한 여러 가지 사회적 생물학적 갈등과 괴리들을 해결하는 과정에서 자아정체감은 확립되며 이러한 심리적 특성들은 청소년기 이후의 인생에까지 끊임없이 영향을 미친다는 측면에서 청소년기의 정체감 형성 과업은 매우 중요하다.   

학자들의 연구결과에 따르면, 정체감의 확립은 ‘얼마나 큰 위기를 겪었는가, 즉 자아정체감을 형성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받아 자신의 삶을 얼마나 탐색하였는가’의 여부와 자아정체감의 확립을 위해 ‘개인이 실제로 얼마나 노력을 하였는가’의 유무이다. 이 두 부분이 정체감 성취를 결정하게 된다. 정체감을 성취하는 청소년들의 경우, 높은 자율성과 독립심을 보이며 안정적이고 유연한 대인관계를 유지하는 편이다. 이들은 또한 높은 수준의 직업적 탐색수준을 보인다. 부모들이 진정 원하는 바다.

이와 같이, ‘나를 찾는 과정’의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최근 서구에서는 자유학기제, 자유학년제, 갭이어(Gap Year)의 바람이 불고 있다. 이는 학업이나 직장을 잠시 중단하고 진정한 자기계발과 진로탐색, 나아가야 할 꿈과 방향을 찾는 선진교육 방법 중의 하나이다. 특히 하버드 등 세계 명문대학들이 대학 입학 전 갭이어를 권장하고 있다. 이 과정을 통해서 위기를 경험하고 삶을 탐색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가치와 꿈을 찾고, 문제 해결력, 성취감과 자신감을 얻게 된다.

우리나라에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벤자민갭이어가 있다. 인격완성을 삶의 목적으로 삼고, 공익 가치의 실현과 자기계발을 위해 자신의 삶을 독립적이고 창의적으로 설계한 벤자민 플랜클린의 정신을 본받아 그이 이름을 딴 학교이다. 이는 대한민국의 교육이념인 홍익인간 정신과 그 맥을 같이 하기에 21세기 4차 산업혁명을 준비하는 우리 청소년들에게 권장할 만하다.

자아성찰을 위해 매일 성찰일기를 쓰고 내가 어떤 사람인지 돌아보고, 내면의 나와 마주할 수 있는 명상의 시간을 갖고, 다양한 성장의 기회를 갖는다. 해보지 못했던 것을 해보면서 어려움을 겪고 문제를 해결하고, 새로운 경험을 한다. 새로운 사람들과의 만남과 갈등을 통해 가치관이 확장되고, 내가 어떤 것을 좋아하고 뭘 잘 하는지, 또 뭘 하고 싶은지, 나를 위한 삶을 살아가는 시작점이 된다. 진정한 나를 찾아가는 시간이다.

부모로서 이해하기 힘든 우리 청소년기 아이들의 뇌가 활기차고 건강하게 탈바꿈하기까지 우리 부모가 할 수 있는 일은, 틀에 박힌 교육제도 속에 밀어 넣고 학업과정을 빨리 끝내기를 재촉하는 것이 아니라 끊임없는 믿음과 사랑으로 크게 한발 뒤로 물러서서, 아이 스스로가 세상 속에 자신을 던져 스스로 삶을 탐색하고 어려움을 극복하여 참자기를 찾아낼 수 있는 지혜를 길러갈 수 있도록 도와주는 일이 아닐까.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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