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에 의미와 밀도를 부여하는 방법

뇌교육 리서치

인공지능이라는 새로운 기술의 발전과 기후 변화라는 전 지구적 환경위기는 지금 우리에게 근원적인 도전이 되고 있다. 

도전에 직면한 우리는 인간의 진정한 가치를 자신 속에서 발견하고, 그것을 통해 현재의 문제들을 해결해야 한다. 이 문제에 대한 답을 찾을 수 있는 곳은 바로 우리 자신의 뇌 속이다.

이 같은 본질적 과제를 중심에 두고, 그 답을 찾는 데 뇌교육이 어떤 효용이 있는지를 이 연재 지면을 통해 알아가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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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의 감각을 깨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빠르게 변화하고 끊임없이 연결되는 세상에서 우리는 자신과 주변 환경으로부터 단절된 느낌을 받기 쉽다. 끊임없이 쏟아지는 자극과 그로 인한 산만함은 우리를 무감각하게 만들고, 무감각은 의식을 파편화해 중심을 잃게 한다. 이 문제를 수습하는 데 필요한 것이 뇌감각 깨우기다. 뇌의 감각을 깨우는 것은 방향 잃은 의식을 되찾아 지금 이 순간과 연결하고, 더 깊고 명료한 자의식을 갖도록 돕는다.

모든 감각 입력은 뇌에서 수집되고 처리되지만, 뇌 자체에는 아무런 감각이 없다. 누군가 내 뇌를 만져도 아무런 느낌이 들지 않는다. 그렇다면 뇌의 감각을 깨운다는 것은 무엇을 의미하는가? 

뇌는 물리적 자극을 직접 느끼지는 못하지만, 뇌 속에 드나드는 모든 자극과 정보를 인지하는 능력이 있다. 뇌의 감각을 민감하게 함으로써 외부 자극과 내부 경험을 모두 인지하고 처리하고 반응하는 능력을 키울 수 있다. 이는 육체적, 정신적, 정서적인 영역을 포함한 삶의 다양한 요소에 영향을 미치며, 궁극적으로 더 명료한 자의식을 갖게 해 삶의 밀도를 높인다. 
 

➊ 감각에 집중하기
감각을 단련하면 지각 능력이 향상된다

감각 지각은 여러 단계를 포함하는 복잡한 과정이다. 먼저 말초 감각(후각, 촉각, 미각, 시각, 청각)이 외부 환경으로부터 자극을 받으면, 자극에 따른 신호가 뇌로 전달되어 필터링•처리•재구성 과정을 거쳐 주변 세계에 대한 의식적 지각을 형성한다. 이 과정의 어느 단계에서든 문제가 발생하면 지각 기능에 장애가 생길 수 있다.

다행스러운 점은 뇌의 신경세포는 연결에 관한 적응력이 매우 뛰어나다는 것이다. 의도적으로 감각에 집중하고 시각, 청각, 촉각, 미각, 후각을 통해 세상과 적극적으로 소통함으로써 이러한 연결을 강화하고 감각 지각을 향상시킬 수 있다. 주의 깊게 관찰하기, 음식의 맛을 음미하기, 주변 환경의 질감과 소리 감상하기 등의 간단한 훈련은 감각을 예민하게 하고 현재에 집중하는 데 도움이 된다.

또한, 감각을 자극하는 활동은 전반적인 웰빙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다. 여러 연구에 따르면 정원 가꾸기, 요리하기, 그림 그리기 같은 창작 활동은 스트레스를 줄이고 기분을 개선하며 인지 기능을 향상시킨다. 감각을 단련하면 지각 능력이 향상될 뿐 아니라, 평온함과 명료함이 증진되어 일상생활에 긍정적인 영향을 미친다.
 

➋ 생각, 감정, 느낌 인식하기
내면의 경험에 대한 민감한 인식이 감성 지능을 높인다

뇌를 민감하게 만드는 또 다른 중요한 측면은 생각, 감정, 느낌 등 내면의 경험에 대한 인식을 높이는 것이다. 우리의 마음은 생각과 감정이 파도처럼 일어났다가 사라지기를 반복하며 늘 분주하다. 이러한 정신적 현상을 판단이나 집착 없이 인식하고 관찰하는 능력을 키우면 우리 마음의 작용에 대한 귀중한 통찰력을 얻을 수 있다.

이 같은 자기 인식은 생각과 감정을 억압하거나 통제하는 것이 아니라 그 기원을 이해하고, 그에 반응하는 방식을 관찰하며, 그것이 우리의 행동과 타인과의 상호작용을 어떻게 형성하는지 인지하는 것이다. 명상, 일기 쓰기, 잠시 멈춰 자신을 돌아보는 시간 갖기 등은 이 중요한 기술을 개발하는 데 도움이 될 수 있다.

자기를 인식하는 감각을 개발하면 광범위한 이점을 더불어 얻는다. 연구에 따르면, 자신과 타인의 감정을 인식하고 이해하고 관리하는 능력인 ‘감성 지능’이 높은 사람은 개인 및 업무 영역 모두에서 더 큰 성공을 경험하는 경향이 있다. 내면의 경험에 민감하게 반응함으로써 우리는 더 깊은 감성 지능을 키울 수 있다. 이는 더 의미 있는 관계, 향상된 의사결정, 전반적인 행복감으로 이어진다.
 

➌ 내면의 나침반과 연결하기
양심, 공감 능력, 균형 감각에서 직관과 지혜가 나온다

뇌감각 깨우기는 생각과 감정을 인식하는 것 외에도 양심, 공감 능력, 균형 감각 등 내면에서 일어나는 매우 미묘하면서 중요한 의미가 있는 신호에 귀를 기울이는 것을 포함한다. 마치 육체적인 감각이 우리로 하여금 물리적 환경 속에서 길을 찾도록 도와주는 것처럼, 이러한 내면의 감각들은 삶에서 숱하게 맞닥뜨리는 선택의 순간마다 결정적 작용을 한다.

양심은 단순한 지적 지식이 아니라, 윤리적 딜레마나 도덕적 선택에 직면했을 때 우리의 마음 깊은 곳에서 우러나오는 진실한 느낌이다. 우리가 진실한지 아닌지는 가슴에서 느껴지는 편안함, 무거움, 불편함, 아픔 등의 감각을 통해 알 수 있다. 

공감 능력은 다른 사람이 어떻게 느끼는지를 알 수 있게 함으로써 정서적 연결과 이해를 촉진하는 능력이다. 

신체적 균형 감각은 우리의 귓속의 기관에 의해 유지되지만, 뇌 속에는 그보다 더 깊은 균형 감각이 존재한다. 이 감각을 통해서 우리는 조화, 비례, 화음, 적절함 등을 인지하고, 그에 따라 말이나 행동을 조절할 수 있다. 

양심, 공감 능력, 균형 감각 등 내면에 있는 나침반의 안내에 귀를 기울이려면 인지적 혹은 감각적 영역을 넘어서는 다른 종류의 감수성이 필요하다. 이 감수성으로부터 상황에 맞는 적절한 말과 행동을 할 수 있는 직관과 지혜가 나온다.

내면의 나침반과의 관계를 발전시키는 것은 개인의 성장과 의사 결정 능력에 깊은 영향을 미친다. 양심에 귀를 기울이면 윤리적 딜레마를 더 명확하고 정직하게 헤쳐 나갈 수 있다. 공감 능력을 키움으로써 우리는 다른 사람들과 더 강력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구축하고, 더 친절한 세상을 만드는 데 기여할 수 있다. 균형 감각을 유지함으로써 우리를 둘러싼 사회적•자연적 환경과 조화로운 관계를 형성하고 발전시킬 수 있다.
 

➍ 주의력 결핍 극복하기
지금 여기에 집중하는 감각이 삶의 밀도를 높인다

뇌감각 깨우기와 관련해 우리가 직면한 가장 큰 문제 중 하나는 현대의 새로운 팬데믹이라고 할만한 ‘주의력 결핍’이다. 연구에 따르면 일반 직장인의 평균 주의 집중 시간은 2~3분에 지나지 않고, 청소년의 경우에는 이보다 더 짧다. 

이처럼 집중력과 주의력 유지 능력이 저하되는 원인은 모바일 기기의 사용, 빠르게 변화하는 라이프스타일, 정보 과부하, 수면의 질 저하, 영양 불균형 등 다양한 요인들에서 찾을 수 있다.

멀티태스킹이라는 개념은 매력적으로 보일 수 있지만, 많은 실험적 연구가 보여주는 바에 따르면 멀티태스킹은 착각일 뿐 실제로는 여러 가지 대상에 주의력을 재빨리 옮겨 다니는 것이라고 한다. 

의식이 머무는 시간이 짧아 대상 간의 깊은 연결을 파악하는 새로운 통찰을 얻을 수 없고, 생각의 조각을 연결해 의미 있는 이해나 결론을 만들어 내기도 어렵다. 밀도 있는 대화나 인간관계 형성 또한 기대하기 어렵다. 이러한 파편화된 마음 상태는 생산성과 창의성은 물론 심신의 건강에도 해로운 영향을 미친다.

뇌감각 깨우기의 본질적 기초는 이렇듯 떠도는 의식을 자신이 머무는 지금 여기로 되찾아 오는 것이다. 이렇게 함으로써 우리는 습관적 선택이 아닌 의식적 선택을 하고, 이를 통해 삶의 밀도를 높일 수 있다. 

명상, 디지털 디톡스, 시간 관리 전략 같은 실천은 모두 주의력을 관리하는 데 도움을 준다. 업무나 자신이 원하는 경험에 진정으로 몰입할 수 있을 때 우리는 더 큰 통찰력, 혁신, 성취감을 얻을 수 있다. 또한 높은 주의력은 세상을 더 깊이 이해하고, 타인과 의미 있는 관계를 맺는 데 필요한 자질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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더 높은 인식, 더 깊은 자기 이해, 더 충만한 삶을 위한 과정

뇌감각을 민감하게 깨우는 것은 더 높은 인식, 더 깊은 자기 이해, 더 충만한 삶을 위한 과정이다. 감각에 집중하고, 내면의 경험을 인식하고, 내면의 나침반과 연결하고, 주의력을 관리함으로써 우리는 자신, 타인, 주변 세계와 더 풍부하고 의미 있는 관계를 형성할 수 있다.

이 과정은 단기간에 해결되거나 일회성으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지속적인 헌신과 연습이 필요하다. 하지만 이를 통해 자존감이 높아지고, 감성 지능이 향상되며, 지혜와 연민, 진정성을 가지고 삶의 복잡성을 헤쳐 나갈 수 있는 능력이 향상되는 등 그 보상은 충분히 크다.

뇌감각 깨우기는 지금과 같은 압도적 변화와 정보의 홍수 속에서 주의력을 되찾고, 자신과 타인을 깊이 느끼고 이해하며, 더 충만하고 의식적인 삶을 살 수 있도록 돕는다. 이는 자기 발견과 성장을 이끄는 여정으로, 개인의 삶을 풍요롭게 할 뿐 아니라 공동체의 문화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준다.

깊게 호흡하며 잠시 멈춰 지금 이 순간에 집중해보라. 감각이 깨어난 뇌가 더 높은 지각력, 더 명료한 자기 인식, 더 의미 있고 풍요로운 경험으로 가득한 세계로 당신을 안내할 것이다.
 

글_스티브 김
IBREA Foundation 이사. 《공생의 기술》 공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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