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대 1년 뒤의 북극 해빙 변화를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AI) 모델이 개발됐다.
이번 연구는 중장기 예측 정보를 제공할 수 있어 북극 항로 개발, 해양 자원 탐사 등에 도움이 될 전망이다.
UNIST(총장 박종래) 지구환경도시건설공학과 임정호 교수팀은 1년 뒤의 북극 해빙 농도를 6% 이내 오차 정확도로 예측할 수 있는 인공지능 모델을 개발했다. 해빙 농도는 단위면적에서 얼음이 덮인 영역의 비율을 말한다.
▲ UNIST 임정호 교수, 김영준 박사(제1저자), 한대현 박사
해빙(sea ice)은 바닷물이 얼어서 생긴 얼음으로 지구의 북극엔 육지 대신, 거대한 해빙이 자리 잡고 있다. 바닷물보다 반사도가 높은 해빙은 지구로 들어오는 태양광을 반사시켜 극지방을 차갑게 유지하고, 지구의 평균 기온을 유지하는데에 큰 역할을 한다.
이러한 해빙은 따뜻한 여름에 일부가 녹아내리고, 겨울철에 다시 얼어 회복되는 과정을 반복하며 그 면적을 유지해왔지만, 최근 45년간 관측 결과, 북극 해빙이 점점 줄어들고 있다는 것을 확인하였다.
해빙의 감소는 태양 반사의 감소로 인한 지구 평균 기온 상승으로 직결되기에, 보다 정확한 해빙 변화의 예측은 과학적으로 매우 중요한 의미를 갖는다.
연구팀은 유넷(UNET)을 활용해 과거 북극 해빙 농도의 변화 패턴과 기온 및 수온, 태양 복사량, 바람 같은 주요 기후 요인 간의 복잡한 관계를 학습시켜 이 같은 AI 모델을 개발했다. UNET은 AI가 위성영상과 같은 이미지 데이터 간의 관계를 학습하는 딥러닝 알고리즘 중 하나다.
개발된 모델은 중장기 예보 정확도가 높았다. AI 모델의 예측값과 과거 실제 해빙 농도 값을 비교하는 방식으로 정확도를 평가해 본 결과, 3개월, 6개월, 12개월 예측에서 모두 6% 미만의 평균 예측 오차를 기록했다. 기존 모델은 예측 기간이 길어질수록 평균 예측 오차가 증가했다.
▲ 기후 변수별 UNET 예측 결과의 성능 차이를 활용한 각 변수의 지역별 역할 분석 예시
또 이 모델은 이례적으로 해빙이 급격히 감소했던 상황에서도 안정적인 예측 성능을 보였다. 2007년, 2012년 여름과 같이 해빙이 급격히 녹아버린 경우, 기존 모델은 17.35%의 평균 예측 오차를 기록한 반면, 개발된 AI 모델은 7.07%의 평균 예측 오차를 기록해 평균 예측 오차 값이 절반 이하로 줄었다.
연구팀은 해빙 농도 중·장기 예측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 기후 요소들도 밝혀냈다. UNET 모델 예측 결과 간 차이를 분석한 결과, 얼음 두께가 얇은 해빙 가장자리에서는 태양복사열과 바람이 주요 변수로 작용했다.
임정호 교수는 “기존 물리 기반 모델의 한계를 극복하고, 다양한 환경 요인들이 북극 해빙 변화에 미치는 복합적인 영향을 규명한 연구”라며 “북극 항로 개발, 해양 자원 탐사, 기후 변화 대응 정책을 수립하는 데 도움이 될 것”이라고 밝혔다.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인 환경원격탐사(Remote Sensing of Environment)에 12월 11일 자로 온라인 게재됐으며, 극지연구소, 해양수산부의 지원을 받아 이뤄졌다.
글. 우정남 기자 insight1592@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