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단법인 국학원은 오는 5월 2일 오후 1시 30분 서울역사박물관에서 ‘상고, 고대시대 제천문화 복원을 위한 학술회의’를 개최한다.
우리 민족은 상고시대부터 ‘하늘의 자손’, 즉 천손으로서 ‘천제’를 지냈다. 천제는 하늘로부터 받은 사명을 현실에서 실현하고 이를 하늘에 고하며 하늘과 대면하는 성스러운 제천의식이다. 한인7대, 한웅18대, 단군 47대를 끝으로 우리에게서 본래의 천제문화는 점차 사라져 갔고 우리 고유의 천제문화는 중국 그리고 백제를 거쳐 일본으로 건너가 신사문화, 천황문화의 모태가 되었다.
하지만 고려중기 외래문물의 유입과 몽고 침략 등으로 전통문화와 천제문화는 점차 쇠퇴하였고 조선시대에는 천제는 사라지고 단군 왕검에 대한 제사를 지내는데 그쳤다. 뒤늦게 고종 대 이르러 원구단을 복원하고 천제를 지냈으나 대한제국의 멸망으로 천제의 맥도 사라지게 되었다.
학술회의는 안동대 임재해 교수가 '환웅시대의 하늘인식과 제천문화의 뿌리'를 주제로, 상명대학교 박선희 교수가 '복식과 예술로 본 고조선 제의문화'에 대해서 발표한다. 또한, 제천의식과 삼신(전 동덕여대 박용숙 교수), 신라 ‘나얼’제천 유적에 나타난 ‘얼(井)’사상(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정경희 교수) 등을 주제로 발표될 예정이다.
임재해 교수는 ‘환웅시대의 하늘인식과 제천문화의 뿌리’ 주제발표에서 “우리 민족의 하늘 인식 또는 제천문화 형성에 결정적 구실을 하는 것은 환웅의 신시고국시대”라고 정의하고, “‘환인’‘환웅’의 ‘환’은 ‘환하다’라는 뜻으로 해를 상징하며 조선의 단군, 부여의 해모수, 고구려의 주몽, 신라의 혁거세, 가락국의 수로에 이르기까지 태양시조사상이 지속되었다. 태양시조사상에 따르면 나라의 건국지도자는 해처럼 온 누리를 밝혀 뭇 생명을 다 살리는 존재로서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는 환웅의 홍익인간 사상이 곧 온 누리를 환하게 밝히는 박혁거세의 불구내 사상”임을 밝혀 제천문화의 원형을 밝힌다.
▲ 중국 요녕성의 우하량의 적석제단 모습. 규모와 축조방법 등 신시고국 시대의 천제단임을 알 수 있다.
(사진=국학원 제공)
정경희 교수(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는 고조선의 천손문화를 계승한 신라 최고(最古)의 소도이자 국가신궁터이며, 시조왕인 박혁거세의 탄강처인 나얼(奈乙, 蘿井) 유적을 통해 제천유적의 상징성을 규명하였다. 정 교수는 “나얼은 우물이 아니라 삼한 소도에 세운 큰 나무와 같이 천주(天柱)를 세운 흔적이며, 이후 5세기 소지왕대에 원형신궁, 7세기 문무왕대의 팔각형 신궁의 중앙기둥으로써 하늘과의 연결 또는 소통을 상징한다. 또한 나얼의 ‘얼’은 우리말 ‘얼굴, 얼간이, 어른, 어린이, 얼씨구’등에서 접두어로 사용되며 ‘밝은 의식, 깨달음’의 의미”라고 하여 제천의례가 소도에 모여 하늘의 ‘얼’과 사람 속의 ‘얼’을 합일시키는 선도수행임을 밝힌다.
▲ 나얼의 비각건물 발굴 전 모습 (사진=국학원 제공)
한편, 학술회의를 주최한 국학원 관계자는 “천제문화의 원형을 복원하는 것은 우리 민족의 정체성 회복과 연관된다”며 “천제문화를 복원시켜야 할 의무가 우리에게 있다. 주체성과 정체성을 잃고 방황하는 우리 젊은이들에게 민족 고유의 중심철학을 심어 자긍심과 민족혼이 살아나게 하고 웅혼한 기상을 되살리고 천제문화의 복원을 위한 이론적 근거 마련을 위하여 학술회의를 개최하게 되었다”고 취지를 밝혔다.
상고, 고대시대 제천문화에 관심있는 사람은 누구나 참여 가능하다.
글.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