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의 목소리, 뇌파 활용 어디까지 왔나?

뇌의 목소리, 뇌파 활용 어디까지 왔나?

집중리포트 1

브레인 41호
2013년 08월 23일 (금) 20:2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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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피커 위에 물이 담긴 접시 5개를 올려두고 그 가운데에 앉은 한 여성이 깊은 명상에 들어간다. 명상이 시작되자 접시 위의 물이 물결치기 시작했다. 이윽고 물결이 점점 커지면서 물이 위로 솟구치며 아름다운 춤을 춘다.

얼마 전 해외 언론에 먼저 소개되며 화제가 된 이 영상은 한국인 행위예술가 리사 박의 작품이다. 그리스어로 ‘유노이아(Eunoia, 아름다운 생각)’라는 이 작품은 작가가 머리에 헤드셋 모양의 뇌파측정기를 쓰고, 행복, 분노, 슬픔, 미움, 욕망이라는 5개의 각기 다른 감정을 조율한 결과 탄생한 것이다.

자기의 감정이나 눈 깜빡임 등 특정 상황을 본인이 반복적으로 연습해서 미세한 뇌파 신호 차이를 일으키고 뇌파측정기로 증폭시켜 물결에 변화를 일으키게 하는 원리이다. 이 뇌파측정기는 뉴로스카이사의 ‘마인드웨이브’로 사람의 뇌파(EEG)를 감지해 컴퓨터나 스마트폰 등으로 전송한다.

뇌파, 뇌의 활동 상태를 대변하는 신호

흔히 EEG(Electroencephalogram)라 불리는 뇌파는 뇌의 전기적인 활동을 머리 표면에 부착한 전극으로 측정한 전기신호다. 사람의 뇌파를 최초로 검출한 사람은 한스 베르거(Hans Berger)로 1920년 머리를 심하게 다친 환자의 두개골 결손부에 2개의 백금전극을 삽입했다는 기록이 있다. 베르거는 나중에 두피에 전극을 얹기만 하여도 기록될 수 있다는 것을 관찰하고, 이것을 심전도(ECG, Electrocardiogram)나 근전도(EMG, Electromyogram)와 같이 ‘뇌전도’라 이름 붙였다.

뇌파는 뇌가 살아 있음을 상징하는 신호이다. 뇌파는 뇌의 활동 상태를 대변하는 것으로 긴장, 집중, 이완, 수면 등 다양한 형태에 따라 달라진다. 불안이나 흥분 상태에서 나오는 감마파, 일상적인 의식일 때 나오는 베타파, 음악을 듣거나 명상을 하는 편안한 집중 상태에서 나오는 알파파, 그리고 이 알파파보다 더 의식이 이완되어 슬며시 졸음이 올 듯 느긋해질 때 나오는 뇌파가 세타파다. 깊은 잠에 빠지면 우리의 뇌파는 델타파로 바뀐다.

뇌파 연구, 의학에서 시작해 교육·게임 등 영역 확대

뇌파는 초기에 원숭이가 모터로 팔을 조작하기 위한 방법에 관한 연구로 시작되었다. 인간의 뇌파 역시 측정 가능해지면서 뇌파 연구는 광범위하게 활용되고 있다.

우선 의료 분야에서는 환자 상태를 알아보는 방법으로 사용된다. 질병이 있는지 알아보기 위해 특정 질병이 발생할 때 나타나는 뇌파가 환자의 뇌파에서 발생되는지 비교하는 것이다.

예를 들어 치매에 걸린 환자는 알파파와 베타파가 정상인에 비해 더 낮은 파형(波形, 파동의 생김새)을 보이고 세타파는 높은 파형을 보인다. 측정한 뇌파를 치매 환자의 치매 진행 정도를 늦추거나 주의력결핍과잉행동장애(ADHD) 아이들의 집중력을 높이기 위한 연구들이 진행되고 있다.

그리고 저가의 뇌파 측정 장치가 출시되면서 게임 인터페이스로도 사용되고 있다. 생각으로 뇌파를 조절해 물방울을 움직이게 하는 것처럼 뇌파를 조절해 집중력, 감정조절력 등을 향상시키는 것이다.

뇌는 외부의 정보를 ‘파동’의 형태로 수신하고, 다시 파동의 형태로 발신한다. 현재 두뇌의 활성 상태를 나타내는 뇌파는 쉽게 말하면 ‘뇌의 목소리’라 할 수 있다. 뇌파를 실생활에 어떻게 활용할 수 있을까?   

글·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l 사진 www.thelisapark.com 영상 캡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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