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버드대 마이클 센델의 ‘정의’, 예일대 셸리 케이건의 ‘죽음’과 함께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로 불리는 ‘행복’의 강연자 탈 벤 샤하르(Tal Ben Shahar)가 첫 내한 강연을 펼쳤다.
탈 벤 샤하르는 15일 세종대 대양홀에서 열린 ‘GRAND MASTER CLASS: BIG QUESTION’ 강연에서 ‘행복이란 무엇인가?’를 주제로 오늘날 현대인이 행복해질 수 있는 방법에 관해 이야기했다. 이날 강연에는 학생, 일반인 등 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해 그의 행복 노하우에 공감하는 시간을 가졌다.
▲ 아이비리그 3대 명강의 ‘행복이란 무엇인가’ 탈 벤 샤하르 첫 내한 강연이 2,000여 명의 관객이 참석한 가운데 15일 세종대에서 열렸다.
탈 벤 샤하르는 전 세계에 행복학 열풍을 일으킨 하버드대학 긍정 심리학 교수이다. 그는 이번 강연에서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허락하는 것(permission to be human)’과 ‘스트레스 다루는 것(dealing with stress)’이 중요하다고 강조했다.
“제가 처음 하버드대에서 심리학을 가르치던 어느 날, 점심을 먹고 있는데 어떤 사람이 다가와서 같이 먹자고 하더군요. 그러면서 자신의 룸메이트가 긍정 심리학을 듣고 있다며 저보고 조심하라고, 제가 불행하면 룸메이트에게 알릴 거라고 하는 겁니다.
그 이야기를 듣고 다음 수업에 들어가서 이렇게 이야기했죠. “내가 변함없이 최상의 행복함을 유지하는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다. 고통과 불안함을 느끼지 못하는 사람은 이 세상에 딱 두 종류다. 바로 사이코패스와 죽은 사람들이다”라고 말이죠.”
그는 인간이 행복을 느끼는 데 가장 큰 장애로 ‘자신에게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의식 패턴을 지적했다. 슬픔, 질투, 분노 등의 인간적 감정을 문제로 인식하여 온전히 느끼도록 허락하지 않는 데서 더 큰 문제가 발생한다는 것이다. 부정적 감정을 느끼지 않으려고 차단하면 그 감정은 더욱 격렬해지며, 이는 감정 시스템 고장을 일으켜 긍정적 감정인 기쁨, 행복 또한 느끼지 못하게 된다는 것이다.
“행복은 늘 행복하다는 것을 말하는 것이 아닙니다. 언제나 긍정적인 기분에 휩싸여 있는 것이 아닙니다. 부정적인 감정 또한 우리 인간 본성의 한 부분이에요. 아주 적극적인 수용, 내 감정을 있는 그대로 받아들이고 극복하지 않으려고 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만일 내가 감정을 피하면 그 감정이 나를 지배하게 됩니다. 이 감정을 적극적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면 자기 자신, 다른 사람을 비롯해 물리적인 건강까지 해치게 되죠.”
이에 탈 벤 샤하르는 잘 웃고 우는 아이들처럼 자유롭게 감정을 표현해볼 것, 사람들과 이야기하거나 자신의 상태를 글로 써보며 감정 표현하는 방법을 익혀볼 것을 권했다.
▲ 탈 벤 샤하르 교수는 행복하기 위해서는 ‘인간의 본성을 허락하는 것(permission to be human)’과 ‘스트레스 다루는 것(dealing with stress)’이 중요하다고 말했다.
탈 벤 샤하르는 두 번째 토픽으로 스트레스 다루는 법에 관한 이야기를 이어나갔다. 그는 스트레스는 전 세계적 현상이고 병폐라며, 생활방식을 단순화(simplify, do less not more, reduce multi tasking)하는 것, 스트레스를 회복할 시간을 갖는 것이 필요하다고 했다. 또한, 운동이나 깊은 호흡, 명상 등이 스트레스를 다루는 데 매우 효과적이라고 했다.
그는 “두 개의 좋은 음악도 함께 들으면 불협화음이 된다. 그것이 현대인의 삶의 방식”이라며 “가족이나 친구와 있을 때 휴대폰을 보고 있으면 서로 행복하지 않다. 잠시라도 휴대폰을 꺼 놓으라. 일할 때 이메일이나 페이스북 보는 것을 줄여 일의 효율성과 생산성, 창의성을 높여보라”고 했다.
또한, ‘스트레스’ 자체가 문제가 아니라 ‘스트레스를 회복하지 못하는 것’이 문제라고 말했다. 자신을 회복하는 데는 멀티 차원의 회복이 필요하다며, 일과 중 10~15분 쉬기, 밤에 숙면 취하기, 일 년 중 일주일 혹은 한 달 정도 휴식하기 등 다양한 차원의 회복기간을 갖는 것이 좋다고 했다. 특히 몸과 마음은 서로 연결되어 있기에 운동, 깊은 호흡, 명상 등으로 스트레스를 다스려볼 것을 권했다.
“스트레스를 받으면 숨이 얕아지죠. 숨을 깊게 쉬면 마음이 차분해지고 행복해집니다. 하루 3~4번 정도 숨을 깊게 쉬면 됩니다. 1분만 투자해도 변화가 일어납니다. 아이들이 숨 쉬는 것을 본 적 있습니까? 배로 숨을 쉽니다. 완전히 숨을 들이마시고 천천히 부드럽게 내쉬는 겁니다. 호흡은 어디서든 매우 쉽게 할 수 있습니다. 명상과 깊은 호흡은 우리를 더 안정적이고 긍정적으로 만들어줍니다.”
탈 벤 샤하르는 ‘감정을 그대로 받아들이는 것’, ‘운동의 중요성’, ‘사랑하는 사람들과 시간을 보내는 것’, ‘눈앞에 있는 것에 집중하는 것’, ‘깊게 숨을 들이마시는 것’ 등 이번 강연에서 말한 것들은 최신 과학 아닌 매우 상식적인 것이라고 했다. 행복을 창조하기 위해서 가장 중요한 것은 ‘행동’하는 것이라며, 이 상식들을 지금 당장 실천해볼 것을 당부했다.
이날 강연에는 탈 벤 샤하르 뿐만 아니라, 박원순 시장, 박웅현, 정재승, 최재천 등 국내 최고의 석학들이 연사로 참석했다. ‘중요한 것은 질문을 멈추지 않는 것이다’를 모토로 인생에 관한 10개 핵심 질문에 대해 인문, 사회, 철학, 경제, 과학, 정치 등 국내외 최고의 지성 11명이 다양한 관점으로 문제를 풀어나갔다.
이번 강연은 강연문화 콘텐츠기업인 마이크임팩트(대표 한동헌)가 주최ㆍ주관했다. 마이크임팩프는 강연을 통해 사람들에게 꿈과 열정을 심어주고, 세상에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지난 2012년부터 시작한 'GRAND MASTER CLASS'는 스튜어트 다이아몬드부터 엔서니 구찌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분야에서 명성이 높은 9명의 석학들과 함께 최고의 지식과 영감을 공유한 바 있다.
글. 사진 이효선 기자 sunnim0304@gmail.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