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산 금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희영 경사
지난 몇 년간 우리 사회가 학교 폭력으로 심각한 몸살을 앓자 정부는 2011년 학교 폭력을 예방하기 위해 학교전담경찰관 제도를 마련했다. 학교전담경찰관은 지난해 8월 기준, 681명으로 이들은 담당 학교를 주기적으로 방문하며 범죄 예방 교육,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참석, 가·피해 학생 상담 및 선도 업무 등 학교 폭력 업무를 전담한다.
서울시교육청이 조사한 ‘학교전담경찰관 활동성과 설문 조사’ 결과를 보면 ‘학교전담경찰관이 도움 된다’라고 답한 학생이 70%가 넘는 것으로 나타났다. 또한 지난해 5월 기준, 학교폭력대책자치위원회 심의 건수도 609건에서 301건으로 50% 이상 감소했다.
특히 2013년부터 경찰은 학교 폭력 가해 학생을 선도 대상과 처벌 대상으로 분류해 경미한 사안에 대해서는 선도 프로그램 연계를 강화해 낙인 효과를 최소화하고, 처벌이 필요한 중대 사안에 대해서는 전문 기관과 정보 공유를 통해 강력히 대응하고 있다.
부산 금정경찰서 여성청소년계 박희영 경사는 2013년 초 부산 금정구의 학교전담경찰관으로 발령받은 후, 학교 폭력 문제에 대한 근본 해결책을 마련하느라 고심했다. 그는 고민 끝에 인간 뇌의 보편적 두뇌 발달 원리와 방법론을 담은 뇌 운영 시스템을 기반으로 국제사회에서 더 인정받고 있는 한국식 명상 ‘뇌교육’에 주목했다.
박희영 경사는 학교 폭력 예방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에 뇌교육을 접목한 ‘파워브레인 스쿨’을 통해 성공적인 학생 변화 사례를 제시하며 지역사회의 많은 관심을 받았다. 박 경사는 지난해 11월 24일 서울대학교에서 열린 청소년멘탈헬스인성교육협회 출범식에서 ‘파워브레인 스쿨’ 사례를 발표해 참석자들로부터 큰 호응을 얻었다. 당시 출범식에 참석한 서울경찰청 관계자 40여 명이 그의 발표에 특히 관심을 보였을 정도다.
학생 변화 사례가 인상적이다. 뇌교육을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에 적용하게 된 계기가 궁금하다.
2013년 초, 전국의 각 경찰서에 청소년 선도 프로그램을 도입하라는 지시가 내려왔다. 어떤 것을 해야 하나 막막하던 차에 몇 년 전 우연히 TV에서 엘살바도르라는 중남미 나라에서 우리나라 뇌교육 수업이 큰 효과를 나타냈다는 것을 본 기억이 났다.
당시 방송을 보며 한국이 대단한 일을 했구나 생각했는데, 지인의 소개로 <부산일보> 대강당에서 열린 ‘부산 뇌교육 세미나’ 참석해 뇌교육에 대해 자세히 알게 되었다.
선도 대상 학생들, 소위 말하는 문제 학생의 공통점이라고 하면 감정 기복이 심하고 자존감과 자기 조절력이 낮다는 것이다. 이러한 특징은 문제 학생뿐만 아니라 사춘기 청소년의 공통점일 것이다. 선도 프로그램의 취지가 사전 예방에 중점을 두고 있기에 이왕이면 자기 조절력을 향상할 수 있는 것을 해봐야겠다고 생각했다.
이런저런 자료를 찾던 중 교육부에서 명상이 마음을 다스리는데 탁월한 효과가 있고, 또한 공교육에 도입을 권장한다는 발표를 보고 부산뇌교육협회에 연락했다. 뇌교육은 한국식 명상법과 뇌과학의 원리를 접목한 프로그램으로 현재 우리나라 공교육에 도입된 프로그램만 2,100여 개에 달한다.
지난 2012년 우리나라 교육부의 ‘글로벌 교육 원조 사업’의 일환으로 뇌교육이 전해지면서 오랜 내전 후유증으로 마약, 폭력, 학교 내 갱단 문제가 심각했던 엘살바도르의 학교가 180도 바뀌는 기적을 보였다. 현재 엘살바도르에서 180여 개 학교와 1,800여 명의 교사에게 뇌교육 수업이 시행되고 있을 만큼 공신력도 높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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글·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 사진·이효선 기자
자료 제공·청소년멘탈헬스인성교육협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