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제148회 국민강좌가 열리는 가운데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단군조선 이전의 역사가 천문기록으로 확인됐다.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은 지난 10일 서울시 종로구 대한출판문화협회에서 국학원 주최로 열린 제148회 국민강좌에서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는 배달국”이라며 “배달국의 오성결집 기록이 천문류초에서 발견됐다”라고 말했다.
이날 박 위원은 ‘천문으로 개천을 말하다’라는 주제로 강연했다.
박 위원이 밝힌 ‘천문류초(天文類抄)’는 세종의 명에 의해 천문학자 이순지(李純之, 1406∼1465)가 옛 기록들을 모아 편찬한 것이다. 수성·금성·화성·목성·토성이 한 곳에 모이는 오성결집(五星結集) 기록은 중국 삼황오제의 전욱 고양씨(顓頊 高陽氏, BC 2513 - BC 2436)에서 확인할 수 있다.
갑인년 (BC 2467)
해의 이름이 갑인일 때, 갑자월 초하루 아침인 동짓날 한밤중에 해와 달 및 오성이 자방에 합하였다.
“한국아마추어학회에서 오성결집현상을 30개 이상 발견했다고 합니다. 4500년 전의 천문기록을 제가 맞춰보는거에요. 천문소프트웨어를 돌리려니 제 손이 벌벌 떨렸습니다.”
▲ 제148회 국민강좌가 열리는 가운데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BC 2467년보다 3년 전인 BC 2470년 9월 새벽 ‘오성취각(五星聚角)’이 있었다. 오성이 28수 각(角) 별자리 주위에 모여서 취각이라고 한 것. 오천년 전의 기록에서 3년의 오차는 큰 의미가 없다.
그렇다면 오성취각의 발견은 어떠한 의미가 있는가? 박 위원은 삼황오제의 시대가 전설이 아니었다고 강조했다. 천문기록을 통해 관측하는 천문대가 있었고 이를 통치하는 국가가 있다고 추정할 수 있다는 점이다. 이는 비슷한 시기 배달국의 역사 또한 허구가 아니라는 점으로 연결된다.
박 위원은 중국에서 발견한 동이족 유적을 사진으로 보여줬다. 요하문명의 우하량 유적의 적석총, 상투를 튼 고대인의 무덤, 곰토템 여신상 등이다. 특히 옥으로 상투를 틀었다는 점에서 동이족이 분명하다고 했다. 이는 배달국으로 추정할 수 있는 자료이기도 하다.
그렇다면 문헌은 잇는가? 현재는 <환단고기>가 유일하다. 1911년 독립운동가 계연수가 <삼성기>, <단군세기>, <북부여기>, <태백일사>를 모은 책이다. 일부 학자들의 위서론에 대해서도 박 위원은 “환단고기도 가필이 있습니다. 그런데 가필이 없는 역사가 어디 있습니까?”라고 되물었다.
“위화도회군 이후 조선왕조는 명을 큰집으로 모셨습니다. 그러니 작은집에서 제사(천제)를 지낼 수가 없었죠. 대륙을 통치한 단군의 역사서도 수거했습니다.”
세조실록에 기록된 안함로와 원동중의 삼성기(三聖記)가 대표적이다. 이는 <환단고기>에 담긴 책명과 같다. 이는 조선왕조의 수거령에 불구하고 단군사서가 후대로 전승됐던 것으로 보인다.
특히 <단군세기> 오성취루 현상은 1993년 박창범 교수와 라대일 박사의 〈단군조선시대 천문현상기록의 과학적 검증> 논문으로 밝혀졌다.
▲ 제148회 국민강좌가 열리는 가운데 박석재 한국천문연구원 연구위원이 강연하고 있다(사진=윤한주 기자)
박 위원은 오성취루 현상보다 앞선 오성취각의 발견으로 배달국이 우리나라 최초의 국가라고 말했다. 이에 대해 5가지로 구체적으로 설명했다. 첫번째는 개천이다. 단군왕검이 아사달에 조선을 세운 것이 아니라 BC 3,897 거발환 환웅이 태백산 신시에 풍백, 우사, 운사와 함께 배달국을 세운 것이 개천이라고 했다. 이어 삼국유사에 나오는 환인은 환국의 장자국을 상징한다. 환국에 대해서는 이마니시 류가 삼국유사에서 환국을 환인으로 변조한 사례를 들었다. 환국은 존재했다는 것을 반증한다.
또 조선 이전부터 구전된 민족의 경전인 천부경은 시작도 끝도 없는 우주론이라며 현대의 CC (Continuous Creation) 우주론, 정상우주론 (定常宇宙論)과 같은 개념과 비슷하다고 했다. 2002년 한일월드컵 붉은악마를 상징하는 치우천황은 배달국 14대 자오지 환웅이고 태호복희는 배달국 5대 태우의 환웅의 막내 아들이다.
박 위원은 직접 작사한 개천가라는 노래를 들려주면서 “대한민국은 개천사상으로 다시 태어나야 한다”라고 말했다.
한편, 내달 국민강좌는 8일 조성제 무천문화연구소장이 ‘상고사 속의 무속문화’를 주제로 강연한다.
글. 윤한주 기자 kaebin@lycos.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