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반복적으로 킁킁거리거나 기침 소리를 내는 '음성 틱' 장애를 유발하는 뇌의 부위가 처음으로 밝혀졌다.
미래창조과학부는 지난 20일 케빈 맥케언(Kevin McCairn) 한국뇌연구원 뇌질환연구부 박사 연구팀이 중격의지핵(nucleus accumben)을 중심으로 한 대뇌 변연계의 이상이 음성 틱을 일으킨다는 사실을 규명했다고 밝혔다. 영국 출신의 맥케언 박사는 한국뇌연구원이 뇌 연구의 글로벌 경쟁력 확보를 위해 2013년 일본 교토대에서 유치한 연구자다.
▲ 케빈 맥케언(Kevin McCairn)박사.
틱장애는 특별한 이유 없이 얼굴이나 목·어깨·몸통 등 신체 일부분을 아주 빠르게 반복적으로 움직이거나 이상한 소리를 내는 신경발달장애다. 안면 경련을 일으키고, 어깨를 으쓱하거나 머리를 갑자기 움직이는 등 반복적인 동작으로 나타나면 '움동 틱', 기침이나 특정 소리를 내는 것은 '음성 틱'으로 불린다.
아동 100명 당 1명꼴로 발생하는 틱장애는 어린 시절에 처음 나타나며 뇌의 구조와 기능이 변화를 겪게 되는 사춘기를 거치면서 대개는 사라지지만 30%는 성인 이후까지 계속된다.
틱장애는 대부분 가족력이 있으며 유전적 요인들과 관련되어 있다는 사실만 알려졌을 뿐 그동안 발병 원인에 대해서는 뚜렷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이번 연구에서 맥케언 박사는 인간과 가장 유사한 영장류인 원숭이를 이용해 뇌의 어떤 부위에 이상이 생기면 음성 틱이 발생하는지 실험했다. 변연계에서 도파민을 분비해 기분과 감정을 조절하는 부위인 중격의지핵에 비쿠쿨린이라는 약물을 투입했더니 원숭이한테서 음성 틱 증상이 나타난 것이다.
연구팀은 음성 틱 증상 때 발생하는 신경신호 등을 측정해 분석한 결과, 음성 틱이 나타날 때는 뇌파 중 하나인 알파파(8∼12㎐)가 크게 증가하면서 전대상피질, 중격의지핵, 일차운동피질에서 알파파와 동조화(coupling) 현상이 나타났다고 설명했다.
연구팀은 "이번 연구로 틱 장애 치료에 관한 신약 개발이나 치료법 마련에 도움이 될 것"이라 밝혔다.
한편, 이번 연구결과는 신경과학 분야 국제학술지인 ‘뉴런(Neuron) 온라인판 1월 21일 자에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