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5일부터 TTM갤러리에서 개최
정유년 닭의 해를 맞아 ‘날아라 닭’ 연작으로 잘 알려진 성태훈 작가의 옻칠회화전 ‘플라이(FLY)’전이 더트리니티&메트로갤러리(약칭TTM갤러리, 대표 박소정)에서 15일부터 3월31일까지 열린다.
이번 'FLY展-성태훈 개인전'은 지난 7년간 계속해 온 '날아라 닭' 연작의 사실상 마지막 개인전이다. 작가는 이번 개인전을 앞두고 "올해 특히 심한 불경기로 인해 꿈을 잃기 쉬운 시기가 될까 우려된다. 그림을 통해 희망과 위안을 드리고 싶다"고 말했다.
▲ 날아라 닭 (Fly, Roosters) 122.5x180m 목판위에 천, 옻칠화(East Asian natural lacquer Painting) 2017. 부분
2000년대 초반 성태훈의 작품은 전통 수묵화에 가까웠다. 2010년경에 이르러 그의 그림에 변화가 생겼다. "작업실 앞마당에 닭은 키우던 어느 날 장난삼아 닭을 쫓아가면 닭은 날개를 파닥거리며 나무로부터 제법 멀리 도망쳤다. ‘나의 날아라’ 닭 작품은 여기에서부터 시작되었다. 야생에서 자란 닭은 날갯짓을 하다 보니 언젠가부터 조금씩은 날기 시작하는 것이다. 어둠을 뚫고 자유롭게 하늘을 나는 닭. ('작가노트')"
정유년이 되면서 사람들은 닭에서 여러 가지 의미를 찾는다. 닭벼슬이 관직에 들어 출세하는 자식을 상징한다거나 닭 울음이 온갖 삿된 것을 몰아내는 벽사의 의미를 가진다는 길상적 상징들이다. 그가 그려온 '날아가는 닭'들의 의미는 조금 더 특별하다. 동양에서 닭은 예로부터 봉황의 새끼라고 봤다. 날지 못하는 닭들이 훨훨 날아가는 것은 그 자체가 봉황이 된다.
▲ 날아라 닭 (Fly, Rooster) 122.5x180m 목판위에 천, 옻칠화(East Asian natural lacquer Painting) 2017.
꿈을 잊고 살거나 포기하는 사람들은 봉황이 될 수는 없지만 누구나 태생적인 한계를 극복하고 자기 꿈을 향해 힘찬 날갯짓을 하는 자체로 봉황이 되간다는 것이 '날아라 닭'에 작가가 담아온 또 하나의 메시지이다. 작가는 봉황이 된 닭의 모습에 고난을 이겨내고 작가의 꿈을 이뤄낸 자신의 모습을 담았으며 다른 사람들의 꿈까지 투영시키고자 했다. 성태훈의 작품은 '작가는 자신의 꿈뿐 아니라 다른 사람의 꿈까지 대신 꿔주는 직업이다.’ 라고 이야기하는 자신의 철학을 그대로 드러낸다.
홍경한 미술평론가는 성태훈의 '날아라 닭'을 이렇게 설명한다. "문명의 이면에 놓인 비현실적 사건들과 부조화된 삶과 현실을 치환하는 방법으로써 선택된 ‘날아라 닭’은 이처럼 날 수 없을지라도 날고 싶다는 인간의 욕망, 설사 희망 없는 세상일지라도 결코 좌절할 수 없다는 메시지가 배어 있다. 특히 그에게 어둠을 뚫고 날아가는 닭은 우리 소시민들의 잃어버릴 수 없는 이상과 희망의 치환이었고, 험난한 세상(도시와 숲 등) 위를 가로지르는 닭들처럼 고통과 번민, 역경을 딛고 살 만한 사회를 만들자는 유토피아의 다른 언어였다."
성태훈의 옻칠회화는 작업 과정이 고되고 복잡하다. 재료비가 만만치 않다. 그러나 옻칠은 유화, 아크릴, 수묵화 등이 따라올 수 없는 장점이 있다. 가벼운 느낌의 화학 안료와는 달리 고급스러운 광택을 낼 수 있고 작품 보존력은 타의추종을 불허한다. 작품에서 은은하게 우러나는 색과 독특한 기품, 깊이감은 여타 재료들이 따라올 수 없다. 깊고 진중한 멋이 있다.이런 재료를 쓰는 까닭에 "그의 작품들은 다소 해학적인 묘사가 등장함에도 진중한 멋이 있다. 묘한 무게감이 있다. 어려움을 참고 버티어 이겨 낸 현실에서의 작가적 삶의 투과이면서 공동체에 대한 따뜻한 사유의 흔적이라는 점에서 내용적으로도 듬쑥해졌다."고 홍 미술평론가는 평한다.
성태훈 작가는 홍익대학교 동양화과와 동 대학원을 졸업하고 성균관대학교 일반대학원 동양철학과 박사과정을 수료했다.
TTM갤러리의 박소정 대표는 “붉은 닭의 해를 맞아 더욱 힘찬 비상의 날갯짓을 선보이는 이번 전시를 통해 각자의 꿈을 이루기 위한 희망과 긍정의 에너지를 가득 담아가기 바란다”고 전했다. ■ 전시 정보
- 전 시 명 : ‘플라이(FLY)’展
- 참여작가 : 성태훈
- 전시기간 : 2017년 2월 15일(수) ~ 2017년 3월 31일(금)
- 장 소 : 서울시 종로구 자하문로 17길 18 (옥인동 19-53) 1층
THE TRINITY & METRO GALLERY
- 관람시간 : 11:00 ~ 18:00 (매주 월요일 휴관)
- 전시 및 작품 문의 : 02-721-9870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TTM갤러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