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양화가 솔채, 한계를 말하다 'Yellow Line'

서양화가 솔채, 한계를 말하다 'Yellow Line'



광주광역시 남구 갤러리 리채에서 7월1~14일 초대전

 서양화가 솔채 작가의 초대전이 1일부터 14일 (금)까지 광주광역시 남구 갤러리 리채에 열린다. 

솔채 작가는 이번 ‘Yellow Line(부제: 노란 선 뒤에서 나는 앞으로 나아가지 못했다)’ 展을 통해 ‘안전’에 길들여져 한계를 넘어서지 못하는 자기 자신을 반성하고, 우리 시대 청년들의 자화상을 이야기하고자 한다.

작가에게 ' Yellow Line'은 무엇인가.

“최근에 진행하는 작업은 매일 아침저녁으로 타고 다니는 지하철에서 마주한 노란 선에서부터 시작된다. 이 선들을 향한 관심은 살아오면서 쌓아온 경계와 관념을 돌아보는 계기가 되었다. 

▲ 기다리다, 90.9x60.6cm, Acrylic on canvas, 2017.

어느 날, ‘Please wait behind the yellow line’ 라는 안내 방송에 내 두 발의 위치를 확인해 보았다. 노란 선 뒤였다. 어쩌면 길들여진 안전  거리에 대한 무분별한 신뢰로 정해둔 틀에 익숙해져 있는지 모르겠다. 이렇듯 ‘노란 선’, ‘노란 벽’ 시리즈는 안전이라는 선 안에 가둬진 우리의 한계를 이야기한 것이다. 즉 불안과 경고 섞인 조언에 튼튼해 보이는 노란 벽 뒤에 숨어서 숨 고르기를 하는 이 시대의 청년들의 초상으로, 안전이란 이름 아래 자신의 한계를 노란선으로 막아 두고 있는 것은 아닌지 다시금 생각해보게 하는 작품이다.”(‘솔채 작가노트’에서)

▲ SOLCHAE_Y#35,각Ø20,Acrylic on canvas,2017.

 작가의 어릴 적 트라우마를 작품으로 승화한 의자 그림 시리즈인 원형 캔버스 회화 25점과 회화 50호 1점 30호 7점, 20호 4점으로 총 37점을 선보인다.
  갤러리 리채 전시장 벽 한 곳을 활용한 색 테이프 라인 드로잉으로 관객과 상호 작용을 유발하고자 하는 인터랙티브 아트 조형 설치물을 기획했다. 이 벽에는 우리 사회의 규칙이나 규정, 일반적인 의미의 경계와 경고 메시지를 의미하는 ‘노란 선’과 취업난과 같은 현실의 좁은 문을 나타내는 ‘까만 라인 문’이 등장해 관객의 호기심을 자극한다.

  전시장 가운데에는 하얀 석고붕대로 감은 빨간색 의자 설치 조형물을 두고, 관람객이 상처 입은 자신과 타인을 위한 응원 메시지를 써 내려가도록 하였다.
 솔채 작가는 7살 때 교통사고를 당해 평생 휠체어나 목발에 의지해 살아야 할지도 모른다는 의사의 말을 기억하며 작업의 주요 소재를 ‘의자’로 설정했다. 어린 나이에 받아들이기 힘들었던 병상 생활과 퇴원 후에 이어진 체육 시간이나 기타 활동 시간에 홀로 의자에 앉아서 보내야 했던 기억은 자아를 고독하고 외로운 사회 속에 놓인 작은 의자로 표현하게 하였다.
▲ SOLCHAE, Yellow Wall,90.9x65.1cm,Acrylic on canvas,2017


작가는 또한, 현실에 존재하는 사물을 비현실적으로 다가오게 하는 구성으로 불완전한 자신과 사회에 대한 두려움을 표현했다. 그럼에도 늘 열려 있는 문을 통해 기대와 희망의 메시지를 전달한다.
 작가는 형태와 색을 최소한으로 줄이면서, 작품에 등장하는 의자나 테이블, 가구와 벽의 일부분만을 확장해 화폭에 옮기고, 착시 현상을 일으킬 법한 옵아트 장르의 기하학적 흑백 무늬로 작품의 배경을 기획하기도 하였다.


 현대 미술에서 ‘미니멀 아트’는 작가의 철학과 이야기가 함축되어 간단하면서도  힘 있는 언어로 뿜어져 나오는 강력한 이야기를 품고 있는 장르이다. 사실주의 회화나 자연주의 풍경이 주된 광주·전남의 회화 전통에서는 보기 드물게 시각미술 장르를 선보인다.

▲ Behind, 90.9x60.6cm, Acrylic on canvas, 2017

 전시 기간 내 솔채 작가와 함께하는 자아 찾기 예술교육 프로그램도 진행된다. ‘하늘을 나는 빨간 의자’는 작가의 원형 캔버스 작품에 등장하는 빨간색 의자를 그린 종이에 각기 다른 배경의 무늬를 그려 넣는 체험 프로그램이다. 어떤 사람이든 자신이 구축한 다양한 옷이나 배경에 따라 다르게 보일 수 있지만, 존재의 본질은 자기 자신이라는 사실을 변하지 않는다는 것을 의미한다.

▲ Unstable Wall, 80.3x116.8cm, Acrylic on canvas, 2017.

 솔채 작가는 경희대학교 미술대학 회화과 졸업 후 홍익대학교 대학원에서 석사를 거쳐 현재 박사과정에 재학 중이다. 2011년부터 지금까지 5여 회의 개인전을 개최했다.
 서울미술관 기획전 ‘카페소사이어티’ (서울미술관, 서울),  Re-Born (유중 1 갤러리, 서울),  2012 KIAF (COEX, 서울),  신술관 기획전 ‘너를 이루는 그림전’ (신미술관, 청주),  한원 미술관 하반기 기획전 ‘은유의 유토피아’ (한원미술관, 서울),  청작 공모 선정 기획전 ‘새로운 도약전’ (청작화랑, 서울),  신세계미술제 선정 작가전 (신세계갤러리, 광주) 등 다수의 국내 아트페어 및 단체전을 통해 작품을 선보인 바 있다.

 갤러리 리채는 2016년 재개관 이후, 연 1회 광주·전남 청년 작가 4명에게 개인전과 창작지원금 200만원을 지원한다. 갤러리 리채의 청년 작가 초대전 세 번째 주인공은이 작가 솔채이다.


글. 정유철 기자 npns@naver.com  사진. 솔채.

ⓒ 브레인미디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