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자기관리에 대한 중요성이 대두되면서, 바쁜 현대인들에 운동이란 하면 좋은 권장사항이 아니라 반드시 해야 하는 필수가 되어가고 있다. 누구나 체력관리, 다이어트 등을 목표로 헬스장에 가거나, 다양한 구기종목 운동을 취미로 즐기는 등의 활동을 해보았을 것이다. 운동이 신체에 미치는 긍정적 영향은 누구나 다 알고 있다. 하지만 운동이 우리의 두뇌에도 어떤 영향을 미칠까?
▲ 잠깐씩 하는 운동만으로도 뇌 기능 향상에 큰 도움이 된다는 연구가 나왔다. <사진=Pixabay 이미지>
캐나다 웨스턴온타리오 대학교 연구진들이 최근 신경심리과학 학술지 <뉴로사이콜로지(Neuropsychologia, 신경심리학)>에 게재한 논문에서 그 해답을 찾을 수 있다. 해당 연구에서 10분간 진행된 잠깐의 운동만으로도 뇌 기능 향상에 큰 도움을 준다는 것을 밝혀냈다.
실험에는 총 20명의 젊은 성인이 참여하였다. 14명의 실험군은 10분 동안 중-고강도 레벨의 유산소 운동 (예를 들면, 사이클)을 진행했다. 반면, 대조군 6명은 10분간 앉아 독서를 진행하게 했다. 각각의 실험 전과 후에 시선추적 검사 (eye tracking test)를 진행했다. 이는 의사결정 능력 및 억제 작용과 집중력 등을 측정할 수 있는 시스템으로, 전두엽 네트워크 기능과 연관되어 있다.
연구결과에 따르면, 10분간 단기 운동을 한 실험군이 대조군보다 더욱 빠르고 정확한 반응을 보였고, 운동을 하기 전보다 30ms 정도의 테스트 반응 속도가 향상되었다. 이는 약 14% 정도의 집중력 및 인지능력의 향상을 보인 것이다.
또 다른 연구에서는 운동이 기억력과 뇌 건강 향상에 도움을 준다고 보고되었다. 호주 웨스턴 시드니 대학교 조셉 퍼스(Joseph Firth) 교수와 연구진들이 신경과학 학술지 <뉴로이미지(NeuroImage)>에 최근 게재한 논문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이 측두엽에 위치한 해마부위의 두께를 증가시키는 것은 이미 많은 동물 사례 연구에서 보여 왔으나 인간에게도 그러한 영향이 있느냐는 지금껏 확인하기 불분명했다. 그러나 연구진이 4000여 개가 넘는 논문을 메타데이터 분석한 결과 유산소 운동이 인간의 해마 부위에도 영향을 줄 수 있다고 밝혔다.
측두엽에 위치해 있는 해마는 학습, 장기 기억, 감정 및 일부 운동을 조절하는 부위이다. 모든 뇌 부위가 그러하듯 해마 부위 역시 나이가 들면서 크기가 점점 줄어든다. 40세 이후부터 약 5%가량 매 10년마다 줄어들게 되면서 뇌 기능이 점점 떨어지게 된다. 연구에 따르면, 유산소 운동 (사이클, 걷기, 달리기 등)이 인간의 해마 부위 두께를 크게 증가시킨다고 보기는 어려우나, 나이가 들면서 줄어드는 것을 방지해주며, 뇌 건강을 유지시켜 준다고 보고했다.
평소 운동을 하고 싶어도 과도한 업무와 바쁜 스케줄로 인해 시간이 없어 운동을 못한다고 호소하는 이들이 많다. 특히 장기적으로 꾸준히 운동을 이어가는 것은 바쁜 현대인들에게 굉장히 어려운 일일 것이다. 하지만 업무 중간 중간 단 5분이라도 틈틈이 운동을 해 준다면, 우리의 신체 건강뿐만 아니라 뇌 건강을 위해서도 좋을 것이다.
방법은 의외로 간단하다. 매시간 정각에 알람을 맞추고, 자리에서 일어나 기지개를 켜도 되고, 책상이나 벽에 손을 대고 푸시업을 해도 된다. 동료들과 함께 운동을 권하여 조직의 문화가 된다면 더욱 좋다. 단 1분씩만 운동을 해도 정체된 분위기에서 탈출하고 새로운 활력으로 일을 맞이할 수 있다.
글. 한국뇌과학연구원 송영제 선임연구원 br-md@naver.com
<참조>
Samani, A. and Heath, M., 2018. executive-related oculomotor control is improved following a 10-min single-bout of aerobic exercise: Evidence from the antisaccade task. Neuropsychologia, 108, pp.73-81.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0028393217304591?via%3Dihub
Firth, J., Stubbs, B., Vancampfort, D., Schuch, F., Lagopoulos, J., Rosenbaum, S. and Ward, P.B., 2018. Effect of aerobic exercise on hippocampal volume in humans: A systematic review and meta-analysis. NeuroImage, 166, pp.230-238.
https://www.sciencedirect.com/science/article/pii/S1053811917309138?via%3Dihub