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리포트] 급변하는 기술혁명, 인간 고유 역량계발에 관한 고찰

브레인 Vol.69

제3차 뇌연구 기본계획안 발표에 비추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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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김지인 기자 |입력 2018년 04월 22일 (일) 23: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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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정부가 1998년 시작된 1차 뇌연구촉진법, 제2차 뇌연구 기본계획(’08~’17)을 통해 확보된 국내 연구역량과 인프라를 바탕으로 제3차 뇌연구 기본계획안을 제시했다. “뇌에 대한 근본적 이해와 이를 통한 사회문제 해결 및 미래사회 대비“라는 목표와 방향성을 제시하고 있으며, 이를 실현하기 위하여 R&D, 제도․인프라 및 사업화 분야에서 총 6개 중점과제를 추진해 나갈 계획이라고 밝혔다.

▲ ‘제3차 뇌연구 촉진 기본계획안’에 제시된 ‘2027년 뇌과학의 미래상’


3차 뇌연구 기본계획안에는 뇌에 대한 근본적 이해, 생애주기별 맞춤형 건강뇌 실현, 4차 산업혁명 대응 창의적 뇌연구, 뇌과학 발전을 뒷받침하는 인프라 혁신, 글로벌 협력체계 구축, 기술․창업 중심의 뇌산업 육성 등을 담고 있다. 이번 제3차 뇌연구촉진 기본계획안을 통해 정부가 제시하는 비전을 “삶의 질 향상 및 신 미래산업 창출”로 뽑고 있다. 이제 사회의 문제해결과 산업화에 지금까지 이루어온 뇌 연구 기반을 활용하는 방향으로 나아가겠다는 것이다. 나는 인간 뇌에 대한 이해를 위해 시작된 뇌 연구가 만들어낸 인공지능기술이 전 세계에 몰고 온 엄청난 변화를 고려할 때 이러한 뇌 연구가 지향하는 미래에 대한 좀 더 포괄적인 논의와 사회적 공감대 형성이 필요하다고 본다. 

# 세계경제포럼(WEF), 급변하는 미래사회 인간 고유 역량계발 강조

지난 1월 세계경제포럼(World Economic Forum,WEF)은 4차 산업혁명에 따른 일자리의 변화 시나리오를 예측하는 보고서를 내놓았다. 제목은 ‘일자리의 8가지 미래(Eight Futures of Work: Scenarios and their implications)’다. ‘기술혁명이 인류에게 어떠한 미래를 가져올 것인가?‘라는 질문에 대한 치열한 논의들이 오고가는 가운데 이 보고서는 인류 미래의 모습을  결정하는 것은 결국 인간의 개입이 될 것이라는 것을 세 개의 변수들 간의 역동적인 상호작용으로 만들어지는 구체적인 시나리오를 통해 보여주었다.

이 보고서에서 WEF는 미래의 모습을 결정하는 변수를 기술의 발전과 확산속도, 교육혁명, 그리고 나라 간 노동 이동의 유연성의 세 가지로 제시했다. 기술의 빠른 발전과 확산으로 이미 육체노동이나 반복적 노동뿐만 아니라 비인지적 기술을 필요로 하는 일자리도 기계에 의해 대체되고 있다. 이 때 교육이 이러한 노동시장의 변화에 맞추어 변화하지 못한다면 일자리의 자동화는 더욱 더 가속화되고 인간의 일자리는 더욱 더 줄어들게 된다. 그리고 기술과 지식을 소유한 소수에게 경제적 가치창출의 기회가 집중되어 부의 불평등은 더욱 심화될 것이다. 국가 간 노동이나 기술이동조차 자유롭지 못하다면 이는 국가 간 불평등의 심화로 이어지게 된다. 

이렇게 볼 때 모두에게 긍정적인 미래를 만들어 가는데 있어 결국 교육의 변화가 가장 시급해보인다. 그런데, 변화의 방향을 설정하기 위해서는 ‘미래사회에 키워야 할 인간만의 고유한 능력은 무엇인가’ ‘인류는 어떠한 미래를 만들어가고자 하는가’와 같은 질문들에 대한 사회적 합의가 필요하다. 

# OECD ‘Education 2030’, 과학기술혁명에 ‘인간이란 무엇인가’ 질문 던져

올해 1월에 열린 다보스포럼에서 인공지능과 대비되는 인간만의 고유한 역량으로 가장 많이 나온 말은 ‘소프트 스킬(soft skill)’이라는 말이었다. 가치, 신념, 팀워크, 독립적인 사고 등 지식으로는 학습할 수 없는 정형화되지 않은 기술이다. 아마도 소프트 스킬 보다 좀 더 상위의 개념이 ‘역량(competency)’이라는 개념일 것이다. 이 개념은 OECD의 데세코(Definition and selection of competences, DeSeCo) 프로젝트를 통해서 전 세계적으로 확산되었다. 

OECD에서 시행하고 있는 PISA(국제학업성취도조사)의 바탕이 된 데세코 프로젝트는 학교에서 배운 지식과 기술의 양에 대한 평가가 아니라 개인의 성공적인 삶과 살기좋은 사회를 실현하기 위해 사회적으로 요구되는 핵심역량을 도출하고자 했다. ‘지식, 정보, IT기술 등의 도구를 소통을 위해 활용하는 능력’ ‘이질적인 집단에서 상호작용하는 능력’ ‘자율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의 세 가지 범주 안에서 9가지의 역량이 제시되었다. 

OECD는 이어 2015년 데세코 프로젝트의 2.0버전이라고 할 수 있는 교육 2030(Education 2030) 프로젝트를 시작했다. 그 배경에는 21세기 환경과 사회경제의 급격한 변화로 인한 도전과제들을 해결해야 한다는 사회적 요구가 있었다. 기후변화와 자연자원의 고갈은 시급한 행동과 인간 삶의 방식의 전환을 요구하고 있고, 생명공학과 인공지능과 같은 과학기술의 혁명으로 ‘인간이란 무엇인가’에 대한 근본적인 질문이 제기되고 있다. OECD는 ‘목적이 없는 과학기술의 빠른 발전은 불평등과 사회분열을 심화시키고 자연자원의 고갈을 가속화할 것’이라고 경고하면서, 21세기 인류가 당면한 문제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교육 또한 물질적 성장을 넘어 개인과 공동체의 웰빙, 그리고 삶의 질 향상을 추구하는 방향으로 확대될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교육 2030이 올해 말까지 마련할 21세기 미래역량의 개념 틀은 이러한 사회적 요구를 바탕으로 도출될 것이다. 여기에는 데세코 프로젝트에서 발표한 핵심역량 9개에 3개의 역량 범주가 추가된다. ‘새로운 가치를 창조하는 능력’ ‘긴장과 딜레마를 조화롭게 해결하는 능력’ ‘’책임감 있게 행동하는 능력‘이다. 한국 교육부에서도 이 프로젝트에 참여하고 있는데 결과물이 발표되면 ‘2015년 개정 교육과정’에 이어 다음번 교육과정 개정에 반영될 가능성이 크다. 

우리는 국제사회의 흐름에 발맞추어 역량중심으로 교육과정을 개편하는 데에도, 미래 성장동력이라고 하는 뇌 관련 연구와 산업을 육성하는데 있어서도 우리사회가 추구하는 미래의 가치와 발전모습이 무엇인지에 대해 명확한 비전이 눈에 띄지 않는다. 이제는 뇌 연구와 관련 기술의 발전이 ‘국가경쟁력 강화’라는 20세기의 패러다임을 벗어나, 인간다움의 실현과 삶의 질 향상에 기여하는 방향으로 활용될 수 있도록 하는 진지한 성찰과 사회적 합의가 가장 필요한 시점이다.

글.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prmir@ibrea.org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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