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앞으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 시대 앞서는 '첨단' 될 것

브레인 Vol.81

[인터뷰] 스티브 김, 미국 ECO(지구시민연합)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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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피니언 | 김지인 기자 |입력 2020년 04월 23일 (목) 15: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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앞으로 '가장 인간적인 것'이 시대를 앞서는 '첨단' 될 것
[인터뷰] 스티브 김, 미국 ECO(지구시민연합) 이사


스티브 김Steve Kim
국제 NGO인 국제뇌교육협회와 지구시민연합(ECO, Earth Citizens Organization) 이사를 역임하고 있다. 20여년간 뇌교육의 활용법에 대한 연구와 프로그램 개발을 진행했다. 교육 컨설턴트로서 현재 미국에서 학교와 기업 대상 뇌교육 보급 사업을 컨설팅하고 있다.


유엔공보국(UN-DPI) 정식지위 NGO인 국제뇌교육협회는 지난 2월 미국 ECO(지구시민연합, Earth Citizens Organization) 스티브 김 운영이사를 국제뇌교육협회 이사로 위촉했다. 

그는 2018년 10월 한국에서 열린 <2018 뇌교육 국제포럼>에 초대되어 “21세기 글로벌 리더십, 뇌교육의 미래 가치”를 주제로 지구시민운동에 있어 뇌교육의 역할에 대해 발표한 바 있다. 국제뇌교육협회는 앞으로 뇌교육이 지향하는 핵심가치인 홍익철학과 지구시민정신을 사회운동으로 실천하고 있는 ECO와의 좀 더 밀접한 협력을 기대하고 있다. 

지구시민운동은 한민족 홍익철학을 기반으로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지구와 인류사회를 만들기 위한 전 지구적인 공동체 운동으로 국학원 설립자인 이승헌 글로벌사이버대학교 총장의 제안으로 탄생했다. 한국에도 지구시민운동연합이 4만 7천여명의 회원들과 함께 지역사회에서 지구시민정신을 실천해오고 있다. 

국제뇌교육협회는 2016년 한국의 지구시민운동연합과 공동으로 한국, 중국, 일본의 청년들이 참여하는 <지구경영워크숍>을 제주도에서 개최한 바 있고, 이어 뉴질랜드 ECO 본부와 협약을 맺고 청년 대상으로 운영하고 있는 <지구시민리더>과정 교육 운영을 지원하고 있다. 

지난 2월, 미국 동부의 뇌교육 연수원 역할을 하고 있는 아너스 헤이븐 리조트(Honor's Haven Retreat & Conference)에서 스티브 김 이사와 뇌교육과 지구시민운동에 대해 이야기를 나누었다. 

▲ 아너스 헤이븐 리조트 입구에 자리한 지구


Q. ECO의 지구시민운동이 다른 환경운동과 다른 점은 무엇인가?

‘지구살리기’라고 하면 사람들은 보통 환경운동을 생각한다. 그러면서 산업이나 제도, 산업 인프라, 법규를 바꾸는 것을 먼저 생각한다. 하지만 그러한 산업이나 제도를 운영하는 사람들의 태도나 마음가짐이 바뀌지 않는 상태에서는 많은 자원을 투입해도 실질적으로 원하는 변화가 안 일어난다. 제도나 시스템의 변화보다 더 중요한 것이 사람을 바꾸는 것이다. 

뇌교육은 지구시민운동을 위한 가장 중요한 기초다. 지구시민운동은 인성의 변화, 내 안에 있는 가장 고귀한 인간성의 자질인 공감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서 출발하는데, 그러한 방법의 기초가 바로 뇌교육에서 나오기 때문이다. 이러한 개인의 변화가 개인의 차원에서 머무르는 것이 아니라 공동의 액션으로 조직화하는 것이 지구시민운동이다. 

Q. 인간다움이 무엇인가는 그 사람이 갖고 있는 가치관에 따라 답이 달라질 수 있기 때문에 참 어려운 말인 것 같다. 지구시민운동으로 회복하고자 하는 인간다움은 어떤 모습인가?

‘인간다움’의 근원이 되는 뇌의 가장 중요한 기능은 공감능력empathy이고, 공감능력을 표현하는 가장 자연스러운 액션이 care라고 생각한다. 역설적이게도 영어권의 세계에서 ‘I care’ 라는 말보다 ‘I don’t care(관심없어)‘라는 말이 훨씬 더 많이 쓰인다. 그러니까 신경쓰지 않고 내버려두고 무관심해지는 것, 참여하지 않는 것, 분리되는 것 이러한 것들이 점점 더 만연해지고 있다는 의미다. 

Care와 한국어로 가장 가까운 말이 뭘까 생각해 보았는데 떠오른 말이 ‘인정人情’이다. ‘인정이 메마른 사회, 인정이 사라진 사회’ 그걸 생각하면서 ‘공동체’라는 의미를 생각해봤다. 

영어권 사회에서 비슷한 소득 수준과 라이프 스타일을 가진 사람들이 지리적으로 인접한 곳에 모여 사는 것을 community라고 부른다. 그런데 진짜 커뮤니티를 커뮤니티이게 하는 핵심은 care이고 인정이다. 이게 사라진 공동체는 공동체가 아니다. 

정情이라는 것이 그냥 사람의 가슴을 따뜻하게 해 주는 것이 아니라 아주 실질적으로 그 커뮤니티를 건강하고, 안전하고, 행복하게 지켜주는 힘이다. 실제 연구 사례도 있다. 공동체의 웰빙에 가장 크게 영향을 주는 요소가 무엇인지를 찾는 연구가 있었는데, 결과는 의외였다. 

첫 번째는 공동체의 구성원들이 몇 명이나 서로 이름을 알고 있는지, 두 번째는 공개된 공간에서 얼마나 자주 교류 하는가 였다. 이 두 가지 요소들이, 자연환경의 질, 소득수준, 교육 수준과 같은 요소들보다 그 공동체의 건강과 행복과 안전에 더 많이 기여한다는 것이다. 지구시민운동은 인성의 변화, 내 안에 있는 가장 고귀한 인간성의 자질이라고 할 수 있는 공감 능력을 회복시키는 데서 출발한다. 

Q. 어떤 사회운동이 폭넓게 확산되려면 사회 대다수가 지향하는 가치와 연결되어 있어야 한다고 본다. ‘인간다움을 회복하자’는 메시지가 21세기 기술의 발전 방향을 볼 때 어떻게 공감을 얻을 수 있는가?

사업을 하는 사람들은 누구나 남보다 먼저 예측하고 앞서려고 한다. 그래서 ‘첨단’이라는 말을 좋아한다. 그런데 우리 시대에 정말로 필요한 ‘첨단’이란 무엇일까? 첨단은 보통 테크놀로지와 쉽게 연결된다. 

지금의 인공지능이나 로봇, 그리고 최근에 이슈가 된 양자컴퓨터와 같은 기술들이 결합되었을 때 자동화, 기계화, 디지털화하지 못할 것은 거의 없다고 본다. 심지어 음악을 하고 그림을 그리고 글을 쓰는 창작 활동까지도 인공지능이 해낼 수 있다. 그런데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대체하지 못할 것이 있는데, 그것은 바로 사람과 사람 사이의 커넥션, 마음과 마음이 교류하는 느낌이나 정서라는 부분이다. 

기술이 더욱 발달했을 때, 우리 삶에서 가장 절실하게 필요하게 될 그런 가치는 더 높은 지능이나 더 높은 효율성이 아니라 인간의 따뜻한 가슴, 사람과 사람이 통하는 정, 이런 것들이 될 것이다. 그래서 결국은 미래사회에서 뇌교육이 제공할 수 있는 핵심적인 기능은 “인공지능의 시대에 진정한 인성을 개발하는 훈련법”이 될 것이다. 그것이 정말 뇌교육만이 할 수 있는 것이고, 그리고 진정한 첨단이 될 것이다. 

인성을 개발하는 것은 산업이나 과학 기술의 발전이 지향하는 방향과 크게 다르지 않다. 한가지 예로, AI의 수준을 평가할 때, 가장 진보된 AI의 기준은 ‘얼마나 사람같은 느낌이 드는가’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달해도 사람들이 요구하는 가장 중요한 가치들 중 한 가지는 결국 누군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 genuine human connection이라는 것이다. 그런데 그것을 기계를 통해서 대체를 해보려고 하는 것이다. 그리고 그 기계가 얼마나 진보했는가를 평가하기 위해 그 기준을 적용한다. 얼마나 계산을 빨리 하는가가 아니라, 얼마나 사람같은 느낌이 드는가를 가지고. 

세계보건기구나 다른 국제기구에서 발표하는 건강 위험 요소들을 보면 전통적으로 올라와 있는 것이 우선 음주와 흡연이다. 그 다음 나중에 추가된 것이 환경오염과 비만이다. 그런데 가장 최근에 많은 연구들을 통해 인간의 장수와 건강에 가장 크게 영향을 미치는, 때로는 음주나 흡연보다 더 건강에 미치는 건강 위험 요소라고 밝혀진 것이 ‘외로움’이다. 그 발표가 난 뒤로 세계의 주요 언론에서 그 연구를 특집으로 다뤘다. 

대부분 매체가 기사 제목으로 뽑은 것이 “외로움이 당신을 죽인다”였다. 사람이 가장 소중하게 여기는 가치가 생명인데, 흡연이나 음주보다 외로움이 건강과 수명에 더 많은 영향을 준다는 것이다. 

결론적으로, 지금도 그렇고 앞으로도 그렇고 일반적으로 건강하고 행복한 삶을 위해 계속 요구될 가치는 genuine human connection, 누구와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이라는 것이다. 아무리 기술이 발전해도 사람이 사람으로 존재하는 한 그것은 변하지 않을 것이다.

기계를 통해 ‘사람과 연결되어 있다’는 느낌을 주려는 것이 기술 발전의 방향이라면, 그것을 더 잘 제공할 수 있는 방법이나 시스템은 언제나 가장 진보적인 것이다. 그런 점에서 ‘인간다움’이라는 가치를 제공할 수 있으면, 기술 수준에 상관없이 가장 진보적이고 가장 첨단일 것이다. 

그런 면에서 ‘인간다움을 회복하고 개발하게 하는 방법’으로서의 뇌교육은 개인에게도 많은 기업에게도 지속적인 성장을 위한 중요한 방향을 제공할 것이라고 생각한다. 

▲ 심신 건강, 인간도 자연의 일부임을 체험하는 시간


Q. 뇌교육은 ‘교육’이라는 단어 때문에 아동청소년 층에 국한된 학문이라는 오해가 많다. 오랫동안 뇌교육 기관들과 협력해 오면서, 뇌교육이란 무엇이라고 이해하고 있는가?

뇌교육의 역사를 보면, 인간의 뇌 안에 있는 인성, 혹은 홍익의 씨앗을 발현시키는 우리나라의 심신 수련법이 현대 사회에 맞게 정리된 것이 뇌교육이다. 

그 근본은 몸과 마음의 통합적 훈련을 통해 스스로 인간 뇌의 참된 가치를 깨닫고, 그 각성을 통해 사람을 변화시키고 세상을 변화시키고 지구를 살리고자 하는 것이다. 

여러 분야를 아우르는 이 심신수련의 포괄적인 성격이 세분화되고 전문화된 사회적 통념이나 학문 체계로는 이해되기 힘들었기 때문에, 먼저 ‘교육’이라는 분야에서 체계화되어 대중적으로 소개가 된 것이다. 

그런데 마침 그 시기에 한국 공교육 현장에서 교사들이 뇌교육을 보조 교육 프로그램으로 접목하는 사례들이 많이 나오면서 ‘뇌교육은 학생들을 대상으로 하는 교육’이라는 인식이 좀 더 공고해졌던 것 같다. 

미국에서 뇌교육이라는 용어는 한국보다 좀 더 폭넓게 쓰이고 있다. 학교나 교육 관계자들 대상으로 하는 프로그램 뿐만 아니라, 전국 100여개 Body & Brain 센터가 성인들을 대상으로 제공하는 프로그램들도 뇌교육의 원리와 방법을 활용하고 있다. 

Q. 아너스 헤이븐 리조트와는 어떤 프로젝트를 진행하고 있나?

아너스 헤이븐은 지난 2년간 뇌교육 연수원으로 리모델링을 진행하고 있다. 뇌의 잠재력과 참된 가치를 일깨우려는 프로그램을 제공하는 공간, 그런 사람들이 이용할 수 있는 공간이 되도록 하는 것이다. 이 호텔의 외부 환경과 시설을 바꾸고 바뀐 시설과 환경들을 활용해 돌아갈 수 있는 프로그램을 개발하기 위한 컨설팅을 하고 있는 중이다. 

그동안 골프 코스로 사용되었던 녹지들을 자연 체험 교육 공간으로 바꾸고, 그 일부를 유기농 농장으로 바꾸려고 한다. 그리고 리더십을 개발하고 친환경 삶을 경험할 수 있는 아웃도어 활동 프로그램들을 운영하기에 적합하도록 시설과 환경으로 개발하려고 한다. 

▲ 아너스 헤이븐에는 산자락 아래 200에이커의 부지에 무성한 정원과 호수 등이 조성되어 있어 자연 속에서 조직원들의 팀워크를 다지고 재충전하고자 하는 기관들의 연수도 사계절 진행된다.


그린 운영(Green operation)을 실천하기 위해 올해 쓰레기 제로(Zero waste) 프로그램을 도입한다. 음식물 쓰레기의 퇴비화 처리 시스템을 도입해서 호텔에서 나오는 음식물 쓰레기는 100퍼센트 유기농 농장 개발과 자연 생태계 복원에 쓰이게 될 것이다. 그리고 3년간에 걸쳐 단계적으로 재생 에너지 (Net zero) 프로그램을 도입하여, 태양열 패널로 생산되는 재생 전력 공급량이 공공 전력 시스템을 통해 공급받는 전력과 같거나 더 초과하게 함으로써 에너지 관련 탄소 발자국 (Carbon Footprint)를 제로로 만드는 넷제로를 달성하고자 하는 것이다. 

미국에서 골프 리조트는 가장 반 환경적인 비즈니스 가운데 하나이다. 아너스 헤이븐의 이런 변화가 이 호텔의 운영만 바꾸는 것이 아니라 지역 사회와 더 나아가서 리조트 산업계 전체의 변화를 위한 임팩트를 제공함으로써, 지속가능한 지구를 위한 큰 변화에 기여하고자 한다. 

Q. 지금 코로나 19 사태로 전 세계가 국경을 걸어잠그고 있고, 한 국가 안에서도 분열과 극단적 혐오주의가 나타나고 있다. 지구시민운동이 지금 이 시점에 어떤 의미가 있다고 보는가? 

현재 세계 여러 나라가 국경을 걸어 잠그려고 노력하고 있지만 역설적이게도 코로나 바이러스 상황은 우리가 얼마나 서로 연결되어 있는지를 극명하게 보여준다. 

혼자만의 힘으로는 단 몇일도 살 수 없는 세계에서, 내가 속한 공동체 전체의 건강과 안전 없이 단지 자기 입과 코를 막고 자기 손을 잘 씻는 것만으로 자신을 과연 얼마나 오랫동안 보호할 수 있을까? 국제간의 분업과 교류 협력 없이는 어느 한 나라도 스스로의 힘만으로는 단 몇 개월도 유지가 안되는 상호 의존적인 경제 시스템 속에서, 국경을 걸어 잠그고 얼마나 오래 버틸 수 있을 것인가? 

결국은 각 개인의 책임 있는 자기 관리, 공동체적인 캐어, 국제적인 공조 없이는 이러한 문제는 해결이 되지 않는다. 코로나 바이러스만이 아니라, 기후 변화, 무역 분쟁, 소득 불균형, 핵안전 등 현재 세계가 안고 있는 대부분의 핵심적인 문제들이 그러하다. 

이것은 세상을 널리 이롭게 하지 않고서는 자신을 이롭게 할 수가 없음을 의미한다. 지구시민 운동의 핵심인 홍익의 정신이 작은 지역사회에서 한 국가, 그리고 전체 인류 사회에 이르기까지 모든 단위에서 의사결정의 기본원리가 될 수밖에 없는 것이다.

이번 상황을 극복하는 과정에서 모든 나라에서 이러한 자각과 인식이 분명해지고, 이러한 방향으로의 변화를 위한 대중적인 요구가 더 크게 터져 나오기를 기대한다. 

특히 이미 위기 대응에서 좋은 모범으로 세계적인 주목을 받고 있는 한국이, 단순히 단기적으로 진단키트를 제공하는 차원에서 그치는 것이 아니라, 개인의 책임 있는 행동, 공동체적인 캐어, 국가 차원에서의 개방적이고 선도적인 국제 협력 등 모든 면에서 차원이 다른 행동을 보임으로써 평화롭고 지속가능한 세계를 위해 요구되는 더 큰 변화를 주도하는 국제적인 리더쉽을 확립하는 계기가 되기를 진정으로 희망한다. 

그리고 이를 통해, 이러한 리더쉽의 정신적 문화적인 뿌리인 홍익정신이 세계에 알려지고, 세계 곳곳에서 각성되고 성숙한 공동체적 시민의식을 기반으로 지구시민 운동이 전 세계에 보급되고 뿌릴 내릴 것을 기대한다.

정리. 김지인 국제뇌교육협회 국제협력팀장 | 사진 제공. 아너스 헤이븐 리조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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