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봉승 원로작가(사진)는 22일 2012 서울국제도서전 인문학아카데미 참석해, “인문학은 문사철(文史哲) 600권을 읽었을 때 가능하다“며, ”문학책 300권, 역사책 200권, 철학책 100권 읽어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근 ‘역사란 무엇인가’을 펴낸 신 작가는 이 좋은 아카데미에 참석하지 않은 청중을 안타까워하며 왜 문학, 역사, 철학을 읽어야 하는지 강연했다.
언어의 보물창고에 들어가라!
먼저 문학은 언어의 보물창고라는 것이다. 시나 소설 등 문학 관련 책을 읽는 것은 우리가 쓰는 단어라든지 언어생활을 윤택하게 만든다. 신 작가는 한국의 시 중에 몇편이나 외우냐며 영국에 할머니도 그 나라의 대표적인 시인 워즈워드가 지은 시 10편을 외운다고 했다.
문학책을 찾아서 읽는 것은 언어의 보물창고에서 들어가서 내가 가장 쓰기 정확한 단어를 쓸 수 있게 된다. 또한 대화의 수준이 달라지고 상대방을 설득하는 능력도 길러진다는 것이 신 작가의 주장이다.
300권은 세계문학전집 100권과 한국문학전집에 들어간 100권, 아직 전집에 들어가지 못한 책 100권을 합한 숫자다.
경험의 보고, ‘역사’
신봉승 작가는 요즘 정치가 조선왕조실록에서 하지 말라는 것을 자꾸 하게 되면 망하게 된다고 말했다. 그는 역사는 지금까지 있었던 모든 것을 썼기 때문에 ‘경험의 보고’라고 표현했다.
실제 신 작가는 책 한 권만 400페이지가 넘는 조선왕조실록 413권을 9년 동안 완독했다고 밝혔다. 일반인도 하루 100페이지씩 매일 읽으면 4년이 걸리는 분량이다. 그는 정권을 오래 잡고 있다가 후계자에게 주지 않으면 안 된다며, 대표적인 예로 대원군을 들었다. 대원군은 고종 12살이라 섭정을 한다. 만일 대원군이 고종이 20살이 되던 해에 그만뒀다면 조선왕조에서 가장 훌룡한 사람이 되었을 것이다.
“8년 동안 섭정을 해보니 재밌는 것이다. 결국 노탐에 젖은 대원군은 고종이 20살이 되어도 그만두지 않아 결국 망하게 된 것이다. 문사철을 등한시한 것이다.”
역사는 어떤 행동을 하면 감옥에 가는지 아니면 칭찬받는지 모두 정확하게 적혀있다. 또한 역사를 공부하는 것은 예전에 있었던 일을 참조해서 우리 사는 법도를 세우는 것이다. 신 작가는 역사책을 읽으려면 어렵다며, ‘역사란 무엇인가’와 같은 역사에세이는 중요한 대목만을 풀어서 썼기 때문에 읽기가 편하다고 말했다.
우리나라는 G7 선진국이 될 수 없다, 왜?
그는 문학과 역사에 이어 철학은 밥 먹고 생활하는 것에 머무르지 않고 한 차원 높은 형이상학적인 세계를 다룬다고 했다. 신 작가는 대학교에 다니던 50년대만 하더라도 ‘사르트르의 구토’, ‘카뮈의 이방인‘ 읽지 않으면 대학생으로 자격이 없었다고 말했다.
까뮈의 주인공이 내용 중에 ‘햇볕이 눈부시기 때문에 사람을 죽였다고 말한 것은 실존주의적 발상이다. 한국은 ’카드깡‘이라는 불리는 대출 문제로 사람을 죽이는 경우가 많다. 그는 5천만명 국민 중에 위와 같은 말을 하는 사람이 있어야 하지 않냐고 되물었다. 이는 우리 국민 모두가 문사철 근처에도 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지적했다.
신 작가는 강연 말미에 인구 5천만명과 국민소득 2만달러를 달성하며 가입하는 ‘2050 클럽’에 대해서도 한마디 했다.
“우리 한국의 위상이 2050 클럽에 들어가면 G7(대 선진국)으로 인정해요. 하지만 지금은 받을 수 없다. 그 이유는 인문학이 무너졌기 때문이다. 인문학은 밥 먹는 것과 상관없다. 대신에 삶이 윤택해진다. 그래서 오늘 행사(서울국제도서전)처럼 한국의 독서량을 보급하는 것이 중요하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