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스포츠] 몸-마음 깨워 온전히 자신을 만나는 수업

브레인 Vol.81

최정임의 국학기공 학교스포츠클럽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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뇌와교육 | 브레인 기자 |입력 2020년 07월 17일 (금) 22:3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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최정임의 국학기공 학교스포츠클럽 이야기 <1편>


# ‘과학교사인 나는 왜 국학기공을 학생들에게 이리도 간곡하게 가르치는 걸까?’ 학교에서의 교육활동을 통해 학생들에게 ‘나도 할 수 있다’라는 체험을 안겨주고 싶었다. 내가 국학기공을 통해 스스로의 건강뿐만 아니라 나의 존재 가치를 발견했듯이. 

또, 여기서 ‘간곡하게’라는 표현은 과학교사가 국학기공 수업까지 하려니 여러 가지로 고단한 일들이 많았다는 이야기이고, 그럼에도 불구하고 국학기공 수업을 놓지 않고 방과 후 수업, 동아리활동 등으로 이어왔다는 것이다.

과학수업시간에도 학생들에게 꼭 심어주고 싶은 것은 ‘나도 하니까 되네.’라는 성공체험이다. 물론, ‘과학’이라는 과목에 대해 학생들은 초등학교 시절에서 이루어진 선체험으로 인해 ‘나는 과학을 잘 못하는 아이’, ‘나는 과학에 소질이 없어’, ‘과학은 어려워’라고 단단하게 굳어진 생각들이 있다. 과학을 흥미 있어 하고 자신 있어 하는 친구들도 당연히 몇몇 있지만.  

학생들의 이러한 넋두리는 ‘자신은 과학을 100점 맞을 자신이 없다’는 것과 ‘과학을 쉽고 재미있게 배워보지 못했다’는 자신들의 과거 경험을 말한다고 볼 수 있다. 과거 그 당시 학생들이 말하는 기억은 사실 그대로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다. 학교생활의 주체인 학생들이 그렇게 믿고 이야기한다는 것이 중요하다. 

나는 이러한 학생들의 생각 그릇을 다시 채워주고 싶었다. 어떻게? 어떻게든.  ‘과학이 그렇게 어려운 게 아니었네. 할 만 하네’, ‘그동안 내가 하지 않았던 거네. 하니까 되네.’ 이런 이야기들이 학생들의 입에서 즐겁게 흘러나올 수 있도록. 

그래서 과학 내용에 대한 준비도 하지만 학생들이 재미있게 수업에 참여하고 발표를 해서 박수를 받는 경험, 짧은 시간이라도 집중해서 기억한 것을 맞출 수 있는 간단한 시험 등으로 학생들의 ‘기(氣)’를 살리는 수업을 하고자 한다.

# 국학기공 수업은 학생들의 선체험이 없는 교육활동이다. 처음 해보기 때문에 시작점부터 잘 하고 못하는 학생들의 구분이 없다. 다만, 작년부터 해왔던 학생과 올해 처음 하는 학생의 구분이 있을 뿐이다. 그래서 학년의 구분 없이 통합학년으로 운영이 될 때는 후배가 멘토가 되기도 한다. 그래도 어색해하지 않으며 선후배 관계와 멘토 멘티의 관계가 자연스럽게 맞물려진다.

국학기공 첫 수업은 몸 점검하는 시간이다. 몸의 좌우 균형, 몸의 유연성 등을 살펴보는 시간 동안 학생들은 자기도 모르는 사이 옆 친구와 비교를 하기 시작한다. 아프거나 다치기 전에는 자신의 몸에 별로 관심이 없는 혈기왕성한 청소년기 학생들이다. 

국학기공 수업을 처음 접하는 학생들은 몸을 바로 세우라고 하고, 몸을 느껴보라 하는 교사의 지도 멘트를 어색하고 어려워한다. ‘잘 모르겠어요.’라고. 그럴 땐 학생들이 쉽게 포기하거나 낙담할까 싶어 그 순간을 놓치지 않고 바로 “괜찮아. 나중엔 다 되니까 걱정 하지마. 지금 바로 잘 된다는 것이 더 이상한거야.”라고 하면서 학생들을 안심시키며 이끌고 나간다. 

수업 시간 내내 학생들에게 동작을 가르치면서 몸의 부위들을 계속 불러준다. “발바닥을 느껴봅니다. 발바닥. 어깨를 느껴봅니다. 어깨에 힘이 많이 들어가 있나요? 그러면 살짝 힘을 빼주세요. 손가락이 구부정하지 않도록 손끝까지 기운이 뻗치도록 합니다.” 

이렇게 동작 하나하나마다 몸의 부분들을 이야기해주면 어느새 학생들은 자신의 몸을 살피고 느끼려 한다. 그러면서 자신의 몸이 있는 그 곳에 마음을 두는 연습이 충분히 되도록 교사는 45분 수업 내내 동작 설명과 더불어 몸의 부분들을 지속적으로 이야기한다. 그래서 목소리 톤이나 크기, 속도 등에 대한 다양한 시도도 필요하다.

국학기공 수업은 신체활동이기 때문에 학생들이 힘들어하거나 동작이 잘 되지 않아 곤란해 하는 경우가 자주 있다. 특히나 걷기 10분만 하여도 ‘다리 아파요.’라고 하는 대한민국의 미래인 청소년들이기 때문에 더욱 그렇다. 


“뭐가 그렇게 힘드니?”라고 핀잔 섞인 충고를 할 수도 있지만, 그렇게 해서 학생들의 의욕을 기분 나쁘게 건드리면 그 다음 수업을 이끌고 가기가 더 힘들어진다는 것을 알기에 나는 오히려 큰 소리로 학생들을 응원한다. “잘한다!”, “나이스!”, “멋있다” “굿”. 이 때, 학생들은 교사의 응원에 좀 더 해보려 하는 마음을 내는 모습을 보인다.

수업 시간을 지킨 학생, 먼저 인사를 건네준 학생, 이전보다 동작이 조금이라도 나아진 학생, 잘 안 되는 동작을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해보려는 학생, 동작이 잘 안 되는 친구를 가르쳐주는 학생, 자신의 실수를 인정하고 사과를 할 줄 아는 학생. 셀 수도 없이 많은 칭찬거리들이 있다. 그러한 장면이 교사의 눈에 목격이 되면 공개적으로 이야기하면서 “다 같이 박수!!”하며 서로가 기분 좋은 칭찬 분위기를 연출한다.  

수업 마무리에서는 호흡명상을 한다. 학생들은 자리에 가부좌로 앉아 눈을 감는다. 누울 수 있는 공간에서는 누워서 진행하기도 한다. 물론 눈을 감지 않고 두리번거리는 학생이 간혹 있기는 하나 그들을 지적하거나 눈을 감으라고 요구하지는 않는다. 조용한 분위기를 위해서이기도 하지만 눈을 감는 것이 불편하여 감지 못하는 경우도 있을 거라는 것을 알기에 그대로 둔다. 

“편안하게 두 손을 양 무릎에 놓아둡니다. 어깨도 편안하게 하고. 숨 들이마시고, 천천히 내쉬고, 편안해지는 자신의 몸과 마음을 느껴봅니다.” 

이렇게 시작하는 5분 정도의 호흡명상 시간이 흐른다. 학생들은 이 시간을 생각보다 잘 즐긴다. 하루 중 이렇게 고요한 가운데 자신에 집중하는 순간이 얼마나 있을까? 교사인 나도 바쁘다는 이유로 반복되는 일상 속에서 나 자신을 바라보는 성찰의 시간을 자주 갖지 못한다. 

국학기공 수업은 국학기공 동작을 배우는 시간이면서 자신의 몸을 느끼고 마음을 살피는 시간이기도 하다. 그러한 과정을 통해 자신의 호흡, 몸, 마음을 터득하게 되고, 무대 위에서 국학기공 시범공연을 했을 때 학생들의 자신감(자신을 알고 믿는 마음)이 오롯이 드러날 수 있다.

글. 최정임
25년차 중학교 과학교사이다. 초임시절부터 ‘상담’ 공부를 하고 싶었는데 국학기공 수련을 하면서 몸짓 하나, 숨 하나를 통해 나를 바라보며 ‘나’라는 사람을 이해하기 시작하면서 신기하게도 ‘상담’에 대한 갈증이 사라져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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