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이가 들수록 기억이 ‘가물가물’, 왜?

직장인의 기억력 고민, 뇌과학으로 풀어보니

직장인 35.6% 기억력이 나빠진 이유로 ’나이‘를 꼽아

17년차 직장인 이경수(45)씨는 운전할 때 내비게이션이 없으면 가까운 마트도 찾아가지 못한다. 혹여나 스마트폰이라도 분실하면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가 얼마 되지 않아 PC방을 찾아야 할 정도다. 결혼기념일은 곳곳에 메모하지 않으면 아내에게 핀잔을 듣기 일쑤.

그렇다면 직장인들의 기억력 수준은 어느 정도일까? 우리나라 직장인 10명 중 4명은 ‘현재 기억할 수 있는 전화번호 개수가 4~6개인 것으로 드러났다.

잡코리아는 출판사 시드페이퍼와 함께 남녀직장인 1,226명을 대상으로 ‘직장인 기억력’에 대한 설문조사를 실시했다.

특히 기억력이 나빠진 이유에 대해서는 ‘나이’ 때문이라는 응답이 35.6%로 가장 많았다. 이어 ▲ 스마트폰 사용(26.3%) ▲ 잦은 음주(22.3%) ▲ 인터넷 사용(12.9%) ▲ 나빠지지 않았다(1.8%) ▲ 기타(1.1%) 순이었다.

기억력이 감퇴한다고 생각하는 시기로 ▲ ‘30대’(56.6%), ▲ 40대(26.0%) ▲ 20대(9.1%) ▲ 50대(8.0%) ▲ 기타(0.3%) 순으로 나타났다.


뇌과학에서 밝힌 기억력의 비밀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유는 무엇일까? 이에 대해 미국 예일 대학교 연구팀은 전전두엽을 꼽았다.

연구팀은 최근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뇌의 기능을 연구한 결과 나이가 들면 기억력이 떨어지는 이유로 전전두엽(prefrontal cortex) 부분이 약해지기 때문이다. 전전두엽은 인간의 뇌 가운데 이마 앞부분에 있는 영역으로 사람이 이성적인 사고를 할 수 있도록 하는 역할을 한다.

연구팀은 실험용 쥐를 대상으로 연구한 결과 늙은 쥐의 전전두엽 특정 부위의 활동이 젊은 쥐에 비해 크게 위축됐으며 이것이 결국 기억력 감퇴의 주요 원인이 된다는 것을 발견했다.

이번 연구는 세계 최고 권위의 학술지 네이처(Nature)에 실렸으며 미국 건강 뉴스 사이트인 헬스데이와 미국 과학논문 소개 사이트 유레칼러트 등이 보도했다.

또한 미국 매사추세츠공대(MIT) 도네가와 스스무 박사팀은 시냅스 형성이 잘못되면 기억력이 떨어진다는 연구결과를 신경과학 전문지 ‘뉴런’에 발표했다. 쥐에서 시냅스를 만드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하는 pak 유전자의 활성을 줄였더니 기억력이 현저하게 떨어졌다는 것이다.

쥐를 포함한 설치류의 경우 생후 2, 3주에 시냅스가 왕성하게 형성된다. 신경과학자들은 시냅스의 형성에 관한 메커니즘을 밝히면 기억력을 향상시키는 방법에 대해 알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

언제부터 기억력이 감퇴하는가에 대해서는 앞서 설문조사 직장인 10명 중의 8명(82.6%)이 30~40대를 꼽았다. 유니버시티 칼리지 런던 연구팀은 영국의학저널(BMJ)에 최신호 45세부터 기억력이 감퇴할 수 있는 것으로 발표했다.

연구팀은 지난 10년 동안 3차례에 걸쳐 성인 7,000여 명을 대상으로 기억력, 어휘력, 시·청각 이해력 등을 조사한 결과 남성과 여성 모두 45~49세에 기억력이 3.6% 떨어지는 것으로 확인됐다고 밝혔다. 반면에 65~70세 남성은 9.6%, 여성은 7.4% 떨어졌다. 이는 인지능 저하가 60세 이전에는 시작되지 않는다는 기존의 연구를 뒤엎은 것이다.

글.
윤관동 기자 kaebin@brainworld.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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