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음을 내려놓으니 아름다움이 보이는구나

지리산자락 화엄사에서 27일 오후 3시영성음악제

지리산자락 전남 구례군 화엄사에서 영성음악제가 열린다. 화엄제 2012가 그것으로 화엄제는 올해로 일곱 번째.

이번 주제는 '내려놓으니 아름답구나 How Beautiful Empty Being'이다. 국보67호 각황전 앞 뜰이 무대이고 객석이다. 별도로 무대를 만들지 않고 사찰 건물을 이용하여 절의 경내 뜰에서 열리는 음악제이다. 단풍이 곱게 물든 고즈넉한 고찰에서 마음을 적시는 음악은 영혼을 기쁘게 할 것이다. 얼마 전 방화로 불탈 뻔한 각황전(覺皇殿)은 조선 숙종이 지어 현판을 내린 것이라 한다. 각황은 깨달음의 가장 높은 위치에 있다는 뜻이니 부처를 이를 말이다. 각제(覺帝)ㆍ각왕(覺王)도 같은 뜻.

2006년 '첫발자국'으로 시작한 화엄제는 화엄경 입법계품의 '주인공'인 선재동자의 행적을 따랐다. '길떠남'(2007)을 한 후 길을 잃었을 때 '길을 묻다'(2008)로 많은 '길동무'(2009)를 만났고, '길눈뜨다'(2010)로 고비를 넘고 나서 얻은 '기쁨마중'(2011)의 감동을 함께 했다.

화엄제는 선재동자가 선지식에게 배우고자 했던 보살행은 결국 '내려놓는' 일이고 그럼으로써 이루어지는 아름다움을 순차로 구현한다. 올해 화엄제는 이 한 주기의 작은 완성이다.  

'화엄제2012'에는 한국, 티베트, 인도의 '내려놓는' 영성음악을 준비했다. 한반도 남쪽 고립된 섬 제주도에서 오랜 세월 이어 온 큰굿의 클라이맥스인 '저승사자의 노래'를 제주 큰굿의 맥을 이은 서순실 심방이 부른다. 서순실 심방은 제주도 출생으로 열네 살에 굿에 입문하여 제주도를 대표하는 심방들을 사사하였다. 제주도무형문화재 제13호인 제주큰굿 전수조교이며, 1970년대이후 쇠락한 제주굿을 살리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티베트의 전통 만트라를 현대음악 어법을 통해 현재화한 디첸 샥 닥샤이의 노래는 전 세계 영성음악 분야에서 가장 주목받는다. 디첸은 1959년 중국의 티베트 탄압 시기에 가족의 망명지인 카트만두에서 태어나 스위스에 있는 티베트공동체에서 자랐다.

2006년 발표한 첫 음반 'Dewa Che'부터 최근 발표한 열 번째 음반 'Jewel'에 담은 작품들은 티베트의 불교세계관에 바탕을 둔 '현재화한 만트라'이다.

인도 전통음악의 정상급 가수 슈바 조쉬와 월드뮤지션인 마니쉬 비아스가 한국의 젊은 음악인들과 즉흥연주를 한다. 슈바 조쉬는 오랜 세월 인도의 많은 음악가들에게 전통음악을 사사하였다. 다양한 인도 음악을 연주하는 정상급 연주가. 많은 인도영화 주제가를 불렀으며 2012년 영화 'Paulwaat'의 주제가를 불러 최우수 가수상을 받았다. 인도 라디어 전통음악 분야 최정상 등급을 받았다.

영성음악은 마음을 다스리는 음악이다. 마음을 다스리는 유일한 방법은 내려놓는 일이다. 생각의 바쁨을 내려놓고 머릿속의 짐도 가슴속의 오래된 상처도 내려놓고 분노와 탐욕과 어리석음을 모두 내려놓도록 음악제를 마련했다.

한편 이날 오전 11시부터 28일 오전 11시까지 화엄제 템플스테이도 함께 진행한다. 화엄제와 연결한 특별 프로그램이다.

자기성장과 영성음악에 관심있는 100명을 대상으로 고요한 깨달음의 공간 화엄사에서 화엄제를 관람하고 예불에 참석하고 '챈팅의 밤'에서 자신의 목소리를 통해 스스로 치유하고 명상한다. 향기로운 차와 함께 자기 자신을 성찰하고 내면의 신성한 에너지를 일깨우는 기회가 될 것이다.

화엄제는 대한불교 조계종 화엄사가 주최하고 화엄제집행위원회와 지리산권문화연구원이 주관하며 문화체육관광부, 전라남도, 구례군, 순천대학교가 후원한다.

글. 정유철 선임기자 npns@naver.com
전 전남일보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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