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황은 공황일 뿐

Body & Brain

브레인 36호
2013년 01월 08일 (화) 15: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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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예인들이 걸리는 병 아니야?’라고 생각할 수 있겠지만, 요즘 심리적 불안으로 호흡 곤란과 공황장애를 호소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공황장애는 심리적인 문제이다. 완치를 목표로 하기보다는 공황장애가 무엇인지 정확히 인지하고, 불안에 대한 감정을 조절하고, 공황이 왔을 때 대처하는 훈련이 필요하다.

어떤 상황에서 나타났는가가 중요하다

공황장애라는 증세는 오래전부터 존재해왔지만, 1980년대에 이르러서야 ‘공황장애’라는 명칭을 얻게 된 정신장애 중 하나이다. 공황(Panic)의 사전적 의미는 돌연한 공포, 당황, 겁먹음이다. 다시 말해 공황은 누구에게나 올 수 있는 일시적인 경험인 것이다. 때문에 공황장애라고 진단받았을 때 단순히 ‘공황을 경험했는가’는 중요하지 않다. 가족의 죽음, 파산, 재난, 전쟁 등 특별한 상황에서 경험한 공황은 공황장애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공황장애를 진단할 때는 공황이 ‘어떤 상황에서 나타났는가’가 공황을 경험한 이후 ‘공황에 대한 두려움을 가지게 되었는가’보다 더 중요하다.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주변에 위험을 느낄 만한 요소가 없고 지극히 일상적인 상황에서 갑자기 공황을 경험하게 되면, 실제 아무런 일 없이 원래의 몸 상태로 돌아오더라도 세 가지 변화를 보이게 된다.

하나는 다시 공황을 경험하게 될까 노심초사하는 것이고, 또 하나는 공황의 원인을 찾으며 불안에 떠는 것이며, 마지막으로 평소에 잘하던 행동을 못하거나 피하게 되는 것이다. 요약하자면, 공황장애는 공황을 예상하지 못한 상황에서 반복적으로 경험한 후 생각과 행동에 변화를 보이는 증세이다.

공황에 대처하는 방식

공황장애가 생기는 이유는 크게 세 가지로 이야기할 수 있다. 하나는 불안에 대한 신체적·심리적 취약성이다. 선천적 또는 후천적인 이유로 취약할 수 있다. 두 번째는 신체적·심리적 스트레스다. 공황의 발생과정을 보면 신체적·심리적으로 많은 압박을 받은 상태에서 갑자기 공황이 오는 경우가 많다.

하지만 이 두 가지는 회피할 수 없는 문제다. 취약성은 불가항력적인 것이고, 스트레스 또한 안 받고 살 수는 없는 문제다. 공황에 잘 대처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취약성과 스트레스를 인정하는 것이 우선이다.

그렇다면 우리가 적극적으로 할 수 있는 노력은 무엇일까? 바로 공황에 대한 세 번째 대처방식이다. 공황장애가 생기는 이유이기도 하면서 공황장애를 예방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공황을 경험했을 때 그것을 어떻게 받아들이는가에 따라서 이후에 장애를 겪기도 하고 일시적으로 경험하고 넘어가기도 한다.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생리적인 현상

공황은 항상 신체적인 증상들을 동반한다. 얼굴이 화끈거리거나 뒷목이 뻐근해지거나 가슴이 뛰거나 가슴에 통증을 느끼거나 혈압이 올라간다. 또 식은땀을 흘리거나 손발이 저리기도 하고 피부에 냉기가 돈다. 현기증이 나 눈앞이 캄캄해지기도 하고 입이 마르고 메스껍고 소화가 잘 안 되기도 한다.

소변이나 대변이 평소보다 자주 마려워지기도 하고 호흡이 빨라진다. 하지만 이러한 반응들은 우리 몸에 문제가 있다는 신호가 아니라 몸을 보호하기 위해서 나타나는 생리적인 현상이다. 즉 위험을 인지하고 자율신경계가 작용한 것이다.


자율신경계는 말 그대로 자율적으로 조절된다. 호흡, 체온, 소화, 맥박, 혈압 등 생명유지 기능을 보호해야 하기 때문이다. 자율신경계는 교감신경계와 부교감신경계로 나누어진다. 공황 시에 나타나는 신체반응들은 교감신경계가 활성화되면서 나타나는 현상이다.

반대로 부교감신경계는 흥분된 신체반응을 안정시키고 회복시킨다. 공황장애가 발생해서 응급실에 실려 갔는데, 병원에 도착하는 순간 증상이 사라지는 경우가 종종 있다. 이는 병원에 왔다는 안도감 때문에 부교감신경이 활성화되어 증상을 회복시킨 것이다.

과호흡을 진정시키고 깊은 호흡을 유지하는 것이 관건

공황 증세 자체가 어떤 위험한 결과를 유발하는 것은 아니며, 일정한 시간이 지나면 자연스럽게 사라진다. 공황 증세가 나타나면 너무 당황하지 말고 몸을 이완시켜 안정된 상태를 만들어야 한다. 그렇게 하기 위해 가장 먼저 해야 할 것은 자신의 호흡을 살피는 일이다. 호흡은 공황과 관련된 생체리듬 중에서 우리가 의식적으로 조절할 수 있는 거의 유일한 것이기 때문이다.


공황 증세는 대부분 과호흡을 동반한다. 과호흡은 공황의 시작이 될 수도 있고 공황의 결과가 될 수도 있다. 공황으로 과호흡이나 불규칙적인 호흡을 하고 있다면, 우선 일정한 속도의 호흡을 하도록 노력해야 한다. 주변에 빈 비닐봉지가 있다면 봉지를 입에 대고 호흡을 한다. 이렇게 하면 자신이 뱉은 이산화탄소를 다시 흡입하게 되어 호흡기로 들어오는 산소의 양을 줄일 수 있다.

봉지 같은 것이 없다면, 어깨를 똑바로 펴고 허리도 쭉 편 상태에서 편안하게 호흡하려고 노력한다. 복식호흡이 더 좋지만 생활화되지 않았다면 당황하여 오히려 불규칙적인 호흡을 하기 쉽다. 자신이 할 수 있는 한 천천히 그리고 깊게 호흡을 유지한다.

공황장애를 가진 사람들은 누구에게나 있는 불안, 자율신경 항진증상, 재앙적 사고 등에 더 예민할 뿐이다. ‘미치는 것이 아닐까’ ‘심장마비가 오는 것이 아닐까’ ‘죽는 것이 아닐까’ 하는 주변 사람들의 걱정부터 일단 놓아야 한다. 이는 편견일 뿐이다. 공황을 두려워하지 말자. 신체적인 문제가 생기는 것도 생명에 지장을 주는 것도 아니다. 한 전문가의 말처럼 공황장애의 최악은 그저 공황일 뿐이다.

글·최유리 yuri2u@hanmail.net | 도움 받은 책·《굿바이 공황장애》 최주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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