무심코 쓰는 학용품을 잘못 고르면 성장기 어린이의 지능, 신경계통 발달이 지연되거나 내분비계 장애 등이 발생할 수 있다.
새 학기가 시작하면서 아이들은 새로운 학용품을 살 생각에 들뜨기 시작한다. 학부모들은 아이들이 항상 쓸 학용품에 독성물질이 있진 않은지 살펴보아야 한다.
책가방이나 필통 중 반짝이는 재질은 표면에 프탈레이트가 함유될 가능성이 높다. 지우개나 필통 등 가운데 향기가 나는 제품은 향료를 첨가해서 만든다. 향료 중에는 독성물질도 있을 수 있어 피하는 것이 좋다.
학용품 때문에 노출될 수 있는 유해화학물질에서 어린이 건강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부(장관 유영숙)에서는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착한 학용품 구매 가이드'를 발간했다고 15일 밝혔다.
가이드에서는 책가방, 노트, 지우개, 필통, 클립, 파일 등 6개 종류의 학용품을 다루고 있다. 이들은 법적 기준치를 빈번히 초과하거나 폴리염화비닐(PVC)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아 특히 주의가 필요한 것이다.
학용품 색상을 화려하게 낼 때 사용하는 안료나 페인트에는 납, 카드뮴, 크롬 등 중금속 물질이 들어있을 수 있다. 반짝이거나 부드럽게 하려고 플라스틱 재질 부분에 프탈레이트를 사용했을 가능성도 있다.
이중 중금속은 어린이 피부를 자극해 알레르기 반응을 일으킬 수 있다. 납, 카드뮴, 수은 등은 지능이나 신경계통 발달을 지연시키거나 방해할 수 있다. 프탈레이트는 호르몬의 작용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졌으며, 성장기 어린이의 내분비계 장애 발생에 영향을 주는 물질로 추정된다.
이런 중금속을 피하려면 책가방이나 필통 중 반짝이는 재질의 제품은 피하는 것이 좋다. 노트는 표면 코팅이 비닐인 제품 중 PVC 재질인 것, 지우개가 너무 말랑거린다면 프탈레이트 계 가소제가 함유됐을 가능성이 높다.
가조제 등이 가방의 어깨끈이나 뒷면처럼 피부에 직접 닿는 쪽에 코팅되면 체온이 올라갔을 때 땀으로 쉽게 노출될 수 있다. 아이들이 쉽게 입에 댈 수 있는 쪽도 침 등으로 쉽게 묻어나올 수 있어 더욱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책가방, 필통, 클립 등 제품의 색깔이 화려하다면 안료(페인트) 중 중금속이 함유될 가능성이 높으므로 가급적 구매를 피한다.
이외에도 노트의 속지가 일반 제품보다 더 하얀 것은 형광증백제나 표백제가 사용됐을 가능성이 높고, 지우개나 필통 등 가운데 향기가 나는 제품은 향료 중 독성물질이 함유됐을 수 있어 확인이 필요하다.
이외에도 환경부는 ▲학용품 속에 유해물질이 있다? ▲얼마나 위험 하나요? ▲착한 학용품은 어떻게 알죠? ▲주요 유해물질 정보 ▲관련 정보사이트 등의 내용을 이번 가이드에 소개했다.
특히, 유해물질이 함유되지 않은 학용품을 고르는 방법을 쉽게 설명해 학부모나 교사뿐만 아니라 학생들도 학용품을 구매할 때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한편, 환경부가 가이드 제작에 앞서 서울 및 수도권 지역 학부모를 대상으로 설문조사를 한 결과, 학용품 안전성에 대한 정보 제공이 매우 필요하며(75.2%), 학용품 구매 시 유해물질에 관한 관심이 가장 높은 것(55.6%)으로 확인됐다.
실제로 이번 가이드에 소개된 학용품 중 책가방과 필통, 노트 등은 환경부가 지난해 실시한 어린이용품 유해물질 함유 실태조사에서 프탈레이트와 중금속이 동시에 초과한 것으로 나타나는 등 유해물질 초과사례가 빈번하다.
또한, 책가방이나 파일, 필통 등은 미국에서 ‘free PVC’ 소비자 권고운동이 벌어지고 있을 만큼 국내외적으로 어린이에게 미칠 유해성에 대한 우려가 크다.
이에 따라, 환경부는 어린이 건강보호를 위해 융합행정을 추진하는 행정안전부, 교육과학기술부, 보건복지부와 함께 ‘착한 학용품 구매 가이드’ 제작을 추진했다. ‘착한 학용품 구매 가이드’는 관계부처의 협조를 통해 학부모, 학생, 교사의 현명한 소비를 도울 수 있도록 학교, 유치원, 어린이집 등에 배포한 예정이다.
이와 함께 국민 누구나 활용할 수 있도록 ‘어린이 환경과 건강 포털’ 홈페이지(www.chemistory.co.kr)에도 게재할 예정이다.
글. 김효정 기자 manacula@brainworld.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