플라시보 효과와 뇌

[브레인 클리닉]

브레인 17호
2010년 12월 09일 (목) 06:5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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플라시보 효과(placebo effect)란 의학에서 약물 작용에 의하지 않은 약물의 치료 효과, 투약 효과에 수반되는 심리 효과를 말하며, 약리학적으로는 전혀 활성이 없는 약물을 환자에게 치료약이라고 믿게 해 질병에 유효한 작용이 나타난 경우를 말한다.

플라시보 효과가 약물 작용과는 상관없이 정보만으로 질병 치료 효과를 보기 때문에 의학계에서는 그동안 플라시보 효과를 인정하지 않았던 것이 사실이다. 하지만 현대인에게 심인성 질환이 급증하면서 건강에 있어 몸과 마음의 조화가 무엇보다 중요하다는 공감대가 형성되고, 몸과 마음의 연결 지대인 뇌의 역할이 크게 부각되면서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새로운 해석이 이뤄지고 있다.

플라시보 효과를 뇌의 관점에서 보면 일종의 정보 요법(또는 메시지 요법)이라고 볼 수 있다. 정보 요법은 뇌 속에 든 정보를 바꿈으로써 우리 몸의 자연치유력이 발동되어 몸이 스스로 병을 치료하고 건강하게 하는 원리에 따른 것이다.


뇌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설명이 가능해진 플라시보 효과

치료 또는 의사, 의학을 뜻하는 한자인 ‘醫의’는 원래 ‘의’자를 사용했다고 한다. 이 글자를 잘 살펴보면 밑에 무당을 뜻하는 ‘巫’자가 있는 것을 알 수 있다. 이는 옛날에는 의료 활동을 하는 의사의 역할을 무당이 했다는 것을 뜻한다. 사람들은 무당이라고 하면 전근대적이고 미신적인 것으로 격을 낮춰 보는 것이 일반적인데, 고대에는 사람의 질병을 고쳐주는 의료 활동을 하늘에 제사 지내는 ‘무당’이 같이 주관했다. 이 무당들은 실제로 약을 사용하기도 했지만, 하늘에 대한 ‘믿음’을 활용해 질병을 치료하는 플라시보 처방을 적극적으로 썼다.  그러나 ‘믿음’을 활용한 치료법은 시대가 흐르면서 의학과 과학이 발달함에 따라 미신이라고 천시받고, 공식 의료 영역에서 밀려나 민간요법의 하나로만 명맥을 유지했다.

하지만 의학과 과학이 크게 발달함에도 인간의 질병을 치료하는 데 현대의학은 한계점을 분명히 드러냈고, 점차 인체의 자연치유력이라는 궁극의 힘을 유도하는 여러 방법들에 관심을 보이기 시작했다. 또한 오랫동안 미지의 영역으로 남아 있던 뇌의 비밀이 차츰 밝혀지면서 그동안 과학적으로 입증할 수 없던 것들을 뇌과학에서 설명할 수 있게 되었다.

종교에서 일어나는 기적적인 치유 사례들도 사실 플라시보 효과를 적극 활용한 것인 경우가 많고, 이제는 이를 과학적으로도 설명하는 것도 어느 정도 가능해졌다. 양의학에서는 질병을 치료할 때 환자의 육체적인 비정상 상태에만 집중하고, 환자의 마음 상태와 주위 환경, 환자와 의사의 교감 같은 요인은 등한시했다. 그러나 인간의 질병이 점점 더 복잡한 양상을 띠면서 환자의 육체적인 비정상 상태보다 그 외의 상태 요인들이 질병을 치료하는 데 더 중요한 역할을 한다는 것을 인정하지 않을 수 없게 되었다. 이 같은 변화에 따라 그간 의학계에서 단순히 의약품의 효과를 검증하기 위해 활용해온 플라시보 효과에 많은 의학자들이 관심을 기울이게 되었다.


뇌는 몸과 마음을 하나로 연결하는 곳

플라시보 효과가 일어나는 원리는 여러 가지로 설명할 수 있는데, 그 핵심은 뇌에 있다. 지금까지 밝혀진 뇌의 메커니즘만으로도 플라시보 효과의 과학적인 근거는 충분히 입증할 수 있다. 하지만 플라시보 효과를 인간을 위해 어떻게 활용할 것인가 하는 것은 또 다른 문제로 남는다.

그동안 플라시보 효과에 대한 연구가 많이 이뤄졌고, 이를 의학에 활용하려는 시도도 많이 있었지만 실질적이고 체계적인 연구는 아직 미흡하다. 이는 기존의 제도권 의학의 고정된 시각에서 아직 벗어나지 못한 것이 가장 큰 원인이다. 인간의 몸과 마음을 별개의 것으로 인식하고, 눈으로 보이지 않는 정신의 세계는 의학의 범주에 포함시키지 않은 결과인 것이다.

우리말에서 ‘몸’과 ‘마음’은 본래 한 글자에서 나왔다. 인간의 몸과 마음은 둘이 아닌 하나이기 때문에 몸의 문제든 마음의 문제든 서로를 통해야 잘 풀 수 있다. 몸과 마음이 연결되는 곳이 바로 ‘뇌’다.

앞으로 플라시보 효과의 의학적 활용에 관한 심층적인 연구가 의학자들에 의해 많이 이뤄져야 한다. 이때 가장 중요한 전제는 ‘의학을 위한 의학’이 아니라 ‘인간을 위한 의학’이 되어야 한다는 것 아닐까.

글 · 장윤혁 비알한의원 대표 원장

일지심신의학연구소 소장. 비알한의원은 뇌를 기반으로 한 뇌호흡의 원리를 정통 한의학에 접목한 국내 유일의 뇌 전문 한의원이다. 불면증, 두통, 우울증, 틱 장애 등 뇌 관련 질환을 중점적으로 다루고, 뇌파 측정 시스템, 경락 측정기 등 동서 의학을 접목하는 다양한 측정기기를 구비하고 있다.

www.brclinic.co.kr 02-3453-94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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