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는 왜 브레인트레이닝을 해야하는가?

두뇌트레이닝

브레인 87호
2021년 09월 14일 (화) 10:0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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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무릎 수술 후, 뇌가소성 원리를 적용해 이루어 낸 바디프로필 사진

# <브레인> 잡지를 펴고 이 칼럼을 읽고 있는 당신은, 적어도 ‘뇌’에 관심이 많은 이라 생각된다. 뇌가 다양한 관점에서 조명되지만, 이 칼럼에서는 필자의 경험을 토대로 의학적, 과학적 탐구 이후 이어지는 뇌의 활용에 대한 이야기를 하고자 한다. 

뇌를 활용의 대상으로 보는 뇌교육에 근간하여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라는 자격이 개발되었다. 브레인트레이너가 지도하는 브레인트레이닝을 통해 뇌 건강 및 뇌 기능 향상을 이루고 조금 더 심화하여 자기계발, 자아실현을 이끈다.

여기서 주요한 것은 우리 두개골 속의 뇌를 트레이닝의 대상으로 두어 각자가 자신의 뇌를 주도적으로 변화시킬 수 있다는 관점이다. 필자가 10여년을 브레인트레이닝 분야에 종사하며 얻은 가장 큰 수확은 스스로의 정체성과 뇌의 가치에 대해 깨닫게 된 것이다.

예상치 못한 환경의 격변으로 모두에게 쇄신을 요구했던 2020년. 건강상 이유까지 더해져 자신의 뇌에 대한 큰 도전을 맞닥뜨리게 되었다. 17년 전 부상으로 재건 수술 하였던 무릎 인대에 또다시 이상이 생긴 것이다.

진단 결과 재재건술을 해야 하는 상황이었고 입원 치료와 함께 근 1년의 회복 시간이 필요하다는 통보를 받았다. 잠시도 틈 없이 짜여있는 빡빡한 업무 일정 속에 그러한 치료의 기간은 개인적으로나 속한 조직에게나 큰 손실이 될 수밖에 없었다. 우울했고 낙담했다.

수술 후 얼마의 시간이 지나, 극심한 통증과 함께 치료 기간에 대한 걱정이 사그라질 때쯤 스스로에 대해 진지하게 고민해 볼 수 있는 여유가 조금씩 생기기 시작했다. 돌이켜 보면 몇 년간 참 무리하게 몸과 뇌를 다뤄왔던 것이 느껴졌다.

일에 쫓겨 식사 때를 놓치거나, 폭식할 때가 많았다. 늦은 시간 귀가 길에는 달콤한 음료와 야식의 유혹을 떨쳐 버리기 힘들었다. 앉아서 근무하는 시간이 많다 보니 몸의 움직임도 줄었다. 그러는 사이 몸무게가 15킬로가 늘어나고 여러 가지 건강 지표가 이상을 알려왔다.

# ‘브레인트레이너’라 하는데 자신부터 뇌활용을 잘못하고 있었음을 뼈저리게 느꼈다. 그래서 결심했다. 브레인트레이너로서 모범을 보이자. 올해는 나의 몸, 그리고 ‘뇌’를 완전히 새롭게 리뉴얼 하는 시간으로 만들자. 

다행히 알고 있던 뇌에 대한 기반 지식이 그 시작을 수월케 했다. 뇌는 훈련하는 대로 변화할 수 있다는 ‘뇌가소성’을 신념화하기 시작했다. 병상에서 거동이 가능한 시점부터, 침대에 누워있는 것이 익숙해진 뇌를 ‘수술 부위는 조심하더라도 나머지 몸은 움직일 수 있으니 그렇게 해보자. 훈련하면 변할 수 있어’ 라고 다독이며, 물리치료사 분의 도움을 받아 누워서 할 수 있는 재활 운동부터 시작하였다.

그리고 많이 먹는 편인 식사량을 의도적으로 조금씩 줄이기 시작했다. 실제로 식사를 할 때는 더 먹고 싶은 마음이 굴뚝 같았지만, 30분 정도만 지나면 덜 먹은 양으로도 충분히 포만감이 느껴지고 위장이 차는 상태였음을 자각하였다.

어느 정도는 먹어야 한다는 나만의 정량이 있었고 이것 또한 습관적 반응으로 작용하고 있었음을 알게 되었다. 뇌에 새겨진 정량에 대한 기존 인식을, 식사량을 줄인 후 더 가벼운 몸과 나아진 두뇌 컨디션을 경험하는 것으로 변화시켜가기 시작했다.

퇴원을 하고 목발에 의지않고 걸을 수 있을 때부터는 본격적으로 식사량과 운동량, 체중을 기록하기 시작하였다. 한 주간, 한 달간 기록을 통해 변화 추이를 한 눈으로 확인하니 생활 습관을 스스로 주도하고 있음이 느껴졌다. 그러면서 몸무게를 8킬로 감량하는 것을 성공하였다. 하지만 여전히 근육량과 몸 상태는 이전 같지 않았다. 

브레인트레이닝에서 목표가 중요하다고 했다. 마침 지인이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었다며 사진을 보여주는데 순간적으로 이거다 싶었다. 그래, 내 몸과 뇌를 새롭게 변화시킨 것에 대해 증거를 남기자! 
 

▲ 무릎 수술 후, 뇌가소성 원리를 적용해 이루어 낸 바디프로필 사진

# 이듬해 초 날씬하고 건강한 몸을 만들어 바디프로필 사진을 찍어보는 것으로 목표를 선택했다. 역시 목표가 정해지니 뇌의 집중도는 더 높아졌다. 매일 아침 명상을 통해 목표를 떠올렸다.

간단히 식사 메뉴를 기록만 했던 것을, 스마트폰 앱을 활용하여 칼로리까지 기록 하는 것으로 기록의 정밀도를 높였다. 전문가 분에게 자문을 구하니 당시의 체중보다 10킬로는 더 감량해야하고 운동량을 하루 1시간 이상 늘여야 한다고 하여, 먹는 양과 운동 양을 얼마나 조절해야할지 계산을 하였다. 

그 때부터 ‘뇌’와의 수많은 협상이 시작되었다. 기초대사량과 운동량을 고려해 목표에 맞춰 먹는 양을 조절하기 시작하였는데 매번 갈등의 연속이었다. 먹고 싶은 음식이 있는데 그로 인해 당일 목표한 섭취량을 초과하게 되면 나도 모르게 가는 오른손을 왼손이 말리며 잡았다. 먹으면 목표점을 이루지 못 한다는 판단이, 음식을 간절히 원하는 욕구를 넘어뜨렸다. 

운동을 할 때도 마찬가지였다. 운동치료를 받고 있는 터라 운동치료사 분의 도움을 받기도 하였지만, 코로나 상황으로 실내 체육시설이 운영을 하지 않는 상황에서 대부분 혼자 트레이닝을 해야 했다. 일과를 마치고 집으로 들어오면 피로감으로 몸이 한없이 무거웠고 그대로 편안한 이불로 들어가 눕고 싶었다. 

그러나 그때마다 몇 개월 후 바디프로필을 찍는 장면을 떠올리며 이렇게 하루를 쉬면 목표에 멀어진다며 ‘뇌’를 다독였다. 귀찮음을 딛고 조금 마음을 내는 뇌를 움직여 쉬운 동작부터 시작하였다.

이내 더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아차린 뇌는 그 뜻에 동조하기 시작하고 중간 중간 운동으로 생기는 혈액순환의 기분 좋은 느낌은 운동에 점차 몰입되게 도왔다. 이렇게 혼자 하는 트레이닝도 매일 1시간을 훌쩍 넘겨 밀도 있게 진행할 수 있었다.

갈등 끝에 선택한 행동이 옳았음을, 다음 날 몸무게를 재며 확인할 때에는 마치 게임에서 보너스를 얻은 것처럼 쾌감이 일었다. 무엇보다 겉보기에도 차차 변화하는 자신의 몸을 볼 때마다 성취감과 만족감이 이루 말할 수 없이 컸다. 그러면서 이 지리한 뇌와의 협상 과정을 즐기게 되었고 점차 ‘습관적 반응을 통제하는 선택’이 익숙해졌다. 뇌가 훈련되어지는 것이 느껴졌다. 

# 매번 힘든 갈등의 연속이었지만 습관에 지지 않은 누적된 선택과 행동의 결과로 마침내 촬영 일주일 전, 목표하였던 10킬로 추가 감량을 성공하였다. 내친김에 한 주 더 노력하여 2킬로를 더 감량하였고 매일 아침 명상하며 상상하였던, 뇌를 든 멋진 브레인트레이너의 모습으로 바디프로필을 촬영할 수 있었다.

무릎 수술 후 만 1년. 뇌를 훈련하며 노력한 끝에 20킬로그램을 감량하고 전보다 더 건강한 몸을 만들어 목표를 달성하니 그렇게 기쁠 수 없었다. 불과 1년 전 무릎이 아파 수술대에 올랐을 때와 전혀 다른 몸과 뇌를 갖게 되었다. 뇌는 훈련에 의해 변화한다는 뇌가소성을 온 몸에 새겨 확인한 것이다.

자신의 정체성은 지금껏 살아오면서 해온 누적된 선택의 결과물이다. 스스로의 뇌를 훈련하여 마음먹은 대로 작용하게 하였으니 나의 정체성은 ‘뇌의 주인’임이 분명하다. 그리고 1년 전에는 상상도 하지 못했던 모습을 창조해 냈으니 나의 뇌가 가진 가치와 가능성이 무한함을 확인했다. 

이제 뇌를 활용하여 어떤 일이든 도전하고 이루어낼 수 있겠다는 자신감이 생긴다. 이것이 진정 우리가 브레인트레이닝을 해야 하는 이유이다. 동의하는가? 그렇다면 매일의 브레인트레이닝을 통해 자신의 뇌를 만나는 것부터 시작하자. 당신은 할 수 있다. 바로 ‘뇌’가 있기 때문이다.

글. 노형철 

많은 사람들이 뇌에 관심을 갖는 요즘, 뇌가 지닌 가치와 가능성을 전하는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가 이 사회에 꼭 필요한 전문가로 소임을 다하고자 한다. KAIST 전산 전공.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박사과정. 글로벌사이버대학교 뇌교육융합학과에서 [두뇌훈련법] 과목을 강의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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