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 리포트] 인지 변화는 어떻게 가능한가

의식은 왜 깨워야 하는가

브레인 96호
2023년 01월 09일 (월) 22: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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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미지. 게티이미지


인지와 메타인지는 상호보완적 관계

일반적으로 ‘인지’라는 개념은 자극을 받아들이고, 저장하고, 인출하는 일련의 정신 과정으로서 지각, 기억, 상상, 개념, 판단, 추리를 포함하여 무엇을 안다는 것을 나타내는 포괄적인 용어로 쓰인다. 

인간이 지각하는 정보는 시각, 청각, 촉각, 후각, 미각 등 오감을 통해서 정보를 수용한다. 이렇게 수용된 정보를 뇌는 ‘감각(즉각)기억’이라는 정보로 기억하고, 이 기억에 다시 주의 집중하면 ‘단기기억’ 또는 ‘작업기억’으로 저장한다. 

뇌는 정보를 ‘감각(즉각)기억’이라는 정보로 기억하고, 이 기억에 다시 주의 집중하면 ‘단기기억’ 또는 ‘작업기억’으로 저장한다. 이 기억을 다시 부호화, 정보화, 청킹(chunking, 기억의 대상인 자극이나 정보를 서로 의미 있게 연결시키거나 묶는 인지과정) 등 다양한 두뇌 훈련을 통해서 장기기억에 저장할 수 있다. 이와 같이 오감을 통해서 감각기억, 단기기억, 작업기억, 장기기억 등의 과정을 거쳐 정보를 저장하는 과정을 ‘정보처리 모형’이라 한다. 이러한 정보처리 모형에서 기억된 정보를 정확하게 인지하고 모니터링하면서 수정 보완하는 메타인지 능력이 필요하다. 즉 인지와 메타인지는 상호보완적 관계로서 교육적 효과를 극대화할 수 있는 중요한 요소이다.
 

▲ 이미지. 게티이미지


신체, 정서, 인지의 균형적 발달이 핵심

특히 미래 교육에 필요한 역량은 인지적인 역량뿐 아니라 신체 및 정서적인 역량이 매우 중요하다. 이는 뇌과학적으로 뇌간, 변연계, 대뇌피질 순으로 뇌가 진화하고 발달하는 과정에서도 알 수 있다. 즉 인간은 신체, 정서, 인지가 균형 있게 발달할 때 전인적인 성장과 발달을 이룰 수 있다.

먼저 신체와 관련된 뇌 영역을 살펴보면, 일상생활에서 걷기나 달리기 등 유산소운동을 규칙적으로 꾸준히 하는 사람들은 나이가 들어도 뇌의 젊음을 유지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가 있다. 

미국 일간 워싱턴포스트 등의 보도에 따르면 미국 일리노이대학교 생명과학연구소인 버크만 연구소 연구팀은 걷기나 수영 등의 운동을 규칙적으로 하면 체력이 좋아질 뿐 아니라 뇌의 연결성을 강화하여 뇌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또한 스페인·호주·미국의 공동 연구진이 만 8~11세 과체중 및 비만 아동 101명을 대상으로 한 연구를 통해 신체 활동이 활발할수록 뇌의 특정 영역 9곳에 있는 회백질 양이 많다는 것을 밝혀냈다. 

이런 뇌 영역은 인지 및 집행 기능 향상은 물론, 학업성취 능력 향상에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즉 유산소운동을 통해서 대뇌피질과 피질 하부 영역으로 알려진 특정 영역에 많은 뉴런이 생성된 것으로 밝혀졌다. 연구진은 1년 동안 유산소운동을 실시한 노인들한테서 해마의 자연적인 감소가 줄었을 뿐만 아니라 해마 용적이 오히려 2퍼센트 증가되어 기억력 향상을 관찰했다고 보고했다. 이는 운동을 통해 좋은 건강 수준을 유지하면 신체뿐 아니라 뇌와 인지능력 향상에도 기여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이외에도 고려대학교 연구팀의 연구 결과, 어릴 때부터 운동을 해온 농구 선수들의 소뇌 일부분이 평균 14퍼센트 더 큰 것으로 나타났으며, 크기가 커진 부위는 눈과 손의 협동 능력을 판정하는 곳이었다. 이는 글씨를 쓰거나 그림을 그릴 때 중요한 역할을 하는 부위로, 운동을 통해 대뇌의 운동 영역이나 기저핵 소뇌들이 서로 영향을 주고받으며 뇌가 전반적으로 활성화된 것이다. 따라서 신체활동은 뇌의 크기, 뇌 혈류, 그리고 뇌 성장 요소의 가용성을 증가시켜 뇌 기능과 인지능력 발달에 중요한 역할을 한다고 할 수 있다.
 

변연계는 신체와 인지를 연결하는 다리

뇌의 변연계는 신체와 인지를 연결하는 다리 역할을 한다. 변연계는 편도체와 해마를 포함하고 있다. 편도체는 감정을 인식하고 관리하는 두뇌 영역으로서 바로 옆에 위치한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 영향을 미친다. 해마는 기억과 관련된 두뇌 영역으로 편도체와 상호작용한다. 편도체가 스트레스를 많이 받아 부정적인 감정이 되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도 부정적인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이 저하될 수 있다. 

반대로 편도체에 기쁨이나 행복감을 주어서 긍정적인 감정이 되면 기억을 담당하는 해마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미쳐 인지 기능이 향상될 수 있다. 따라서 긍정적인 정서가 되면 인지 기능이 향상되고, 부정적인 정서가 되면 인지 기능은 저하될 수 있다. 이는 긍정적인 뇌가 부정적인 뇌보다 혈류량이 더 많다는 점을 보아도 알 수 있다.

또한 사탕 선물을 받거나 짧은 코미디 영화를 보면서 긍정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들은 부정적인 정서를 가진 사람들보다 더 높은 창의성을 보이는 것으로 나타났다. fMRI를 분석하면 창의력을 발휘하는 영역과 행복을 느끼는 영역에서 작용하는 신경전달물질이 유사하다. 

창조적이고 생산적인 활동을 하는 동안 뇌에서는 도파민과 세로토닌 신경망을 활성화할 수 있다. 도파민은 한계를 뛰어넘는 새로운 아이디어를 만들어 흥분감을 만들어내는 작용을 하고, 세로토닌은 지나친 흥분을 조절하도록 도우며 집중하게 하고 불확실성을 견뎌내는 힘을 준다. 이러한 창의적 경험이 뇌에 각인되면 창의적 활동을 생산하기 쉬운 뇌로 바뀌기 때문에 창의성은 문제해결 능력을 향상시키고 어려움을 극복할 수 있는 회복탄력성도 높일 수 있다.

미국 노스캐롤라이나 대학의 바바라 프레데릭슨 교수는 긍정적인 감정이 협응과 조절 능력 향상, 근력과 심혈관계의 건강이라는 신체적인 변화뿐만 아니라 심리적·지적·사회적인 능력 모두를 더욱 확장시키고 새롭게 만들어내는 역할을 한다는 연구를 발표했다. 이 연구결과에 따르면 긍정적인 감정은 문제해결 능력, 새로운 정보의 학습, 사회적인 관계의 견고함, 새로운 관계를 생성하는 능력, 창조성과 창의성, 미래에 대한 큰 그림을 그릴 수 있는 인지기능의 향상에 영향을 미친다고 한다.


심상 훈련, 자기암시, 긍정 확언이 인지 기능을 촉진한다
 

인지 기능과 가장 직접적으로 관련성 있는 두뇌 영역은 대뇌피질이다. 인지 기능과 관련된 대뇌피질의 발달을 위해서는 심상 훈련, 자기암시, 긍정 확언 등을 활용할 수 있다. 

심상 훈련은 ‘이미지 트레이닝’이라고도 하는데, 시각적 상상 훈련을 통해서 원하는 목표를 성취할 수 있다는 원리이다. 이러한 심상 훈련은 시냅스 회로를 변화시켜 인지 기능을 향상할 수 있다. 또한 자신의 꿈과 목표를 달성할 수 있다는 자기암시를 반복해서 시도하면 실제 자신이 원하는 것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된다. 자기암시는 신념과 가치관을 바꾸고 심지어는 자아개념도 변화시킬 수 있을 만큼 강력한 영향력을 가진다.

‘나는 할 수 있다’, ‘나는 성장할 수 있다’, ‘나는 행복하다’ 같은 긍정 확언 역시 실제로 그렇게 되는 힘을 발휘한다. 뇌는 상상과 현실을 구분하지 않기 때문에 자신이 목표를 달성하는 과정을 상상하면서 지속적으로 긍정 확언을 하면 바람을 현실로 창조할 수 있다.

스티브 마틴 교수팀은 텔레비전을 많이 보는 사람은 불행하다고 느끼는 반면, 책을 많이 읽는 사람은 행복감이 더 크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한 바 있다. 텔레비전 시청은 단기적으로는 즐거움을 주지만 오랜 시간 시청하면 우울감을 유발한다. 음악을 즐겨 듣는 학생이 책을 즐겨 읽는 학생보다 우울증이 훨씬 많다는 연구 결과도 있다. 브라이언 프리맥 교수팀은 음악을 즐겨 듣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우울증이 8.3배 많이 나타난 반면, 책을 많이 읽는 학생은 그렇지 않은 학생보다 우울증이 10분의 1로 적었다고 밝혔다. 

또 데이비드 루이스 박사팀은 스트레스 해소 방법으로 책 읽기가 최고라는 연구 결과를 내놓았다. 단 6분의 책 읽기만으로도 스트레스가 68퍼센트 감소하고, 심장 박동수가 줄어들며, 근육의 긴장이 풀어진다는 것이다. 음악 감상, 커피 마시기, 산책 같은 활동도 스트레스를 줄였지만 책읽기의 효과에는 미치지 못했다. 따라서 인지 기능 향상을 위해서는 독서가 그만큼 중요하다는 것을 알 수 있다.

마지막으로, 인지 중 뇌 기능 활성화에 영향을 미치는 요소는 ‘메타인지(Meta-cognition)’이다. 메타인지는 뇌가 외부세계에 대한 자신의 인지를 자각하거나 인지를 통제하는 능력이다. 인간이 학습하고 사고하는 과정에서 자신의 인지 과정에 대한 개념을 형성하고, 이를 통해 효과적인 인지 전략을 선택하고 통제하는 능력이라고도 할 수 있다. 


학습과 감정조절에도 메타인지가 영향을 미친다

자신의 인지를 통제하고 조절하는 능력으로서의 메타인지는 계획, 점검, 조절의 3가지 하위 요소로 구분할 수 있다. 최근의 연구 결과에 따르면 메타인지는 학업성적과도 관련성이 있다. 공부를 잘하는 학생은 자신이 부족한 점이 무엇인지 정확하게 알기 때문에 그것을 보완할 수 있는 반면, 공부를 못하는 학생은 자신이 무엇을 알고 무엇이 부족한지 제대로 알지 못한다. 학습의 측면에서도 자기 자신을 정확하게 바라볼 수 있는 객관적인 안목 즉, 메타인지가 영향을 미친다는 것이다. 

또한 메타인지가 발달한 사람은 자신의 감정 상태를 관찰하고 명확하게 알아차린다. 현재 자신의 감정 상태를 단지 느끼는 것을 넘어 지금의 감정이 왜 일어나는지, 감정을 일으킨 환경이 무엇인지를 객관적으로 바라보는 메타인지 능력은 매우 중요한 감각이다. 메타인지 능력은 자아존중감부터 업무적인 성취까지 삶의 모든 영역에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살펴본 바와 같이 신체 활동은 정서에 영향을 미치고, 정서는 인지 기능에 영향을 미치며 신체-정서-인지의 작용은 긴밀하게 연결된다. 따라서 몸, 마음, 뇌를 통합적인 관점에서 바라보는 메타인지 능력 향상을 위한 훈련이 필요하다. 브레인트레이닝의 핵심 목표가 이것이다. 브레인트레이닝 과정을 통해 몸과 마음과 뇌의 상태를 스스로 인지하고, 지속적으로 모니터링, 평가, 조절할 수 있는 메타인지 능력을 키울 수 있다. 
 

글. 신재한
브레인트레이너자격검정센터 센터장,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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