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셀럽] 비우면, 비로소 보이는 것들

미니멀 라이프와 제로 웨이스트

브레인 98호
2023년 04월 11일 (화) 12:5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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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상살이의 다양한 이슈를 ‘뇌’의 관점에서 풀어보는 브레인셀럽.  

<맥시멀 라이프가 싫어서>의 저자 신귀선 씨를 브레인셀럽으로 초대해 ‘정리가 필요한 뇌, 미니멀리즘’을 주제로 이야기를 나눴습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하고 불필요한 것을 비워내는 연습을 하다 보면 자신의 삶에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지 알게 된다고 합니다.


Q. 미니멀리즘이란? 

미니멀리즘을 최소주의라고 하는데, 사전적으로는 단순함에서 우러나는 미를 추구하는 사조를 말합니다. 말 그대로 최소를 지향하는 삶의 태도예요. 물질적인 것이든 정신적인 것이든 복잡하게 생각하지 않고 단순하게 소유하면서 몸과 마음의 자유를 추구하죠. 간혹 미니멀 라이프라고 하면 텅 빈 집을 떠올리기도 하는데, 물건을 줄이고 비우는 것은 미니멀리즘의 한 표현일 뿐이고 미니멀 라이프는 꼭 필요한 물건을 갖추고 편안하게 사는 것을 말합니다. 

‘만약 1백 명이 미니멀 라이프를 실천한다면 방법은 1백 가지다’라는 말이 있어요. 자신이 원하는 일에 집중하기 위해 세탁기, 청소기, 로봇 청소기, 식기세척기를 다 가진 미니멀리스트도 있죠. 미니멀리스트의 판별기준은 가진 물건의 종류나 개수가 아니에요. 필요한 물건을 잘 활용하면서 자신이 중요하게 생각하는 일에 집중하는 것이 핵심입니다. 
 

Q. 왜 요즘 미니멀리즘이 주목받을까요?

물건이 정리되어 있지 않고 산만할 때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티졸이 분비된다는 연구 결과가 있어요. 미니멀리즘은 물건을 비우고 정리하면서 삶에 안정감을 안겨줍니다. 그리고 시간과 공간, 식단, 인간관계 등을 주체적으로 관리하는 것을 목표로 해요. 새로운 물건이 날마다 쏟아져 나오는 것이 좋을 수도 있지만 수많은 선택지가 피로감을 주기도 합니다. 우리의 에너지는 한정적인데 매 순간 선택해야 하는 상황이라면 지칠 수밖에 없어요. 선택하는 고민을 줄이고 정말 중요한 곳에 에너지를 쓰는 미니멀리즘이 그래서 주목받는 것 아닐까 싶습니다. 
 

Q.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하게 된 계기가 있다면?

저는 미니멀과는 거리가 아주 먼 사람이었어요. 오히려 맥시멀 리스트라고 할 만했죠. 미니멀리즘에 관심을 갖게 된 건 아이 때문이에요. 아이가 일어서서 걷기 시작할 무렵이었는데 사용하지도 않는 운동기구 때문에 크게 다칠 뻔한 적이 있었어요. 그래서 운동기구를 치웠고, 그다음에는 화장대 서랍을 자꾸 여닫아서 불안한 마음에 화장대도 없앴어요.

그 두 개의 큰 물건을 치운 이후 점차 필요한 물건과 잘 쓰지 않는 물건의 기준이 생기기 시작했고, 계속 비워나갔죠. 단지 물건을 줄였을 뿐인데 몸과 마음이 편안해지는 것을 느끼면서 점점 미니멀 라이프의 매력에 빠져들었습니다.
 

▲ <맥시멀 라이프가 싫어서>의 저자 신귀선 작가


Q. 가족의 반응은 어떤가요? 
 

아이의 어릴 적 장난감이나 옷을 기부할 때 남편이 늘 함께하고, 이제는 중고 거래도 잘 실천하고 있어요. 아이에게 물건에 대한 책임감을 가져야 한다는 말을 자주 하기 때문인지 아이도 정리 정돈을 잘하고 자신의 물건을 팔아 용돈이 생기면 저금통에 넣어요. 
 

Q.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한 이후 무엇이 달라졌다고 느끼세요?

세상에는 삶의 질을 상승시켜주는 물건이 참 많죠. 아직도 저도 ‘세일’이라는 글자와 ‘1+1’에 눈길이 가고 귀가 솔깃해집니다. 하지만 이제는 어떤 물건을 소유한다는 것이 단순한 문제가 아니라는 것을 알죠. 소유에는 반드시 책임이 따르고, 그 물건을 끝까지 잘 쓰면서 낭비하지 않아야 한다는 생각이 물건의 유혹을 뿌리칠 수 있게 하는 힘인 것 같아요. 
 

Q. 물건을 버리는 기준은 무엇인가요?

미니멀 라이프 한다고 물건을 한꺼번에 많이 처분하는 것은 위험합니다. 먼저 비우는 기준을 정해두어야 합니다. 그 기준은 첫째, 필요성입니다. 이 물건이 우리 집에 꼭 필요한 물건인지, 언제 사용하는지를 따져봅니다. 

둘째, 얼마나 자주 사용하는지를 생각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는 물건이라면 이를 대체할 물건이 있는지를 생각해 보고 비울지를 결정합니다. 자주 사용하지 않더라도 대체할 물건이 없으면 비우지 않습니다. 

셋째, 비운 이후에 다시 사지 않을 것인지를 생각합니다. 충동 비움은 훗날 그 물건을 다시 사게 만들 수도 있습니다. 비우는 목적은 더 이상 낭비하지 않기 위함임을 잊지 마세요. 
 

Q. 제로 웨이스트도 실천하고 계시죠? 

비워지는 물건을 보며 생각했습니다. 그동안 쓸데없이 낭비를 너무 많이 했구나, 지구에 쓰레기를 많이도 버리는구나. 이상 기후 현상과 쓰레기 처리 문제를 볼 때는 아이의 미래가 걱정됐어요. 내가 누린 환경을 아이는 커서 누리지 못할 수도 있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죠. 미니멀 라이프는 환경문제에 관심을 갖게 하고, 앞으로 아이가 살 지구를 위해 지금 어떻게 살아야 할까 고민하게 합니다. 되도록 친환경 생활을 하고 낭비하지 않기 위해 음식점에 용기를 가져가고, 텀블러와 실리콘 빨대를 사용하고, 아이와 함께 플로깅을 합니다. 

미니멀 라이프에서 불필요한 것을 줄인다는 것은 낭비하지 않고 쓰레기를 만들지 않겠다는 삶의 자세이기 때문에 제로 웨이스트와도 닮았다고 생각해요. 미니멀 라이프도 제로 웨이스트도 오로지 지구 환경을 지키기 위해서 하는 것이 아닙니다.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위한 일이에요. 나의 무심한 소비와 생활 태도가 아이가 살아갈 미래의 지구에 해를 끼친다면 아이에게 정말 미안할 것 같거든요. 환경을 지키는 일은 내 몸과 마음을 건강하게 하고, 내가 사랑하는 사람들을 지키는 일이라고 생각하면 한결 실천하기 쉬울 것입니다.
 


“우리는 항상 시간이 없다고 말합니다. 저 또한 24시간이 너무 짧다고 생각했어요. 그런데 미니멀 라이프를 선택해 필요와 불필요를 고민해보면서 지난 30년 동안 몰랐던 저 자신의 취향을 알게 되었고, 물건이 줄어드니까 매 순간 자잘하게 선택해야 하는 시간과 고민도 줄었습니다. 이제 그 에너지를 내가 온전히 집중하고 싶은 일에 쏟으니 삶이 더 행복해졌습니다.”
 


비우고 얻은 10가지

첫째, 시간의 여유입니다. 좋아하고 관리가 가능한 물건만 남으면 물건과 공간의 구속에서 벗어나 원하는 일에 집중할 수 있는 시간이 주어집니다.

둘째, 청소에 대한 스트레스가 줄어듭니다. 빈 공간이 많아지고 물건이 적어지면 청소하는 스트레스가 줄어드는 것은 당연하겠죠.

셋째, 경제적으로 도움이 됩니다. 비움을 시작하면 소비 생활이 신중해지고 가계에 보탬이 됩니다. 

넷째, 쓰레기를 줄일 수 있습니다. 필요 없는 물건은 버리기보다 나누거나 중고 처분을 하기 때문에 쓰레기를 줄이는 효과가 있습니다. 

다섯째, 건강을 챙길 수 있습니다. 일회용품을 제한하고 친환경 제품을 사용하다 보면 지구뿐 아니라 가족의 건강도 지킬 수 있게 됩니다. 

여섯째, 나도 할 수 있다는 자신감이 생깁니다. 미니멀 라이프에 도전하고 실천하면서 자신감을 얻게 됩니다. 

일곱째, 식단에 변화가 생깁니다. 물건뿐 아니라 식료품도 신선한 것으로 조금씩 사 먹으면서 제철 음식을 챙겨 먹는 습관이 생깁니다. 

여덟째, 정리하고 청소하는 습관이 길러집니다. 미니멀 라이프를 꾸준히 실천하다 보면 정리와 비움의 즐거움을 알게 되어 자연스럽게 습관으로 이어집니다. 

아홉째, 물건에 대한 욕심이 줄어듭니다. 비움을 통해 물건의 가치와 소중함을 깨닫게 되고, 소비를 줄이다 보면 물건에 대한 욕심도 적어집니다. 

열째, 환경 보호입니다. 신중하고 가치 있는 소비를 통해 친환경 물건들을 구입하게 되면서 오래 사용할 수 있게 됩니다. 
 


무엇을 비울지 모르겠다면 다음 체크리스트를 활용해보세요
 

[난이도_하] “이 정도는 나도 버릴 수 있지”

유통기한 지난 화장품, 안 나오는 볼펜, 낡은 속옷, 다 쓴 건전지, 금 간 그릇, 기한 지난 쿠폰, 날짜 지난 상비약, 늘어난 양말, 안 쓰는 노트, 필요 없는 명함, 확인한 우편물들, 모아둔 단추, 너무 낡은 수건, 안 쓰는 안경 등

[난이도_중] “비울까 말까 고민되네”

몇 번 썼지만 필요 없어진 물건, 살이 찌거나 빠져서 못 입는 옷, 결혼 전에 신었던 높은 구두, 여행지에서 사 온 기념품, 멋있지만 안 신는 신발, 사용하지 않는 운동기기, 휴대폰 선들, 직접 만든 작품, 두르지 않는 목도리, 갖고 놀지 않는 장난감 등

[난이도_상] “비우고 싶지만 용기가 필요해” 

필요 없지만 한 번도 사용하지 않은 새 물건, 비싸게 주고 산 물건, 부피가 큰 물건, 가구, 전자기기, 오래된 휴대폰, 이미 읽은 책들, 추억이 담긴 물건 등 사람마다 느끼는 난이도가 다르겠지만 하나씩 체크하면서 비우다 보면 점차 늘어가는 빈 공간이 주는 만족감을 경험할 것입니다. 


정리_편집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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