거짓말 하는 아이, 속 마음 이해하기

닥터 브레인

뇌2004년3월호
2010년 12월 08일 (수) 22:0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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초등학교 5학년인 아들이 요즘 부쩍 거짓말로 핑계를 많이 댑니다. 숙제를 잊어버리고 안 해놓고도 선생님께는 할머니 댁에 다녀왔다는 둥 빤히 보이는 거짓말로 상황을 모면하려 하는가 하면, 일기를 안 쓰고는 선생님께서 일기장을 안 내주셨다고 진짜라며 큰소리로 대들다시피 합니다. 크게 야단을 치고 매를 들어도 그 때 뿐이라 걱정입니다. 정직한 아이로 성장하도록 거짓핑계 대는 습관을 고쳐주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요?

일반적으로 아이들이 하는 거짓말의 종류에는 관심을 끌기 위한 거짓말, 소망을 충족시키기 위한 거짓말, 나쁜 의도로 타인에게 피해를 주기 위한 거짓말, 자기방어를 위한 거짓말 등이 있습니다. 그렇기에 아이가 거짓말을 하는 경우 어떤 상태에서 어떤 거짓말을 하는가를 잘 파악해야 합니다. 어떤 때, 누구에 대해, 어떤 내용의 표현을 하는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하죠. 표면적이 아닌 아이의 진짜마음을 이해하지 않으면 안 됩니다. 어떤 목적을 달성하기 위한 거짓말이라면 즉시 이에 대처해 주어야 합니다.

이 아동의 거짓말은 남을 속이려는 거짓말이라기보다는 엄마의 꾸중이나 간섭을 피하려는 의도가 강한 것 같습니다. 이런 경우라면 엄마가 아이를 혼내는 빈도나 태도를 일단 되돌아보실 필요가 있습니다. 문제의 핵심은 거짓말 자체보다 엄마와의 관계에 있기 때문에 아이와의 현재관계를 잘 살펴보시기 바랍니다. 아이의 입장을 헤아려 주기보다는 무조건 야단치는 양육태도와 엄마 마음에 들지 않는 아동의 행동이 반복되면, 관계가 악순환되어 아이는 갈수록 반항적이 되고, 엄마는 아이가 점차 미워지게 됩니다.

관계 회복을 위해서는 엄마와 아이 모두의 노력이 필요합니다. 어머니께서는 부모교육을 받거나 아이를 이해하기 위한 노력을 기울이시고, 아이에게는 현재 아이가 엄마에게 어떤 감정을 갖고 있는지 점검하여 그 심각성에 따라 대처합니다. 그리고 아이의 생활전반에 대한 점검이 필요합니다. 이렇게 불성실한 태도가 용납되면 안이한 생활방식이 습관화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인간생활을 버텨주는 큰 기둥인 책임감과 신뢰감에 대해 알려주고, 경쟁할 때 규칙을 무시한다든지, 하지 않고도 했다고 하는 행동들은 잘 짚어줘야 합니다.

솔직한 아이로 성장시키려면, 부모가 대화의 창을 활짝 열어두어야 합니다. 거짓말을 할 때 위협하는 것은 도리어 아이가 또 다른 거짓말을 하거나, 자신에 대한 부정적인 이미지를 갖게 할 수 있으므로 진실을 말할 때 선입견 없이 대하고 마음을 잘 받아주는 것이 무엇보다도 중요합니다.

경우에 따라서 부모 자신이 아이에게 거짓말을 하는 경우가 있습니다. 예컨대 ‘다음에’, ‘이번에는 꼭’이라고 말하면서도 그냥 넘어가는 일이지요. 아이는 대부분 부모의 말을 믿고 기다리는데, 그렇지 않은 경험들이 쌓이면 거짓말이나 책임감, 신뢰감 등에 대해 올바로 인식하지 못합니다. ‘거짓말을 하는 것은 신뢰감을 배반하는 것’이라든지 ‘신뢰하는 사람에게 거짓말을 해서는 안 된다’는 예리한 생활감각을 키워주는 것이 거짓말에 대한 가장 효과적인 교육이라고 생각합니다. 

글| 오미경
한국뇌과학연구원 선임연구원. 이화여대 아동발달심리학 박사. 아동 상담 및 치료분야에서 다년간 강의 및 임상경험이 있으며, 현재 뇌의 구조와 메커니즘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새로운 심리학적 접근을 시도하는 연구를 진행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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