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잔의 물이 뇌를 움직인다

브레인 푸드

브레인 5호
2010년 12월 09일 (목) 00:1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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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구는 물의 행성이다. 물은 지구상에서 액체, 기체, 고체의 형태로 발견되는 유일한 물질이다. 지금으로부터 약 35억 년 전, 바다에서 생명이 태어난 이후 생명은 늘 물과 함께해왔다. 사람 역시 어머니의 양수라는 물에서 열 달을 자라 세상으로 나온다. 사람은 한 달 이상 음식을 먹지 않고도 살 수 있지만 물이 없이는 일주일 정도밖에 살지 못한다. 가장 기초적인 식품인 물과 뇌에 대해 알아보자.

뇌를 둘러싼 물

인체의 65~70%는 물이고 특히 뇌는 75%가 물이다. 인체에서 물은 필수적이다. 물은 영양과 산소를 세포에 전달하고, 관절의 충격을 흡수하며, 장기와 조직들을 보호하고, 노폐물을 제거한다. 또 물은 비열이 높아 인체의 온도를 조절하는 데도 중요한 역할을 한다.

그러나 물이 필수적인 가장 큰 이유는 거의 모든 생명현상이 물 속에서 이루어진다는 데 있다. 많은 효소들과 분자들이 물 속에서 화학반응을 일으킨다. 우리의 생각을 만들어내는 뇌 속 전기반응도 마찬가지다. 세포막을 경계로 세포 속과 바깥의 물에 녹아 있는 이온 농도의 차이로 생명활동과 신호가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물은 독성이 적고 안정적인 성질 때문에 모든 생명의 주된 구성성분이자 활동의 무대가 된다.

뇌와 척수를 둘러싸고 있는 뇌척수액은 뇌의 무게를 지탱하고, 뼈와의 윤활이나 충격을 흡수하는 작용을 하며, 두뇌세포가 활동하는 환경이 되는 물이다. 한 뉴런의 전기신호는 다른 뉴런과의 시냅스 연결에서는 화학적 신호로 바뀐다.

신경전달물질은 시냅스와 시냅스 사이에서 분비되고 흡수되는데 어찌 보면 하나의 세포에서 물속으로 신경전달물질을 뿜어내고, 다른 세포에서는 그것을 잡아내는 것과 같다. 뇌세포 사이사이의 물에 녹아 있는 전해질과 각종 물질들에 의해 뇌세포의 활동이 민감하게 바뀐다. 따라서 물이 부족해서 농도가 달라지면 뇌는 다르게 움직이고 심한 경우 활동을 멈추게 된다.

목마른 뇌

우리의 뇌는 이러한 물의 중요성 때문에 갈증에 매우 민감할 수밖에 없다. 체내 수분의 2%만 줄어도 시상하부의 갈증중추는 흥분하고 체내 수분의 5%까지 줄어들면 그야말로 정신없이 물을 마시게 된다. 또 삼투압을 감지하는 실방핵과 시상상핵도 피의 농도에 따라 신호를 보낸다.

사람은 하루에 소변과 땀 등으로 2.5리터 정도를 배출한다. 대부분의 음식에는 수분이 포함되어 있기 때문에 먹거나 마시는 것으로 그만큼 흡수해야 한다. 의사들은 보통 하루 6~8잔의 물을 마시는 것을 권장하는데 활동에 따라 달라진다고 한다. 목이 마르면 반드시 물을 마셔야 하고 잠에서 깬 후에는 수면 도중의 탈수에서 벗어나기 위해 꼭 물을 마실 필요가 있다.

식전과 운동 전 30분 정도에 미리 물을 마셔두는 것도 좋다. 땀을 많이 흘리는 경우 운동 도중이라도 마셔야만 한다. 또한 질병에 따라 다르지만 병에 걸렸을 때는 스스로 감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있어서 목마르지 않더라도 물을 마셔두는 것이 좋다. 어린이와 노인의 경우는 수분결핍만으로도 열이 오르기 때문이다.

뇌의 기능을 떨어뜨리는 물 섭취

충분한 물을 마시는 것이 중요하지만 너무 많은 물을 한꺼번에 마시는 것은 좋지 않다. 물 마시기 대회 후 두통을 호소하며 사망한 사람이 있을 만큼 너무 많은 물을 단시간에 섭취하면 전해질의 균형이 깨어지고 ‘물중독’ 현상이 일어나 위험해질 수 있다.

신생아의 경우 모유나 우유 외의 물 섭취가 위험한 경우도 이 때문이다. 단시간 내 많은 물 섭취로 인한 물중독은 다른 어떤 중독보다 무서울 수 있기 때문에 같은 양이라도 천천히 마시는 것이 좋다.

물의 양 못지않게 적절한 때에 마시는 것도 뇌의 기능에 중요하다. 브리스톨 대학의 실험심리학자 피터 로저스Peter Rogers와 연구진들은 60명의 자원자를 대상으로 목이 마른지 물어본 후 아무것도 마시지 않은 그룹과 10°C의 물 330ml를 마신 그룹으로 나누어 수행 능력을 측정했다. 이 실험에서 목이 말랐다고 대답하고 물을 마신 사람이 마시지 않은 사람보다 10% 정도 수행 능력이 뛰어났다.

더욱 놀라운 사실은 목마르지 않았는데 물을 마신 사람은 15% 정도 수행 능력이 떨어졌다는 것이다. 연구팀은 운전이나 지적인 업무를 수행하는 뇌 활동에서 물이 영향을 미치기 때문이 적당한 때에 적당한 양만큼만 마시는 것이 좋다고 한다.

음식과 음료는 생명을 유지하기 위해 꼭 필요하지만 소화 과정에서는 잠시 동안 생리학적 변화를 가져오기 마련이다. 소화기관이 부분적으로 차가워지는 효과를 처리하기 위해 자원을 전환해야 하기 때문에 음식물의 온도도 적절해야 한다. 또한 당분이나 카페인 같은 첨가물이 들어간 어떤 음료도 순수한 물과는 다른 효과를 낸다는 것을 기억해야 한다. 균형 잡힌 물 섭취야말로 뇌 건강과 원활한 두뇌 사용의 첫걸음이다.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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