날씬하고 싶은가, 생체시계를 따르라

브레인 다이어트

브레인 6호
2010년 12월 08일 (수) 12:0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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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 달간의 프로젝트를 마친 나복만 씨는 사우나로 들어섰다. 그런데 오늘따라 거울에 비친 자신의 모습이 뚱뚱해 보인다. 당황한 그가 체중을 재어보니 아니나 다를까 평소보다 몇 킬로그램이 늘어난 것이 아닌가? 그동안 잠도 제대로 자지 못하고 식사도 건너뛸 때가 많았던 나복만 씨로서는 기가 막혔다. 도대체 체중이 불어난 이유는 과연 무엇일까?

생활 리듬이 몸속 환경을 바꾼다

나복만 씨가 살이 찐 원인을 알려면 먼저 한 달간의 불규칙한 생활을 거치는 동안 그의 몸속에서 어떤 일이 벌어졌는지 살펴볼 필요가 있다. 가장 큰 영향을 준 것은 불규칙적이고 부족한 수면시간이다. 잠이 부족하면 인체는 식욕억제 호르몬인 렙틴의 분비량은 줄이는 반면 식욕을 촉진하는 그렐린 분비량은 늘린다. 스트레스 호르몬인 코르티솔의 분비도 늘린다.

나복만 씨처럼 자신은 스스로 식사를 조절한다고 생각하겠지만 식욕과 만족도 자체가 달라져 있기 때문에 평소보다 많이 먹게 되고 식사의 종류도 탄수화물과 지방이 많은 음식에 손이 더 가게 되어 있다. 식사 시간도 문제가 된다. 시간에 쫓기다 보니 잠들기 직전에 식사를 하는 경우가 많았고, 잦은 야근으로 야식도 잦았다.

밤에는 인슐린 저항성이 발생하기 때문에 음식으로 얻은 에너지가 효과적으로 사용되지 못한다. 더구나 식사 후 활동을 하면 에너지가 20% 축적되지만 바로 잤기 때문에 40~50%가 축적되었다. 또 늦은 식사가 수면의 질을 저하시켜 피곤함은 더해갔다.

20년간 미국 비만 인구가 폭증한 것도 평균 수면 시간이 1시간 30분 정도 감소된 것과 관계가 있다는 연구 결과에서 보듯 수면 부족은 비만을 부른다. 불규칙하게 잤기 때문에 나복만 씨의 수면 부족은 계속해서 풀리지 않았다. 결국 나복만 씨가 살이 찐 이유는 생체시계의 리듬이 엉망이 되었기 때문이다. 

몸속을 조율하는 생체시계들

우리 몸은 다양한 주기에 따라 움직이고 있다. 하루를 주기로 밤에는 잠이 오고, 아침에 깨고, 식사 시간마다 배꼽시계가 우리를 허기지게 만든다. 내장마다 주기도 다양해서 간刊처럼 335가지 종류의 주기를 가지기도 한다. 작게는 세포 하나가 새로 생겨날 때를 결정하는 세포 속 시계도 있다.

이렇게 다양한 몸 속 생체시계에서도 가장 핵심이 되는 중추시계는 뇌의 시상하부 교차상핵(suprachiasmatic nucleus, SCN)의 일주기 시계다. 눈의 망막에 있는 멜라놉신이라는 단백질을 가진 세포들이 일종의 네트워크를 형성해서 해가 뜨고 지는 것에 따라 빛과 어둠의 정보를 중추시계에 전달해 몸속 시간을 날마다 재조정한다. 중추시계와 말초시계는 정보를 주고받으면서 장기의 활동을 시간대별로 조율해서 하나의 오케스트라를 이룬다.

이러한 생체시계가 흐트러지면 앞에서 보듯 내장 활동과 몸속 환경이 정상과는 달라져 비만 외에도 다양한 문제를 일으킨다. 피 속 지방산의 농도도 비정상적으로 높아져 심장병, 당뇨병, 신진대사 장애의 위험이 증가한다. 집중력도 저하되고 업무 효율성도 떨어진다. 또  두통과 어지러움이 생길 뿐 아니라 감정도 예민해진다. 더구나 생체시계가 고장나면 뇌의 기능도 떨어지기 때문에 자신의 상태에 대한 심각성을 잘 판단하지 못할 때가 많다.

박자가 맞지 않는 노래만큼 듣기 괴로운 것은 없는 것처럼 생체시계가 맞지 않는 몸과 뇌는 그만큼 괴롭기 짝이 없다. 엉망이 된 생체시계는 몸과 뇌에게 기본적인 식사와 수면도 어려운 비상상황이라는 잘못된 신호를 보내어 결국 살이 찌도록 만든다. 반면에 규칙적인 생체시계는 안정과 여유를 주고 적절한 에너지 소모를 가능하게 해 이상적인 체형을 유지할 수 있게 만든다. 날씬하고 싶으면 먼저 자신의 생체시계부터 제대로 따르자.

생체시계 제대로 맞추기

생체시계의 시간은 물리적인 시간의 흐름에 따라 움직이는 것이 아니라 주변 환경과 우리의 생활습관에 따라 바뀐다. 따라서 생체시계를 제대로 맞추기 위해서는 먼저 수면을 조절할 필요가 있다. 규칙적인 시간에, 되도록 충분하게 잠을 잘 자고, 불가피한 경우는 수면 주기를 방해하지 않을 정도인 10~20분간의 낮잠을 잔다. 주말에 몰아서 자는 것은 생체시계를 고장내고 수면의 질만 떨어뜨린다. 늦게 자고 늦게 일어나는 것보다 일찍 잠자리에 들어 일찍 일어나는 것이 낫다.

다음으로 자신의 몸과 뇌에게 언제가 낮이고 밤인지 규칙적으로 알려주어야 한다. 아침에 일어나면 먼저 손과 발을 가볍게 움직여 워밍업을 시작한다. 손가락과 발가락을 굽혔다 폈다 하면서 천천히 팔다리도 움직이고 기지개를 켜서 등과 허리도 곧게 편다. 밤새 기능이 떨어졌던 기능을 서서히 올리고 난 다음 낮에는 충분히 햇빛을 쬔다. 생체시계가 제대로 맞지 않는 가장 큰 원인은 일조량 부족이기 때문이다. 낮에 신체활동이 많으면 밤에 숙면을 더 잘 취할 수 있기 때문에 운동도 큰 도움이 된다.

식사도 조절할 필요가 있다. 식사와 같은 생존에 중요한 활동이 중추시계를 역으로 조종하기도 하기 때문이다. 음식을 소화하는 데 4시간 정도 걸리기 때문에 8시 이후에는 되도록 먹지 않고 불가피할 때는 달고 기름진 음식을 피해 탄수화물과 섬유질, 저지방 단백질, 무기질 등이 골고루 들어있는 음식을 먹어야 한다.


글·김성진 daniyak@brainmedia.co.kr│사진·김명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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