채식은 지구를 살리는 힘

지구시민 생활법

브레인 31호
2011년 12월 26일 (월) 19: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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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의 할리우드 스타들 중 채식주의자를 자처하는 배우들이 꽤 눈에 띌 만큼 채식은 하나의 라이프 스타일로 주목받고 있다. 그런데 우리나라는 아직 채식주의자들이 설 자리가 좁은 게 현실이다. 최근 채식을 실천하는 의료인들이 함께 펴낸 채식 책이 눈길을 끈다. 채식주의자들의 채식 사랑에는 나와 이웃과 지구를 살리는 방법이 숨어 있다.

채식에 답이 있다
대단한 육식주의자로 알려진 미국의 빌 클린턴 전 대통령. 그는 얼마 전 CNN과의 인터뷰에서 고기는 물론 우유, 버터, 치즈 같은 유제품과 달걀도 먹지 않는 엄격한 채식주의자가 됐다고 밝혔다. 그는 2004(4337)년에 심혈관계 질환으로 여러 차례 수술을 받은 후 식습관을 완전히 바꿨다. 그 후 체중이 줄고 건강이 좋아졌을 뿐 아니라 이웃을 위해서, 세계를 위해서 자신이 더 많이 움직여야겠다는 의욕도 커지는 등 채식이 의식에도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말했다.

클린턴의 경우처럼 많은 사람들이 건강상의 이유로 채식을 시작한다. 특히 병원에서 포기한 중증 질환 환자들이 지푸라기라도 잡는 심정으로 채식을 시도하는 경우가 많은데, 적지 않은 이들이 채식으로 건강을 되찾기도 한다. 요즘 들어 채식이 각광받는 이유를 들여다보면 육식으로 인한 각종 질병의 증가와 관련이 깊다. 건강을 지키는 비결, 채식에서 그 답을 찾을 수 있을까.

채식을 둘러싼 오해
채식주의자들은 평화롭고 고요하지만 왠지 힘이 없어 보일 것이라는 편견을 가진 사람들이 많다. 하지만 예수, 석가모니, 소크라테스, 플라톤, 레오나르도 다빈치, 뉴턴, 톨스토이, 아인슈타인, 링컨, 벤저민 프랭클린, 간디, 에디슨, 스티브 잡스 등 역사적으로 많은 업적을 남기고 자신의 분야에 열정적인 에너지를 쏟아낸 채식주의자들이 적지 않다. 아웅산 수지, 제인 구달, 브래드 피트, 나탈리 포트만, 톰 크루즈 등은 여전히 활발한 활동을 하고 있다. 

채식주의자들이 힘이 없을 것 같다는 편견에는 그들이 단백질을 충분히 섭취하지 못할 뿐 아니라 영양이 결핍되기 쉬울 것이라는 생각이 자리 잡고 있다. 채식을 통해서는 단백질, 철분, 칼슘, 비타민B12 같은 필수 영양소를 얻기 힘들다는 게 일반적인 생각이지만, 채식주의자들은 과일, 야채, 견과류, 콩류, 씨앗류, 해조류 등 다양한 음식과 영양보충제를 통해 필수 영양소를 공급받을 수 있다.

여성의 경우 임신과 출산이라는 문제를 피해갈 수 없다. 임신을 하면 양질의 영양소를 고루 섭취해야 한다는 생각에 채식을 더욱 꺼리게 되는데, 채식을 통해서도 충분히 건강한 임신과 출산을 할 수 있고 모유 수유까지 가능하다. 채식주의자들 중에는 우유와 유제품, 달걀류를 먹지 않는 완전 채식주의자들도 있지만 이런 식품을 먹는 비교적 온건한 채식주의자들도 있다.

채식하는 의사들의 모임인 ‘베지닥터’ 소속 의사들은 “올바른 채식을 통해 인체에 필요한 탄수화물과 단백질, 각종 미네랄, 지방 등의 영양소를 골고루 충분히 섭취할 수 있다”고 주장한다. 그리고 그들은 직접 채식을 실천함으로써 자신들의 경험을 바탕으로 일반인이나 원인 모를 질환을 가진 환자들이 적절한 채식을 실천할 수 있도록 돕고 있다.


채식은 섭취하는 음식에 따라 완전채식, 우유채식, 계란채식, 생선채식 등 크게 4단계로 나눌 수 있다. 완전채식은 영어로 비건(vegan)이라고 부르는데 이 단계는 육류, 어류, 계란, 우유를 비롯해 동물성 성분이 들어간 음식을 일절 먹지 않는다. 경우에 따라서는 모피나 가죽옷도 입지 않고 화장품 등의 성분까지 확인하고 사용한다.

다음 단계인 우유채식은 락토(lacto) 베지터리언이라고 부르는데 육류, 어류, 계란은 먹지 않지만 유제품류는 섭취한다. 이 다음 단계인 계란채식, 락토오보(lacto-ovo) 베지테리언은 육류와 어류는 먹지 않지만 계란과 유제품은 섭취한다. 마지막으로 가장 온건한 채식주의자를 생선채식 또는 페스코(pesco) 베지테리언이라고 하는데 이들은 육류를 제외한 어류와 계란, 유제품 등을 섭취한다.

고기를 기분 좋게 먹기 어려운 현실
갈수록 심각해지는 환경오염 문제와 지구온난화 등으로 인해 지구환경은 점점 척박해지고 있다. 한때 이러한 모든 환경 문제의 주범을 산업화로 몰아간 적도 있지만 이제는 얘기가 다르다.

산업화에 따른 환경문제가 여전히 심각한 것도 사실이지만, 인간이 육류와 어류를 더 저렴하고 신속하게 먹기 위해 ‘농장’과 ‘양식’으로 대표되는 축산업과 수산업이 기업 형태로 발전하면서 심각한 환경오염을 일으키고 있다. 뿐만 아니라 기업 형태의 대규모 축수산업에 따른 항생제 오남용과 각종 비윤리적인 과정의 사육 조건 및 도살처리 과정도 문제가 된다. 


한 연구 결과에 의하면 육식이 이산화탄소뿐 아니라 메탄가스, 아산화질소 등 다량의 온실가스를 발생시키며, 지구온난화의 51%이상의 원인을 제공하고 있다고 한다. 2006년 유엔식량농업기구에서 발표한 보고서는 축산업이 기후변화와 공기오염, 토양과 토질 및 수질 저하에 상당한 영향을 미친다고 밝혔다.

이런 환경오염의 피해는 대규모 농장과 양식장 근처에 사는 사람들에게는 더 즉각적인 위협을 가한다. 설사 윤리적인 방법으로 동물 복지를 최대한 보장하면서 기업 형태의 축수산업을 유지한다고 해도 특히 동물을 기르기 위해 필요한 땅과 동물 먹이로 제공할 옥수수 등을 키우는 데 필요한 땅은 어마어마할 뿐 아니라, 지구 반대편에는 지구온난화에 따른 가뭄 등으로 인해 목초지나 경작지를 잃고 생존의 문제에 시달리는 이웃과, 먹을 것이 없어 굶주리는 우리의 이웃도 있다.

내 입에 고기가 들어가기까지 너무나 많은 것들이 희생되어야 하는 것이다. 그러한 사실들을 인지한다면 과연 마음 편하게, 기쁘게, 맛있게 고기를 씹고 삼킬 수 있을까?  

우리의 선택이 지구를 살린다
잡식을 하는 우리는 적어도 우리가 먹는 음식들이 어디에서 어떻게 왔는지 질문을 던져볼 필요가 있다. 꼭 채식을 해야만 한다는 것이 아니다.

우리가 맛있게 먹은 육식이 제공되기까지 동물들이 느꼈을 고통과, 우리 이웃의 누군가는 공장형 축산업과 수산업으로 인해  고통스러운 피해를 당했다는 점, 또 인간을 위해 자신의 마음대로 자연을 이용할 수 있다는 ‘만물의 영장, 인간중심적인 가치관’을 돌아보는 것만으로도 의의가 있다고 할 것이다. 한 사람의 채식은 선택이지만, 많은 이들의 채식은 지구를 살리는 힘이 될 수 있다.

글·정소현 nalda98@brainmedia.co.kr 
도움 받은 책·《채식이 답이다》 베지닥터,《죽음의 밥상》 피터 싱어, 짐 메이슨
도움 받은 곳·한국채식연합 www.vege.or.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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