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가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는 것 같아요”

뇌교육 Q&A

브레인 33호
2012년 09월 06일 (목) 09:1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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Q. 올해 중학교 1학년에 입학한 아들을 둔 맞벌이 주부입니다. 아이가 중학교에 들어가더니 성격이 많이 변했어요. 전보다 말이 없어지고 자기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부쩍 늘었습니다. 학교 가는 것도 싫어하고 친하게 지내는 친구도 별로 없는 것 같아요.

초등학교 때는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었는지 곧잘 이야기했는데, 요즘은 통 이야기를 하려고 하지 않아요. 단순히 사춘기를 겪는 것일 수도 있지만, 요즘 학교 폭력 문제가 이슈이다 보니 혹시 학교에서 무슨 일이 있는 건 아닌지 걱정됩니다. 이 부분에 관해서 아이와 어떤 식으로 이야기를 해야 할지, 그리고 실제로 학교 폭력 문제를 겪고 있다면 어떻게 대처해야 할지 궁금합니다.

A. 최근 학교 폭력을 경험하는 시기가 빨라지고 그 방법도 과격한 양상을 띠기 때문에 부모들이 ‘혹시 우리 아이도?’ 하며 걱정하는 경우가 많아졌습니다. 아이들은 중학생만 되어도 부모와 소통하기를 꺼리기 때문에 부모들이 관심을 가지고 유심히 관찰하지 않으면 그 실상을 알아차리기가 어렵습니다. 하지만 학교 폭력은 그 피해가 매우 심각하므로 무엇보다 빨리 발견하고 대책을 세우는 것이 중요합니다.

아이를 유심히 관찰하여 학교 폭력의 징후가 있는지 살펴보세요
위 학생이 보이는 징후들을 보면 학교 폭력의 피해자일 가능성이 있습니다. 학교 폭력의 징후는 다음과 같습니다. 얼굴 표정이 어둡거나 시무룩할 때가 많다, 방에 혼자 있는 시간이 많다, 말이 없다, 친한 친구가 별로 없다, 멍하니 있는 때가 많고 집중하지 못한다, 학교에 가기 싫어하고 전학을 보내달라고 한다, 학용품이나 옷, 가방 등 물건을 자주 잃어버렸다고 한다, 밖에 나가는 것을 싫어하고 두려워하는 것 같다, 성적이 갑자기 떨어진다, 용돈을 많이 쓰려고 한다, 전화를 받을 때 긴장하거나 당황해 한다.

만약 아이가 실제로 학교 폭력을 당하고 있다면 이때 부모의 반응이 매우 중요합니다. 많은 부모들이 아이에게 “왜 맞고만 있었느냐”, “너도 때리지 그랬어”, “너도 뭔가를 잘못했으니까 그랬겠지”, “그 아이를 가만 두지 않겠다!” 등 아이를 비난하거나 다그치거나 흥분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그러나 이런 태도는 아이가 부모를 신뢰하지 못하게 하는 원인이 될 뿐, 문제를 해결하는 데 전혀 도움이 되지 않습니다. 그러면 아이는 더 이상 말을 하려 하지 않고 입을 다물어버리고 맙니다.

학교 폭력 피해 학생이 느끼는 가장 큰 감정은 ‘일이 커지지 않을까’, ‘보복당하지 않을까’ 하는 두려움입니다. 그런데 부모가 감정적으로 대응하면 아이는 부모로부터 이해받거나 공감을 얻지 못했다는 생각에 더 힘들어하고 마음을 닫아버리게 됩니다.

따라서 부모는 나서서 문제를 해결해주려고 하기보다는 아이의 상처받은 마음을 알아주고 공감하면서 아이의 존재를 받아들이는 태도를 가져야 합니다. “그래, 그런 일이 있었구나, 엄마 아빠는 네가 그렇게 힘든 줄 몰랐구나, 혼자 많이 힘들었겠다.

네가 그렇게 솔직하게 이야기해줘서 고맙다. 이제 엄마아빠가 알았으니 걱정하지 마.” 이런 식의 말을 하며 아이가 편안한 분위기 속에서 대화를 할 수 있도록 이끄는 것이 중요합니다. 그런 다음 “어떻게 문제를 해결해나갈지 함께 생각해보자”고 하며 아이와 해결 방법을 의논하는 것이 바람직한 순서입니다.

보복이 두려워 알리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이 따른다는 것을 알려주세요
한 가지 주의할 점은 학교 폭력 사실을 알았다고 해서 흥분해서 가해 부모에게 바로 전화를 한다거나 만나서 해결하려 들지 말아야 한다는 것입니다. 부모끼리 만나서 해결하려다 오히려 사건이 확대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부모들은 자기 아이 입장에서만 생각하기 때문이지요.

부모가 서로 만나야 한다면 반드시 교사의 입회하에 만나야 합니다. 아이와 함께 피해 증거를 마련하는 것도 중요합니다. ‘우리 아이가 맞았어요’라고 애매하게 말하기보다는 정확하게 언제 어디서 어떻게 맞았는지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이때 대부분의 피해 학생들이 보복이 두려워 신고하지 못한다는 사실을 부모가 인지하고 있어야 합니다.

부모는 보복이 두려워 알리지 않으면 더 큰 고통을 받는다는 사실을 아이에게 충분히 설명하고 설득해야 합니다. 또 부모나 교사에게 알리는 것은 ‘고자질’이 아니라는 것을 인지시켜야 합니다. 얘기하면 일이 더 커질 것이라는 불안함 대신 ‘부모에게 말하면 해결된다’는 강한 믿음을 주는 것이 중요합니다. 


문제를 풀어가는 과정에서는 교사와 전문가의 도움을 받아 가해 학생의 진심 어린 사과를 받는 것도 반드시 병행해야 합니다. 반 전체 학생 앞에서 공개적으로 사과를 받는 것은 피해 학생의 자존감을 회복하는 좋은 방법이 될 수 있습니다.

학교 폭력의 피해는 앞으로 삶 전반에 부정적인 영향을 줄 수 있을 정도로 심각한 문제임을 알고, 자녀의 분노, 좌절감, 패배감 그리고 우울감 등 부정적인 정서를 치유하는 심리치료 과정을 병행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피해의 상처가 제대로 치유되지 못하면 언젠가 또 다시 폭력의 피해자나 가해자가 될 수 있기 때문입니다.

자기주장을 분명하게 할 수 있도록 지도하세요
또 앞으로 이런 일을 다시 겪지 않도록 ‘자기주장 훈련’이나 ‘친구 사귀는 기술’을 습득하는 것도 필요합니다. 누군가 자신을 가해하려고 할 때 위축되기보다는 “때리지 마”, “네가 그러면 나 엄청 기분 나빠”, “나에게 함부로 대하지 마”라고 큰 소리로 말해 거절의 의사를 분명히 밝히는 것도 피해를 당하지 않는 방법입니다.

실제로 학교 폭력으로 고통을 당해 전학한 아이가 그 학교에서도 왕따를 당해 힘들어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학교 폭력이라는 것 자체가 나쁜 것이고 없어져야 하는 것이지만, 친구를 사귀지 못하고 외톨이로 있는 아이에게도 문제가 있는 경우가 많습니다.

이런 학생들을 위해 ‘친구에게 용기 내어 다가가기’, ‘미소 짓기’, ‘관심 가지기’, ‘친절하게 행동하기’와 같은 친구를 사귀는 구체적인 방법이나 기술을 알려주는 것도 필요합니다.

글·오미경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교수
일러스트레이션·류주영 ryu.jooyoung@gmail.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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