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간에 대한 탐구를 꿈꾸는 인지과학과 뇌교육

브레인 에듀

브레인 8호
2010년 12월 08일 (수) 16:3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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무엇인가에 대해 궁금증을 갖는 호기심은 자연스럽다. 그러한 인간의 탐구적 욕구가 외부세계에 대한 많은 것들을 만들어내는 원동력이 된 것 또한 당연할 것이다. 인간은 스스로를 알고자 했다. 물질의 창조가 아닌 보이지 않는 정신적 사고를 갖춘 인간 본연에 대해서 알고자 했다.

인간에 대한 관심이 인지과학의 출발

‘인지’란 ‘안다는 것’을 뜻한다. 모든 과학자들이 가장 궁금해하는 ‘인간’에 대한 관심이 인지과학의 시작이자 지향점이다. 인지과학은 이러한 인간의 마음과 뇌를 이해하기 위하여 신경과학, 심리학, 언어학, 인류학, 철학, 컴퓨터과학 등의 연구방법과 연구결과를 연결하는 학문이다. 또한, 인지 기능은 인간만이 유일하게 가지고 있는 기능으로 지식, 의식, 지능, 사고, 상상력, 창의력, 계획과 전략, 추리, 문제해결, 개념화, 분류, 상징화 등 거의 모든 고등 정신 기능을 포함한다.

인지과학은 흔히 ‘인간 정보처리론’이라고도 하는데, 이는 인지과학에서 가장 많이 사용되는 접근법이 정보처리적 접근법임을 반영한다. 정보처리적 접근법은 자료를 입력하고, 저장 및 연산한 후에 출력을 하는 컴퓨터의 처리 과정과 유사하다. 즉, 정보처리 접근법에서는 정보의 습득, 저장, 인출 및 활용이 여러 개의 개별적 단계로 구성되어 있다고 보고, 이들 단계에서 어떤 일이 벌어지는지를 밝히고자 한다.

정보처리 단계는 감각 저장, 형태 인식, 단기기억, 장기기억 등의 단계를 포함하며, 인지과학 분야에서는 이러한 정보처리의 각 단계에 대한 연구들이 다양하게 이루어져왔다. 그러나 정보처리 단계에는 문제 해결이나 추론, 해석, 의사 결정 등의 고차적 인지 기능을 나타내는 단계는 포함되어 있지 않다. 인지 기능의 목적이 결국 보다 더 적합한 의사 결정을 하기 위한 것임을 상기할 때, 이러한 복합 인지 기능에 대한 연구가 더 많이 이루어져야 한다.

고차원적 정보처리인 ‘실행 기능’이 중요

최근에는 정보처리의 각 단계를 통합하여 조절하고 통제하는 기능인 ‘실행 기능(executive function)’이나 ‘상위 인지(meta cognition)’ 개념들이 등장하고 있으며, 그 중요성이 부각되고 있다. 이 중 실행 기능은 목적을 이루기 위하여 행동을 계획하는 능력, 정보를 유연하게 사용하는 능력, 행동의 결과를 파악하고, 제한된 정보에도 불구하고 이에 근거하여 합리적인 추론을 할 수 있는 능력 등을 포함한다. 실행 기능에 관련된 뇌 부위는 주로 전두엽, 특히 전전두엽인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반 지식, 어휘, 공간 능력 등 일반적으로 잠재적 지적 능력을 측정하는 IQ가 정상 수준을 유지하더라도, 실행 기능이 손상될 수 있다. 신경과학자인 배니치Banich의 2004년 연구에 의하면 간단한 안면 수술 도중 산소 결핍 사고로 뇌 기능이 손상된 중년의 외과의사가 이로 인해 정신 기능의 손상을 보였는데, 특히 계획하고, 변화에 적응하며, 독립적으로 행동하는 능력에서 손상을 보였다고 한다. 사고 이후에 지능 검사를 실시하였을 때, 그는 대부분의 지능 검사 하위 척도에서 ‘우수’ 이상의 점수를 받았다. 하지만, 지능이 잘 유지됨에도 불구하고, 그는 일상생활에서 겪게 되는 많은 사소한 일들을 감당하지 못했고, 자신의 문제가 무엇인지 인식하지 못했다. 이전에는 노련한 외과의사였으나, 단순한 반복적 업무도 수행할 수 없게 되었고, 변화에 적응하지 못했다. 또한 행동을 취하고 미래에 대한 계획을 세우는 데 곤란을 겪게 되었다. 기본적인 정보처리 기능은 수행하나 인간만이 갖는 고차원적인 인지 기능이 떨어진 셈이다.

상위 인지 기능과 뇌교육

실행 기능의 다양한 속성 때문에 일부 학자들은 실행 기능을 목적 지향적 행동에 필수적인 자아(ego) 기능으로 간주하기도 한다(Gazzaniga et al., 2002). 이는 최근 체험적 교육방법론으로 선진 교육계를 비롯해 국내에서 주목받고 있는 뇌교육의 5단계(뇌감각 깨우기, 뇌 유연화하기, 뇌 정화하기, 뇌 통합하기, 뇌 주인 되기) 중 ‘뇌 통합하기’와 ‘뇌 주인 되기’ 단계와 일맥상통하는 바가 있다.

뇌 통합하기 단계는 자신을 바라보는 의식이 커져 자아성찰의 뇌 기능이 높아지는 단계로 알려져 있다. 이 단계를 통해서 개인의 깊은 내면을 관찰하고, 참된 자아를 찾아, 자신의 뇌를 어떤 목적으로 어떻게 사용할지에 대한 명확한 삶의 목적과 비전을 자각할 수 있게 된다. 또한 ‘뇌 주인 되기’단계는 진정한 뇌의 주인으로서 자신의 의지와 뜻대로 행동하고 실천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100% 활용하는 삶을 살아가는 단계로 간주된다. 이러한 뇌교육의 단계적 구성은 실행 기능이 효율적으로 수행될 때의 효과와 유사하다고 할 수 있다.

특히, 인지과학 분야에서 상위 인지 기능에 대한 관심이 고조되는 시점에 교육 분야에서 ‘뇌교육’의 등장은 매우 주목받을 만하다. 새로운 인지과학적 모델을 정립하기 위해서는 기존과 같이 정보처리의 각 단계에 대한 개별적이고 분석적인 연구만으로 구성되어서는 안 되며, 복합 인지 기능 및 상위 인지 기능을 통합적으로 향상시킬 수 있는 접근법을 포함하여야 인간에 대한 보다 깊은 이해가 가능하다. 이것은 새로운 교육 대안으로 주목받고 있는 뇌교육이 인지과학의 새로운 융합 분야로 기대되는 이유이기도 하다.

윤선아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  뇌교육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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