잠자는 동안 뇌는 무슨 일을 할까?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 유튜브 채널과 함께하는 뇌 이야기

브레인 89호
2021년 09월 23일 (목) 13: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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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간은 하루 3분의 1에 해당하는 시간을 잠자는 데 쓴다. 그만큼 수면은 일상생활과 건강에 상당히 많은 영향을 끼친다. 사람마다 건강 상태와 생활환경이 다르기 때문에 적정 수면 시간에도 차이가 있지만 일반적으로 성인은 7~8시간, 아동은 9~10시간으로 알려져 있다.
이렇게 긴 시간 동안 뇌는 무엇을 할까?
 

▲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 유튜브 채널 '잠 잘때 뇌는 무슨 일을 할까?!' 편 

 
잠을 단순히 의식이 사라진 상태라고 보아서는 곤란하다. 잠을 잘 때, 특히 렘수면 (Rapid Eye Movement : REM수면) 상태에서는 적극적인 두뇌활동이 이루어지기 때문이다.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외부 자극을 크게 받지 않아 뇌는 가장 유용한 기억만을 유지하고 모든 기억들을 평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수면은 새로 습득한 기억의 재활성화와 통합에 도움이 된다. 하지만, 우리의 뇌가 어떻게 수면 중에 재처리 될 주목할 만한 정보를 선택하는지 어떤 과정으로 처리되는지 대부분 알려지지 않았다.


▲ 잠을 자는 동안 뇌는 외부 자극을 크게 받지 않아 뇌는 가장 유용한 기억만을 유지하고 모든 기억들을 평가할 수 있는 상태가 된다. 

최근 스위스 제네바대의 과학자들은 잠들어 있을 때 어떤 생각을 하는지 확인하는 연구를 진행했다. 연구팀은 보상되지 않은 것에 비해 보상된 이벤트의 신경 표현이 수면 중 재활성화에 우선하는지 여부를 테스트했다. 지원자들에게 오후 6시경, 전날 밤 수면의 질을 평가하는 수면 설문지(St. Mary's Hospital Sleep Questionnaire)를 작성, 사전교육을 진행 후 오후 8시 경 MRI 스캐너 내부에서  'Guess Who?(24명 중 각자 한명을 고른 후, 서로 번갈아가며 질문을 하며 그 고른 사람을 맞추는 2인용 보드게임)'와 비슷한 얼굴 인식 게임과 출구를 찾아야 하는 3D 미로  두 가지 비디오 게임을 했다. 이 때 각성, 주의력 및 불안 상태는 10점 시각적 아날로그 척도(VAS, Karolinska Sleepiness Scale for vigilance)를 사용하여 평가했다.
 

▲ 'Guess Who'와 비슷한 얼굴 인식 게임과 출구를 찾아야 하는 3D 미로 등 두 가지 비디오 게임 동안 .현 상태를 EEG-fMRI로 기록했다. (사진출처 : Nature Communications)  

이 게임들은 매우 다른 뇌 영역을 활성화하고 따라서 MRI 영상에서 구별하기가 더 쉽기 때문에 선택했다. 또한, 두 게임 중 한 게임만 이길 수 있도록 지원자 몰래 사전에 조작해 뇌가 게임에서 이긴 것을 긍정적인 감정과 연관 짓도록 했다.

게임을 마친 이후 지원자들은 그대로 한두 시간 동안 잠을 잤고, 잠자는 동안 그들의 뇌 활동을 다시 기록했다. 연구팀은 수면 상태를 측정하는 뇌전도(EEG)와 2초마다 뇌 활동을 촬영하는 기능적 자기공명영상(MRI)을 결합한 뒤, 게임하는 동안 관찰된 뇌 활동이 수면 중에 자연스레 다시 나타나는지의 여부를 뇌 해독 방식을 이용해 판단했다.


잠을 잘때도 뇌는 보상을 좋아해

연구팀이 뇌를 관찰한 결과, 깨어 있는 동안 관찰된 뇌 활동 패턴이 수면 동안 자연적으로 다시 나타났다. 잠자는 단계와 잠에서 깨는 단계의 MRI 스캔을 비교한 실험에서는 숙면 시 뇌 활성화 패턴이 게임 단계에서 기록된 것과 매우 유사하다는 것을 발견했다.

또한 잠들자마자 뇌는 깨어 있는 동안 사용된 부위를 다시 활성화하며 두 게임에 대해 다시 생각하기 시작했고, 깊은 잠에 빠졌을 때는 두 게임 중 이긴 게임에 대해 생각하는 것을 확인할 수 있었다.

실험 이틀 후, 연구팀은 지원자들에게 얼굴 인식 게임과 미로 찾기 게임과 관련한 메모리 테스트를 실시했다. 여기에서도 게임과 관련된 뇌 영역이 수면 중에 활성화될수록 기억력이 향상되는 것으로 나타났다.

보상과 관련된 기억은 수면 중에 자발적으로 재활성화될 때 더 높았다. 그 결과, 잠을 잘 때도 뇌는 보상을 좋아한다는 것을 알 수 있었다. 깨어 있을 때 입력된 수천 개의 정보를 분류하는 작업은 수면하는 동안 이뤄진다. 수면 중에 해마는 대뇌피질에 낮 동안 저장된 정보를 되돌려 보낸다. 정보와 사건들을 재현함으로써 기억의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뉴런들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이 연구는 《네이처 커뮤니케이션》 저널에 실렸다.[1]


▲ 숙면 중에 해마는 대뇌 피질에게 낮 동안 저장된 정보를 되돌려 보낸다. 정보와 사건들을 재현함으로써 기억의 통합을 가능하게 하고 뉴런들 사이의 연결을 강화시킨다. 


수면, 뇌에 쌓인 독소를 제거하는 시간

수면은 신체 회복, 에너지 보존, 감정 조절, 면역 활동 등에 깊이 관여한다. 수면이 부족하거나 수면의 질이 낮은 경우 이 같은 기능에 문제가 생길 수 있고, 기억력과 집중력 감소 등으로 일상생활에 지장을 초래하기도 한다.

잠자는 동안 뇌세포들 사이의 공간이 좀 더 넓어지면서 그 공간을 통해 뇌에 쌓인 독소가 제거된다는 흥미로운 연구 결과도 있다. 뇌척수액(뇌와 척추를 에워싼 맑은 액체)에는 단백질로 구성된 각종 노폐물들이 쌓여 있는데, 잠자는 동안 뇌가 이 노폐물들을 제거하는 작업을 수행한다는 것이다. 2012년, 글림프 시스템(glymphaticsystem)이라고 불리는 뇌의 노폐물을 제거하는 세척 메커니즘이 발견됐다. 2013년에는 글림프 시스템이 non-REM 수면(깊은 수면)을 할 때 활발해진다는 점이 밝혀졌다. 그러나 글림프 시스템에 의해 청소되는 용질 속에 무엇이 들어 있는지는 아직 알려지지 않았다.

2015년 《네이처》지에 발표된 연구에 따르면, 글림프 시스템(세척 메커니즘)에 의해 제거되는 노폐물이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라는 것이 밝혀졌다.[2] 이 두 가지 단백질은 수용성 단백질인데, 덩어리로 뭉치는 성질을 가지고 있어서 제때 밖으로 배출되지 않으면 뇌세포에 엉겨 붙어 뇌세포를 죽인다. 베타 아밀로이드와 타우 단백질이 뇌세포에 쌓이면 치매를 유발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으나 아직 치매의 발병 원인이 정확히 밝혀진 것은 아니다.

[1] Virginie Sterpenich, “Reward biases spontaneous neural reactivation during sleep”, Nature Communications volume 12, Article number:4162, 2021

[2] Nadia Aalling Jessen,1 Anne Sofie Finmann Munk,1 Iben Lundgaard,1 and Maiken Nedergaard, “The Glymphatic System–A Beginner’s Guide”, Neurochemical Research volume 40, pp.2583~2599, 2015 


글. 조용환 유튜브채널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 운영자
재미있는 뇌 이야기와 마음건강 트레이닝을 소개하는 유튜브 채널 ‘조와여의 뇌 마음건강’을 운영하고 있다. 국가 공인 브레인트레이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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