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빠른 길 찾기

박종하의 Brain ON! - 09

[문제] 빠른 길 찾기

바다에서 수영을 하던 어떤 사람에게 문제가 생겼다. 수상 안전 요원이던 당신은 그 사람에게 다음 중 어떤 경로로 가야 가장 빨리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수 있을까?


안전 요원이 물에 빠진 사람을 빨리 구하기 위해서는 직선으로 달려가야 할 것처럼 보인다. 하지만, 조건을 살펴보면 땅에서 달리는 것이 바다에서 헤엄치는 것보다 월등히 빠르다. 따라서 경험이 있는 안전 요원이라면 C 경로를 따라가서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할 것이다. 개념적인 생각보다는 현실적인 상황을 연결하여 생각하는 것이 더 중요한 것이다.

사실, 앞의 문제는 빛의 굴절을 설명하기 위한 문제다. 물 컵에 있는 물체를 보면 굴절이 생긴다. 그 이유는 공기와 물의 밀도가 달라서 빛이 굴절을 일으키는 것이다. 빛은 물과 공기를 통과할 때 앞의 문제에서 안전요원이 물에 빠진 사람을 구하기 위해 C 경로로 움직인 것처럼 굴절된다. 왜냐하면, 빛도 최단경로로 움직이고 있기 때문이다.



[문제] 전구의 스위치

거실의 전구가 3개 있는데, 그 스위치는 지하실에 있다. 지하실에는 단 한번만 들어갈 수 있다면 어떻게 각각의 전구 스위치의 위치를 알 수 있을까?

이 문제는 학교에서 배우는 방정식으로 생각하면 도저히 풀 수 없는 문제다. 아니, 방정식으로 이 문제는 풀 수 없다고 증명할 수 있다. 왜냐하면, ‘식의 개수가 미지수의 개수보다 적기 때문이다.’ 하지만, 답을 만들기에 조건이 충분하지 않은 이 문제를 현실과 연결시키면 놀랍게도 답을 만들 수 있다. 전구의 스위치는 다음과 같이 알 수 있다.

먼저, 지하실에 있는 3개의 스위치에 번호를 붙인다. 지하실에 가서 1번을 켜고 5분 후에 끄고 2번을 켠다. 그리고 빨리 거실로 뛰어 올라가서 전구를 손으로 만져본다. 따뜻한 전구는 1번, 켜진 전구는 2번, 그리고 나머지는 3번이다. 이것은 방정식과 현실을 연결시켜 생각했기 때문에 풀이가 가능했던 것이다. 계산을 현실과 연결시키는 것은 매우 매력적이다.

아이디어는 현실에 있다

모든 문제는 현실과 연결된다. 이런 상황을 생각해보자. 아프리카의 영유아 사망률은 매우 높다.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 아프리카의 아기들은 쉽게 죽는다. 이것은 과거의 문명 사회도 마찬가지였다. 우리도 아기가 태어나서 100일이 되면 백일잔치를 한다. 백일잔치를 하는 이유는 태어나서 100일을 넘지 못하고 죽는 아기들이 많았기 때문이다.

100일을 넘기면 죽지 않고 정상적으로 살아갈 확률이 매우 높아졌기 때문에 기뻐서 잔치를 하는 것이다. 실제 19세기말 유럽의 부자나라에서도 유아의 사망률이 20%나 되었다고 한다. 영유아의 사망률에 대해서 사람들은 따뜻한 온도조절만으로도 사망률을 50%나 낮출 수 있다는 것을 알게 되었다.

그래서 만들어진 기계가 인큐베이터다. 그래서 지금은 미숙아로 태어나도 인큐베이터에서 시간을 보내며 정상적으로 생명을 유지하는 아이가 많다. 하지만, 지금 아프리카에는 인큐베이터가 없다. 가난하고 어려운 국가에는 우리 돈으로 5,000만원 정도 하는 표준 인큐베이터가 없어서 조금이라도 건강하게 태어나지 못한 아기들이 쉽게 죽고 있다.

‘디자인댓매터스’라는 회사의 티모시 프레스테로는 개발도상국에서 벌어지고 있는 영유아 사망이라는 끔찍한 문제를 해결하고자 했다. 영유아 사망률을 줄이기 위해서는 인큐베이터에 미숙아를 넣어 따뜻하게만 해주면 된다.

그러나 5,000만 원짜리 인큐베이터를 사서 아프리카에 보내더라도 1년~2년간 쓰다 아주 사소한 고장이라도 나면 5,000만 원짜리 기계를 수리하는데 필요한 여러 부품들을 구할 수 없고, 현지에는 기술자도 없기 때문에 고장 난 채로 방치되는 것이 더 큰 문제였다. 그래서 프레스테로는 새로운 인큐베이터를 만들었다.

그것은 자동차 부품으로 만든 인큐베이터였다. 개발도상국에는 냉장고나 전자레인지 등 선국에서 사용하는 기계제품들이 거의 없었다. 하지만, 대부분의 모든 곳에는 자동차가 있었다.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는 부품 또한 어느 곳이든 구할 수 있었다. 결국 프레스테로는 자동차 부품만으로 인큐베이터를 만들어냈다.

자동차 배터리로 작동하는 이 인큐베이터는 팬도 있고 따뜻하게 해줄 전조등도 있다. 자동차를 수리할 수 있는 사람이라면, 이 인큐베이터가 고장 나도 수리할 수 있도록 디자인했다. 이것이 바로 생각의 현실적인 생각의 연결이다. 개발도상국에는 5,000만 원짜리 최첨단 인큐베이터보다 오히려 현실적인 자동차 부품으로 만들어진 인큐베이터가 더 필요한 것이다.

어떤 사람들과 일을 해보면 항상 이상적인 이야기만 하고 추상적인 이야기만 한다. 구체적이고 지금의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이야기만 늘어놓는다. 물론 이상적이고 바람직한 방향이 있어야 한다. 하지만, 지금의 현실에 적용할 수 없는 생각에만 갇힌다면 그것 역시 우리가 극복해야 할 또 하나의 장벽인 것이다.





글. 박종하 박종하창의력연구소 대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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