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칼럼] 치매와 파킨슨병 & 뇌세포와 근육세포의 특성

고영훈의 뇌과학과 인문학 - 08

일반적인 통계에 의하면 치매는 80세 이후 급증하며 파킨슨병은 65세 이후 급증한다. 대략 70세 전후가 분기점이다. 이 두 가지 질병은 소수의 특별한 유전적 요인을 뺀 대부분은 어려서부터 형성된 도파민계라는 뇌 신경망의 발달 정도에 반비례하여 유발된다. 도파민계 뇌 신경 회로는 운동에 의해서 잘 발달하는 특성을 갖고 있다.

어릴 적의 운동은 자기효능감과 성취감을 주는 대표적 활동이기 때문이다. 아이들은 구슬치기와 다트게임에서 구슬을 따고 점수가 올라가는 것을 좋아한다. 체구가 작았던 필자도 친구들과의 몸싸움은 피하고 혼자서 가능한 구슬치기나 활쏘기나 ‘이소룡’ 따라 하기로 성취감을 느꼈다. 운동으로는 어떤 단계나 목표가 있는 운동이 도파민계에 더 좋다.

사격이나 다트도 좋고, 승급과 승단 심사가 있는 운동도 좋고, 경쟁자를 이기는 경험을 할 수 있는 스포츠도 좋다. 단 너무 강한 상대를 만나서 계속 지기만 한다면 도파민 회로의 건강에 방해가 된다. 독서나 공부도 자기 수준보다 살짝 어려운 과정을 이해하고 넘어가면서 도파민 회로가 좋아진다.

신경망은 노르아드레날린과 도파민과 아세틸콜린 등이 신체적 정신적 활동을 통해서 풍부하게 분비가 되어야 새로 생겨나거나 유지된다. 이렇게 신경전달물질에 의해서 뇌신경 회로가 변하는 것을 ‘뇌 가소성’이라고 한다.

우리 속담에 ‘세 살 버릇 여든 간다’는 말은 노인성 질병들을 예측하는 것에도 유용하다. 도파민계가 3세에서 7세 사이에 더욱 강화되기 때문이다. 도파민계는 3세 이후의 자기 주도적인 체험들과 함께 발달하며 초등학교에 들어간 이후 평생의 호기심과 의욕을 유지하는 역할을 한다. 쉽게 바꾸기 어려운 가족관계의 영향으로 습관이 되므로 3세의 버릇이 평생을 가는 것이다.

세 살 버릇이 평생 가는 더 근본적인 이유는 신경세포와 근육세포가 우리 동반자이며 친구이기 때문이다. 우리가 우리 몸을 유지하기 위하여 음식을 먹으며 새로운 세포를 만들 듯, 신경세포와 근육세포도 자신들의 구조와 기억을 유지한 채로 우리와 평생을 함께 산다.

근육세포와 신경세포는 자신을 부분적으로 수리하면서 어려서부터의 기억을 유지하려는 본성을 가지고 있는데 이 본성이 우리의 정체성을 유지하는 원동력이 된다. 운동을 소홀히 하면 근육세포 친구들이 내 곁을 떠난다. 창의성과 깨달음이 가미된 공부를 하지 않으면 신경세포 친구들이 내 곁을 떠난다.

음식을 먹는 것과 인문학 공부와 예체능은 내 몸 안에 있는 평생의 친구들을 보살피는 일이다. 배가 고플 때 음식을 찾아서 먹는 행위도 성취감이 매우 커서 도파민계 활성과 관련이 깊은데, 식생활과 관련해서 잊지 말아야 할 핵심은 배가 고프기 전에는 뭘 먹지 말아야 근육세포와 신경세포 친구들이 더 건강해진다는 것이다.

습관처럼 음식을 세끼 배불리 먹는 것은 근육세포가 건강보다는 당뇨랑 친구가 되게 하며 창의성이 부족한 정신활동은 신경세포가 생각보다는 치매랑 친구가 되게 한다. 세끼를 다 먹을 거라면 소식을 하면서 근육세포와 신경세포를 자신의 친구로 계속 유지하기 바란다.

50세가 넘었는데도 새로운 일에 의욕적이며 나이에 비해서 운동을 좋아한다면 어려서부터 방목적 환경에서 독자적 선택(말썽 포함)을 보다 많이 했다는 것이며 성취감을 느끼는 신체적 활동(흉터 포함)을 많이 했다는 얘기다. 많이 놀며 장난을 치는 것이 초등까지의 삶이었다고 추측할 수 있다.

기업가 정신이 많은 사람들은 선천적으로 도파민계가 발달해서 20대가 되기 전에 ADHD 진단을 받을 확률이 높으며 나이가 들어서도 새로운 일에 도전하려는 의욕과 열정이 강하다. (어려서 소심했더라도 후천적으로 자기 주도적 교육을 통해서 도파민계를 강하게 바꿀 수 있다.)

어려서 교실에서의 말썽꾸러기는 사장이 될 확률이 높아서 은퇴 없이 사회활동을 하게 되므로 치매와 파킨슨병과는 거리가 멀 것이다. 용의 꼬리보다는 뱀의 머리가 더 도파민계가 건강하다. 필자 같은 프리랜서 예술가들이 도파민계가 강한 이유도 뱀의 머리이거나 지렁이의 머리이거나 누군가의 부하직원은 아니기 때문이다.

도파민계의 활성화는 글루타메이트 노르아드레날린 아세틸콜린을 더 유도하기 때문에 신경세포를 늘 건강하게 만든다. 따라서 치매에도 걸리지 않는다. 노인성 질환의 주요 원인은 타고난 DNA가 아니라 어려서부터의 양육과 교육의 방식과 사회적 환경이 근육세포와 신경세포를 어떻게 길들였느냐이다.

청년들이 백수로 생활하는 기간이 길어지거나 운동량이 부족해지면 나중에 나이 들어서 그 후유증이 찾아온다. 여름철에 해변에서 살갗을 태우며 만든 비타민 D는 겨울철 뼈의 약화를 예방한다. 마찬가지로 10대 20대 30대의 독서량과 운동량은 노년기의 건강에도 큰 도움이 된다. 은퇴한 50대 60대가 무직으로 지내면서 운동량까지 적어지면 근육세포와 신경세포 친구들이 먼저 저세상으로 가면서 노인성 질환을 앞당긴다.

따라서 등산이나 체조라도 꾸준히 하는 것이 좋다. 인간이 수술로 치료하거나 대체장기로 쉽게 바꿀 수 없는 섬세한 장기가 바로 두뇌이다. 뇌졸중을 예방할 수는 있어도 퇴행해가는 두뇌를 약물이나 수술로 치료하기는 어렵다.

너무나 미세하게 얽힌 뇌 신경계 전체의 문제이기 때문이고 일상생활과 삶의 태도와 습관과 경험이 유도하는 신경전달물질의 연동되는 순환이 주요 원인이기 때문이며 약물은 부작용이 있기 때문이다. 지금 무기력한 백수 20대 30대는 30년 후에는 노인성 질환이 의심되는 50대 60대가 될 확률이 높으며, 지금 은퇴한 백수인 50대 60대가 30년 후에는 노인성 질환을 가진 80대가 될 것이다.

그러므로 자기 인생의 CEO가 되어서 자격증 공부를 하던지 영어공부를 하던지 독서로 교양을 쌓으면서 운동과 훈련에도 적극적으로 임해서 두뇌와 근육 친구들을 돌보기 바란다.

2050년이 되면 지구 상에서 가장 흔한 환자가 노인성 뇌 신경 질환(치매가 대표적임)이 될 것이라는 논문들이 선진국에서 나오고 있다. 이 위험성은 이미 고령화 사회인 우리나라도 예외가 아니다. 대규모 노인성 질환의 유행을 예방할 사회적 해법은 여러 가지가 있다.

몇 가지 예를 들어보자면, 청년과 중년, 그리고 노령의 시민들을 위한 평생학습 예체능 프로그램에 더 투자하는 것이다. 우선 경기 침체로 취업의 가능성이 낮은 다수의 청년 백수들을 위해서는 용돈을 주는 도서관이 필요하다.

청년 백수들이나 50대 은퇴자들이 지역 문화관이나 도서관에 등록하여 인문학 공부나 예체능 활동이나 자격증 공부, 또는 창업에 관한 책을 보면서 독후감을 쓰거나 실력이 늘거나 책을 쓰거나 창업기획서를 쓰면 그 질을 너무 따지기보다는 노력을 격려하는 차원에서 통신비 정도의 격려금을 주는 ‘와신상담 프로그램’이 생기는 것(통신을 통한 친구들과의 소통은 오피오이드계의 엔도르핀을 지켜서 도파민계를 지탱하는 마지노선임)과 육체적 운동을 통해서 전력을 생산하게 하고(발명이 필요함) 생산한 전력을 돈으로 주는 ‘근육발전소 프로그램’도 좋은 해법이다. 갈수록 창업과 취업이 쉽지 않기 때문이다.

이런 ‘와신상담+근육발전소 프로그램’은 공적자금이 창조경제의 건전한 기반이 되면서 실질적인 성과로 이어질 탄탄한 잠재력이 될 것이다. 그리고 60대 이후의 은퇴자나 노년을 위한 프로그램은 신체활동을 더 하도록 하는 것에 초점을 맞추어야 좋다.

이를 위해서 영국에서처럼 노인들이 아침에 5분 체조에 참석하면 용돈을 주는 등의 당근이 필요한데, 합창을 하거나 그림을 배우거나 운동을 배우게 하는 센터를 더 활용하도록 유도하고 주민센터와 지역협동조합을 중심으로 건물 옥상 등을 활용한 생산적인 도시농업을 기획하여 수익이 적더라고 경제적 활동을 하도록 끌어들여야 한다.

아무 조건 없이 주는 돈보다는 활동을 유도하여 성과에 보상하는 것이 해법이다. 공짜는 결국 도파민계를 약하게 만들기 때문이다. 아이들이든 노인들이든 공짜 용돈은 다양한 경우에서 여러모로 건강에 나쁘다.




글. 고영훈 <내 아이를 위한 두뇌사용설명서> 저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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