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옳고 그름이 사라진 대한민국, 인성회복이 답이다"

[대한민국, 인성에서 길을 찾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

대한민국 곳곳에서 그동안 쉬쉬했던 문제들이 고름처럼 터지고 있다. 지난해 심각한 사회문제로 대두된 청소년의 자살 및 왕따, 학교 폭력 문제에서 올해는 세월호 참사, 그리고 군대 내 가혹행위로 인한 총격전과 자살까지. 

모두 다른 것 같은 이들 문제의 공통점이 있다. 바로 '인성(人性)'이 사라졌다는 것이다. 성적으로만 학생을 평가하는 학교, 배려와 이해보다는 경쟁과 승부 속에서 자라난 이들이 통제된 공간에 모이게 되는 군대, 나만 성공해서 잘 되면 된다는 무한 이기주의 속에서 일어난 세월호 참사. 그 누구의 잘못이라고 말하기 힘들 지경이다. 

이 모든 사태는 그 누구도 아닌 우리 모두의 책임이자 선택이다. 그렇다면 이제 우리는 무엇을 해야 할 것인가. 브레인미디어와 코리안스피릿(월간 국학뉴스)는 ‘대한민국, 인성에서 길을 찾다’라는 제목으로 우리 사회에서 인성의 가치를 외치는 인사와의 인터뷰를 진행한다. 그 첫 번째 주인공은 대한민국 대표 원로로 최근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를 맡고 있는 이수성 전 국무총리다. 이 총재를 지난 8월 18일 서울의 한 식당에서 만났다. 

▲ [대한민국, 인성에서 길을 찾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 인터뷰 [사진=전은애 기자]

- 대한민국을 대표하는 원로이자, 어른으로서 작금의 세태를 바라보는 감회가 남다르리라 생각됩니다. 

"나는 서울대교수와 총장을 했고 국무총리를 했다. 그런데 내가 정말 제대로 역할을 했다면 이 사회가 이렇게까지 되었겠는가. 나는 원로나 어른이라 불리기에는 너무나 부족한 사람이다. 그러니 그저 '한 노인에게 묻는다'고 생각해주면 좋겠다. 

세월호 참사가 일어났을 때 정말 참담했다. 우리 민족, 우리나라가 최악의 지경에 이르렀다고 생각했다. 정직하고 성실하게 자신이 맡은 바 책임을 다하지 않은 이들로 인해 대한민국 전체 수준이 바닥으로 곤두박질친 비극이었다. 

그런데 이건 어제오늘의 일이 아니다. 꽤 오랜 시간 동안 인간답지 못한 지도층에 의해 쌓여왔다가 지금 드러나기 시작한 것이다. 이런 극단적 이기주의를 모두 치워내야 본성(本性)을 찾을 수 있다. 우리의 본성이 곧 인성이고 홍익(弘益) 정신이다."

극단적 이기주의 치워내야 
우리의 인성, 즉 홍익이 살아난다

- 세월호 참사 후 특별인터뷰에서 총재께서는 “요즘 'Be Korean!(한국사람다워라!)'을 말할 수 있는, 한국인으로서의 자긍심이 사라졌다”고 지적하셨습니다. 반만년의 유구한 역사를 바탕으로 대일항쟁기를 극복하고 한국전쟁으로 폐허가 된 이 땅에서 우리는 산업화와 민주화를 이뤄냈습니다. 이만하면 자긍심을 가질만한 모든 충분조건이 마련된 것 아닐까요? 

"우리는 자긍심이 대단한 민족이다. '널리 인간을 이롭게 하라'는 홍익인간을 건국이념으로 하는 민족이다. 조선시대 세종대왕은 '백성이 있어야 대신도 있고 임금도 있다'는 말을 조선왕조실록에 남겼다. 지금도 지키기 힘든 말인데 당시 세종대왕은 노예들에게도 휴가를 주고 육아휴직을 주었다. 장애인을 차별하지 않고 관직에 등용시켰다.

최근 화제가 되고 있는 영화 <명량>에 나오는 명량해전은 12척의 성한 배와 성하지 못한 배 한 척(이순신 장군은 이를 반 척이라 하였다)으로 300척이 넘는 왜군을 물리쳤다. 세계 해전사상 가장 훌륭한 전투였다. 그리고 대일항쟁기 때는 농민 노동자 지식인 모두 일제에 항거하고 투쟁해왔다. 안중근 장군 김구 선생 모두 목숨 걸고 싸웠던 분들이다. 우리는 끝까지 일본에 목숨 걸고 싸웠다. 이게 우리 민족이고 우리의 자존심이다. 

(이 총재는 안중근 '의사'가 아니라 '장군'이라고 강조했다. 안중근은 "나는 군인으로 이토 히로부미를 저격했으니 나를 군법재판에 회부하라"고 말했다는 것. 의사는 개인으로 의로운 일을 한 사람을 뜻한다.) 

문제는 광복 직후 친일파가 득세하면서부터다. 민족 자긍심, 자존심, 자부심 모두 친일파에 의해 사라졌다. 친일파가 권력을 잡으면서 부를 장악했고 이 나라의 '기득권' 세력이 되어 버린 것이다. 그들은 언제나 권력층에 섰고 부끄럼 없이 변심해왔다.

광복 직후만 해도 옳고 그름의 기준이 있었다. 옳은 사람은 약해서 소수같이 보였지만 그래도 다수였다. 권력에 빌붙어 돈과 명예를 차지한 사람은 소수였지만 그들은 언론을 업고 절대다수인 양 행세하기 시작했다. 그러면서 '돈'과 '권력'이 최고라고 선량한 다수의 국민을 속여오고 있다. '나 혼자 바르게 살아서 뭐하느냐'는 마음을 먹게 한 것이다."

자긍심이 대단한 한민족,
친일파가 기득권 잡고 시비(是非) 사라져

- 광복 이후 69년의 세월이 흘렀습니다. 앞으로 이 나라가 어떻게 나가야 한다고 보십니까.

"우리의 DNA는 무척이나 뛰어나지만, 참 오랜 시간 더럽혀지고 감춰져 왔다. 그래도 나는 괜찮다고, 희망이 있다고 본다. 우리는 지금 먹고사는 문제를 해결했고, 누구나 법적으로는 국민이 주인으로 권리를 행사하는 나라가 되었다. 이제는 먹고사는 것 그 이상의 것을 추구하는 사회로 나가야 한다. 널리 만물을 이롭게 하는 조화로운 세계를 꿈꿨던 선조들처럼 '홍익인간 이화세계(弘益人間 理化世界)'와 같은 꿈을 현실로 만들어가야 할 때라는 말이다. 

좌익과 우익, 보수와 진보라는 말이 우리나라에는 원래 없었다. 애국심이 있고 내가 귀한 만큼 남도 귀하다는 것을 알고 살아가면 된다. 지금 우리나라 정치권처럼 편 나눠서 싸울 때가 아니다. 먹고사는 문제가 해결되기 이전에도 이후에도 인간과 동물은 본질적인 차이가 있다. 그것이 인성이다. 

인성은 양심이고 정의이며 사랑이고 이해이다. 인간의 가치에 대해 눈을 뜨게 되면 사회는 눈부시게 발전할 것이다. 물질적인 발전뿐만 아니라, 정서적으로 풍요로운, 그야말로 행복한 세상, 모든 사람이 잘사는 세상이 될 수 있다. 이것이 지금 우리가 해야 하는 일이다."


- 최근 프란치스코 교황이 방한(8월 14~18일)했습니다. 천주교 신자이신 총재께서는 이번 교황 방한이 우리 사회에 던지는 메시지에 대해서 어떻게 보시는지요.  

"교황께서 방한 후 첫 대중 미사(15일 대전월드컵경기장)에서 이렇게 말씀하셨다. '새로운 형태의 가난을 만들어내고 노동자들을 소외시키는 비인간적인 경제모델들을 거부하기를 빈다. 올바른 정신적 가치와 문화를 짓누르는 물질주의의 유혹, 이기주의와 분열을 일으키는 무한경쟁의 사조에 맞서 싸우기를 빈다. 인간의 존엄성을 모독하는 죽음의 문화를 배척하자.'

인성은 샘물과도 같다. 한순간에 쏟아내리는 폭포수가 아니다. 우리 사회 곳곳에서 샘이 솟아나듯이 조금씩 조금씩 흘러야 한다. 그리고 물이란 모름지기 위에서 아래로 흐르게 되어있다. 애국심이 있고 인성이 바른 사람들이 지도세력을 구축해야 한다. 그래야 아래에도 맑은 물이 촉촉이 흘러내릴 수 있다. 

'물질'에 급급하며 이어져 온 이 나라의 문제가 하루아침에 ‘인간’을 가장 귀하게 여기는 사회 분위기로 전환될 수는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한 사람 한 사람이 중요하다. 해결의 실마리는 특정한 누군가에게서 나올 수 없다. 우리 모두의 잘못이고 우리 모두의 책임이라는 것을 받아들이고 변화하고자 할 때 문제를 해결할 수 있다. 교황께서 한 말씀은 종교 차원의 이야기가 아니라고 본다. 나 역시 천주교 신자이지만, 불교도 개신교도 존중한다. 종교 이전에 사람이 있기 때문이다. 

물질주의의 극단을 달리는 것이 대한민국의 현주소처럼 되어버려 가슴 아프고 슬프다. 그로 인한 참담한 사건 사고들이 난무하는 이때에 종교를 대표하는 상징적인 인물이 이 땅에 왔다. 극단과 극단의 만남이다. 대한민국에 대전환이 시작되기를 기대해본다." 

▲ [대한민국, 인성에서 길을 찾다] 이수성 전 국무총리-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 인터뷰 [사진=전은애 기자]

가장 귀한 것은 '물질' 아닌 '인간'
우리 모두 잘못 인정하고 변화해야
 
- 총재께서는 최근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를 비롯해 인성을 최우선으로 하는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명예이사장으로 활동 중이십니다. 지금의 대한민국, 어디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고 보십니까.

"인간은 '내가 누구인지'를 정확하게 아는 것이 중요하다. 내가 누구인지를 안다는 것은 나의 정체성을 제대로 아는 것이며, 거기서부터 성찰과 개혁, 용기와 자부심이 피어난다. 그것이 바로 나의 가치이다. 가치는 질을 결정하는 가장 중요한 요소이다. 다른 말로 하면 삶의 질을 결정하는 것이고 행복한 삶을 가능케 하는 것이다. 

가치를 알기 위해서는 가장 먼저 역사교육을 제대로 해야 한다. 영화 <명량>이 관객 1,600만 명(8월 24일 기준)을 돌파하면서 우리나라 영화 사상 가장 많은 관객을 동원했다고 들었다. 그리고 영화관에는 부모가 아이들 손을 잡고 온 가족이 함께 나오는 경우가 많다고 한다. 이게 무슨 말인가? 우리 사회의 진정한 리더십에 대해, 올바른 애국심에 대해 1,600만 명의 국민들이 '필요하다'고 외치고 있는 것이다. 

다른 나라는 없는 역사도 만들어 가르친다. 우리는 있는 역사도 없는 것으로 치부해버리지 않는가. 이순신 장군이 시작이다. 우리 역사 곳곳에 생생하게 살아 숨 쉬고 있는 우리의 자긍심과 정체성을 역사교육을 통해 바르게 살려내야 할 것이다." 

인성 회복하려면 의식 혁명해야
이를 위한 애국심·정체성 교육 필요

- 최근 '인성'에 대한 사회적인 요구가 거셉니다. 총재께서는 인성회복국민운동의 선봉에 서계십니다. 온 국민의 인성회복이 성공적으로 이뤄지기 위해서 어떻게 해야 한다고 보시는지요.

"인성회복은 결국 인간이 가진 본래의 성품, 감각을 그대로 회복하는 것이다. 그것이 무엇이냐? 이 시대에 애국심과 진정한 리더십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바른 국민들을 중심으로 우리 사회에 의식의 혁명이 일어나야 한다. 인성의 절대적인 회복이 이뤄져야 한다. 왜곡된 권력가, 지도층에 의해 덮여서 보이지 않게 된 우리의 인성이 빛을 보게 해야 한다. 

인성회복운동은 개인에서부터 시작해야 한다. 사람으로 태어나서 처음 인간으로 관계를 맺는 것이 부모와 자식 간이다. 가정에서부터 효(孝)를 생활하고 실천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중요하다. '효'가 되면 점차 그 마음이 커져서 충(忠), 즉 나라에 대한 애국심으로 확대된다. 애국심이 있는 사람은 절로 평화를 생각하게 되고 평화를 추구하게 된다. 바로 화해와 용서와 단결이며 도(道)이다. 

인성회복의 시작은 대한민국의 한 사람 한 사람이 효충도를 실천하는 것이다. 이것이 구호로만 그치는 것이 아니라 생활운동이 되어야 한다. 인성을 회복한 국민들이 많아지면 이 사회는 인성중심으로 변화가 될 것이다."


- 마지막으로 '인성'이란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는지요. 

"인성은 인간으로서의 가치이며 본질이다. 나의 귀함을 알고 그만큼 상대방의 귀함도 아는 것이며 사랑과 겸손, 정의와 용서, 여기서 우러나는 평화의 마음이 곧 인성이다. 대한민국이 추구해야 할 가치는 '돈'이나 '권력'이 아니라 '인성'이어야 한다."  


글. 강만금 기자 sierra_leon@live.com
사진. 전은애 기자 hspmaker@gmail.com


이수성 전 국무총리는...

△1937년 함경남도 함흥 출생 △서울고-서울대 법대-법학박사 △제20대 서울대학교 총장 △제29대 대한민국 국무총리 △새마을운동중앙회 회장 △민족화해협력범국민협의회 대표상임의장 △국학원 명예총재 △한민족원로회 공동의장 △벤자민인성영재학교 명예이사장 △인성회복국민운동본부 총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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