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주원의 뇌똑똑 자녀교육 6편] 두뇌의 자가 발전기, 유아의 고집과 자율

“내가 할 거야! 내가 할 거야!”.
어설픈 손놀림으로 아이는 자신이 컵에 우유를 따르겠다고, 자신이 신발을 신겠다고 고집을 부린다. 쫒기는 출근시간에 이를 지켜보는 부모는 속이 터진다. 아이의 고집인가 자율인가 부모는 헷갈린다. 

▲ 유아가 고집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인지적으로 발달했다는 신호이다. <사진=Pixabay 이미지>


만2~3세 유아에게서 나타나는 전형적인 발달적 특성 중 하나가 자율성이다. 이 자율성은 고집으로 나타나기도 한다. 이 시기 유아는 인지발달적 측면에서 자기중심적인 사고가 지배적이며, “내가 할 거야!”를 입에 달고 산다. 고집이 세고, 자기주장적이고 비협조적이며 반항적인 행동들을 한다. 엄마가 원하는 옷을 거부하고 양치질을 거부하고, 아파도 약 먹기를 거부하면 엄마는 흥분하여 아이와 대결하거나 강요 또는 협박을 하지만, 아이의 고집과 주장을 꺾기는 그리 쉬운 일이 아니다. 

왜 이시기의 아이들은 고집을 부리는 것일까? 건강한 모든 인간은 자기 마음대로 행동하고 싶어 한다. 어른도 그렇고 아이도 그렇다. 이는 건강하다는 증거이다. 즉, 자신의 머리로 판단하고 자신의 손과 발을 움직여 스스로의 힘으로 살아가고 싶은 욕구는 건강한 욕구이다.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물장난을 치며 걷고 싶은데, 비옷을 입고 장화를 신으라는 엄마의 요구에 아이가 협조할 수 있을까? 자기중심적 사고가 지배적인 이 시기의 유아에게 엄마는 지시대로 행동할 것을 강요하기 때문에 아이는 고집을 부리게 된다.

이 시기의 유아를 이렇게 비협조적으로 만드는 이유는 유아가 느끼는 부모의 제한성의 요구가 너무 많기 때문이다. 부모가 요구하는 “이렇게 좀 해라”는 아이에게 ‘엄마 방법대로 해’라는 의미로 해석될 수 있고, 따라서 엄마의 말에 따르기 위해서는 자신의 자율성을 억눌러야 한다. 엄마의 요구가 빈번하게 많아지면 아이는 자율성을 빈번하게 억누를 수밖에 없다.

이러한 부모-자녀 간의 관계가 반복된다면 유아는 자신의 자율성을 억누르고 부모의 요구에 길들여져서 자기 자신이 스스로 하고 싶어 하는 어떤 일들을 스스로 하는데 두려움을 느낄 수 있다. 그리고 ‘내가 하는 일이 옳은가, 그른가’를 엄마에게 자주 확인하고 싶어 한다. 이러한 유아는 자신의 진정한 생명력과 내면의 야생성을 잃게 되어 부모에게 많은 것을 의존하게 되는 원인이 된다. 이러한 의존성은 아동기 또는 청소년기에 자신의 한계에 도전하고 자신의 능력을 넓혀나가는 모험적 시도의 가능성을 위축시킨다는 측면에서 결코 바람직하지 않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유아 스스로가 답을 찾는 것이 중요하다

만 3세 이하 영유아 뇌발달 과정에서 중요한 영역은 고차원의 사고를 담당하는 전두엽보다는 기저핵과 변연계, 이 두 가지다. 기저핵, 변연계 등 뇌 안쪽 깊숙한 곳에 있는 이 부분은 부모와의 따뜻한 사랑의 교감과 호기심을 만족하게 해 줄 때 잘 발달한다. 가장 중요한 점은 학습이 아니라 사랑의 교감을 기반으로 한 자율성이다. 자율성은 두뇌의 자가발전소라고 할 수 있다. 스스로 사고하여 목표를 설정하고, 시도하고, 시행착오를 거치고 그리고 그 결과를 보고 다시 새로운 목표를 설정하고 다시 시도하고 성취하는 과정을 통해 뇌의 시냅스가 확장된다.

건강한 인간으로 성장하게 한다는 것은 부모로부터 점점 떨어져 나가는 연습을 하여 종국에는 자신의 모든 일을 자신이 스스로 할 수 있음을 의미한다. 그러기 위해서는 고집을 부리는 이 시기, 발달적으로 자기중심적 사고를 하게 되는 이 시기에 유아가 스스로 마음껏 자신이 하고 싶을 일을 할 수 있도록 두뇌우호적인 환경을 마련해주는 것이 중요하다.  

많은 시행착오를 거쳐서 유아 스스로가 답을 찾는다면 추운 겨울에 짧은 팔을 입고 유치원에 가겠다거나 비 오는 날, 비를 맞으며 물장구를 치겠다는 고집은 부리지 않을 것이다. 유아가 고집스러운 행동을 한다는 것은 인지적으로 발달했다는 신호이다. 부모는 이를 반갑게 받아들이고 유아의 욕구를 존중해주어야 할 필요가 있다. 유아가 하고자 하는 일이 자녀에게 큰 해가 된다고 느끼지 않는 이상 그들을 격려해 주자. 엄마를 도와준다는 것이 더 성가시게 만들더라도 그들로 하여금 엄마를 도울 수 있다는 자신감을 갖도록 그 기회를 마련해 주자. 엄마의 가슴의 넓이에 따라 자율이 될 수도, 고집이 될 수도 있을 것이다.

글.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상담심리학과 오주원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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