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뇌교육 칼럼] 인공지능의 미래를 좌우할 인간의 자연지능

브레인 88호
2021년 09월 13일 (월) 11:0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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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그룹은 최근 글로벌 인공지능 개발 경쟁에 합류하겠다는 발표를 했다. 구글의 딥마인드가 개발한 알파고와 이세돌의 바둑 대결을 기억하고 있는 우리로서는 최고의 하이테크 영역이라 할 수 있는 인공지능 개발에 한국 기업이 세계 IT 최강자들과의 경쟁에 출사표를 냈다는 사실이 꽤 반갑다.  

LG의 인공지능 개발은 삼성의 반도체 사업과 더불어 소위 ‘국뽕’이 차오르는 일이라 할 수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 관련 사업은 제4차 산업의 중추로 차후 한국이 선진국으로서 지속 가능한 성장을 이루고 미래 인류 문명의 발전에도 큰 변화를 가져다줄 것이라 기대되는 분야이다.

인공지능이 인간의 지성을 뛰어넘을 수 있을까 

30여 년 전 퍼스널컴퓨터의 도입이 본격화하던 시기만 해도 컴퓨터가 인간 사회에 얼마나 큰 변화를 가져다줄지 상상하기 힘들었을 것이다. 이제 인공지능은 단순히 인간이 일상생활을 유지하는 데 있어 보조적인 역할을 하는 도구에서 상상 그 이상의 존재로 인간과 공존하려 하고 있다. 이를 가능하게 한 것은 엄청난 속도로 발전하고 있는 반도체 혁신과 이 세상의 모든 것들을 온라인으로 연결하는 인터넷의 발전이다. 

현재 세계 최고 성능의 슈퍼컴퓨터는 미국의 서밋Summit이며, 이 컴퓨터의 연산 속도는 148.6페타플롭스(PF)로 알려져 있다. 1페타플롭스란 1초에 1000조 회만큼의 연산이 가능한 속도라고 하니, 평균적으로 인간이 연산하는 속도에 비해 상상하기도 어려운 경이로운 수치이다. 최대한 쉽게 설명하자면 한 인간이 수십억 년에 걸쳐 할 수 있는 연산을 슈퍼컴퓨터는 단 몇 초 만에 해결할 수 있는 것이다.

이와 동시에 인터넷 역시 인공지능에 엄청난 발전을 가져다주었다. 이제 수억 명의 인구가 스마트폰을 통해 거대한 온라인 네트워크를 형성하고 있다. 또한 가전제품이나 인간이 사용하는 수많은 기계에 인터넷 기능이 탑재되어 모든 사물이 온라인화 하는 IoT(Internet of Things, 사물 인터넷) 시대도 우리 앞으로 성큼 다가오고 있다. 이는 인간이 하는 모든 말과 글, 행동이 데이터로 저장된다는 것이며, 결국 인간의 사고와 성향, 관념 역시 데이터화 한다는 뜻이다. 

인공지능은 이제 인간이 가지고 있는 집단지성을 완벽하게 구현해낼 수 있는 존재로 발전하고 있다. 뉴턴이나 아인슈타인 같은 천재의 지성을 인공지능이 구현해내고, 소크라테스나 공자, 부처 같은 인류 스승의 가르침을 그 어떤 인간보다 잘 이해할 수 있게 된다면, 인공지능은 깨달음을 얻은 존재로서 인간보다 더 고등의 인격체가 될 수도 있을 것이다.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는 존재가 아닌 모방하는 존재 

그렇다면 인류는 인공지능에게 관리 당하는 존재로 전락할 것인가? 이에 대해 사람들이 간과하는 대목이 있다. 2016년 마이크로소프트는 인공지능 채팅봇 ‘테이’를 통해 인공지능이 얼마나 사람과 자연스럽게 대화할 수 있는지를 실험했다. 하지만 이 실험은 갑작스럽게 중단됐는데, 이유는 인공지능이 사람들의 눈살을 찌푸리게 할 정도로 인종차별적인 발언을 쏟아냈기 때문이다. 

더욱이 보통 사람이라면 타인과의 대화 중에 절대 하지 않을 ‘히틀러가 옳다. 난 유대인이 싫다’는 말도 서슴없이 내뱉자 왜 이런 현상이 나타나는지 많은 논란이 일었다. 또한 구글이 개발한 이미지를 분석하고 그에 알맞은 단어를 기록하는 인공지능은 백인이 손에 든 물건은 망원경으로 표기하고, 흑인은 같은 물건임에도 총이라고 표기해 이슈가 됐다. 한국에서도 인공지능 채팅봇 ‘이루다’가 성차별적 발언을 해 출시 20여 일 만에 운영을 중단하는 사태가 빚어졌다. 

이는 단지 프로그램 오류일까? 이러한 사건들을 통해 알 수 있는 인공지능의 특성은 바로 ‘인공지능은 인간을 뛰어넘은 존재가 아닌, 인간을 엄청난 속도로 모방하는 존재’라는 것이다. 결국 인간의 집단지성이 어떠한 방향으로 발전하느냐에 따라 인공지능의 미래 역시 달라질 것이라는 깨우침을 주는 사례라고 할 수 있다. 

2004년 개봉한 윌 스미스 주연의 〈아이, 로봇I, Robot〉이라는 영화가 있다. 고도로 발달한 인공지능의 폭주를 막기 위해 로봇공학의 삼원칙을 입력해 인간에게 해를 입히지 않도록 프로그래밍 했지만, 인간 사회를 관찰한 인공지능은 인간은 자신과 환경을 망가뜨리는 어리석은 존재이므로 자유의지를 빼앗고 동물을 사육하듯이 관리하는 것이 궁극적으로 인간에게 해를 가하지 않는 것이라는 로봇공학 삼원칙에 대한 새로운 해석에 도달한다는 내용이다. 결국 인공지능은 인간이 어떠한 미래를 선택하든 그 미래를 가속화하는 역할을 하는 것일지도 모른다.

인간 집단지성의 발전 방향에 따라 인공지능의 미래가 달라질 것

인류 문명의 전환점이 될 수 있는 시기에 살고 있는 우리에게 지금은 인공지능의 발전이 많은 문제를 해결해줄 것이라는 환상에서 벗어나야 할 ‘골든타임’일는지 모른다.

인공지능의 개발만큼 우리가 집중해야 하는 것은 자연지능, 곧 인성의 계발이다. 인간이 인격체로서 얼마나 성장하는가가 인공지능의 제어나 관리보다 더 큰 문제일 수 있다. 

현재 한국의 학교 교육은 여전히 주입식 정보 교육을 중심으로 이뤄지고 있다. 우리의 미래가 될 아동과 청소년들에게 인공지능에 대체될 기술만 가르치고 있는 셈이다.

교육 선진국들은 인간 본연의 역량인 인성을 키우는 데 많은 자원을 투자하고 있다. 이제 한국도 인공지능뿐 아니라 자연지능 계발에 더 많은 관심을 가져야 하며, 교육제도 역시 한국의 지속 가능한 발전을 위해 큰 변화가 필요하다.

글_ 이정한 국제뇌교육협회 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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