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워 브레인] 삶에 아무 문제가 없다면 완벽하게 행복할까?

의식성장 조력자 알렉스 룽구

브레인 96호
2023년 01월 02일 (월) 16:5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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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의식성장 조력자 알렉스 룽구(Alex Lungu)


코로나19 팬데믹으로 집 안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던 어느 날, 유튜브의 알고리즘이 추천해준 한 영상에 눈길이 머물렀다. 외국인 남성이 유창한 한국어로 삶의 의미와 자아실현, 의식성장에 대해 이야기하는 ‘하이어셀프코리아(HigherSelfKorea)’라는 채널이었다. 구독자 수가 23만 명이 넘는 데다 영상마다 조회 수도 높았다. 어떻게 이런 주제에 이 만한 사람들이 귀를 기울일까 궁금증이 생겼다. 

채널 운영자인 알렉스 룽구Alex Lungu는 일반적인 자기 계발 내용과 달리 의식성장, 관조, 자아실현에 대해 말했다. 지난해에는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라는 제목의 500쪽 넘는 두툼한 책을 출간하기도 했다. 현재 미국에 거주하며, 자신이 진행하는 ‘의식성장 워크숍’을 위해 한국을 방문한 알렉스 룽구 씨를 만났다.
 

  알렉스 룽구 Alex Lungu

  독일에서 태어나 10대 때 한국의 방송 시트콤 ‘뉴 논스톱’을 보고 한국에 관심을 갖게 되었다. 독일 함부르크대학에서 경영학과 한국학을 복수 전공하고 이후 한국으로 와 서울대, 서강대 어학당을 거쳐 세종대 MBA 과정을 수료하고 한국에 정착했다.
  푸마코리아 전략기획팀에서 근무하다 개인과 사회의 의식을 높이는 데 인생의 의미를 두고 ‘HigherSelf 의식성장학교’를 설립했다. ‘내가 내 삶의 주인이면 좀 더 의식을 높여 실패 사이클에서 벗어나 의미 있는 삶을 살 수 있지 않을까?’라는 질문에서 출발하는 하이어셀프 과정은 의식성장, 자아실현, 역량 강화, 인생 전략에 관한 워크숍 등으로 이루어진다.
 또한 23만 명이 넘는 구독자를 보유한 유튜브 채널 ‘HigherSelfKorea’를 통해 자신의 통찰과 경험을 아낌없이 나누고 있다.


▲ 알렉스 룽구는 의식성장 조력자이자 작가, 유튜버로 활동하고 있다.


Q. 자신을 ‘의식성장 조력자’로 칭하며 자아실현, 의식성장에 관한 일을 하고 있습니다. 어떻게 시작하게 됐는지 궁금하네요.

한국에 있는 한 회사의 전략 기획부에서 3년 정도 일했어요. 그런데 좀 다른 걸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평소 심리학이나 자기계발 분야에 관심이 많아 자연스레 라이프 코치에 주목하게 됐고, 다양한 코칭 기술과 자기계발법들을 시도해 보았습니다. 이 과정에서 철학과 자기계발 이론, 운동, 명상 등을 접했어요. 그런데 여러 가지 방법들을 경험하면서 뭔가 약간 부족하다는 느낌이 들었어요. 더 근본적인 효과를 얻을 수 있는 것이 무엇일까 탐구하던 중, 가장 핵심은 의식성장이구나 하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Q. 지난해 출간한 책 《의미 있는 삶을 위하여》에서 무엇보다 인간의 의식이라는 어려운 주제에 대해 핵심을 짚으면서 매우 상세히 풀어놓은 점이 인상 깊었습니다. 원고를 3년간 쓰셨다고요.

처음에는 인생의 의미를 정하고 목표를 세우고 전략을 실행하는 가벼운 책을 계획했어요. 그런데 제 경험을 되돌아보면서 그 안에 있는 두려움, 내적 저항을 인지하고 스스로 극복할 수 있는 방법까지 담게 됐습니다. 글을 쓰는 것이 제 의식성장의 한 과정이 되었고, 거기서 얻은 깨달음을 책에 담다 보니 집필 기간이 길어졌습니다.
 

Q. 눈길을 사로잡는 수많은 유튜브 콘텐츠 중에서 의식성장, 자아실현 같은 내용을 다루는 룽구 씨의 채널이 인기 있는 이유가 무엇이라고 생각하나요?

유튜브를 시작하게 된 동기는 제가 하는 일을 알리기 위해서였어요. 혼자서 촬영하고 편집해서 올렸죠. 사람들이 제 채널에 어떻게 오는지는 잘 모르겠지만, 왜 제 채널에 남는지는 알 것 같아요. 저는 팝콘 같은 지식이나 방법론을 제시하지 않아요. 삶의 작동방법을 근본적인 관점에서 설명합니다. 콘텐츠의 진정성을 위해 광고나 후원도 받지 않고요. 보시는 분들도 그런 진정성을 느끼는 것 아닐까요? 
 

Q. 책의 부제를 ‘의식성장을 통한 진정한 삶의 여정’이라고 하셨어요. 의식성장이란 무엇인가요? 

사람은 살면서 다양한 일을 경험하고, 그 일을 해석하고, 해석의 결과가 개념으로 남습니다. 그 개념을 가지고 또 어떤 새로운 경험을 하고 거기에 새로운 개념이 추가되는 식이죠. 다섯 살 때 ‘난 사랑받을 가치가 없어’라고 생각하면 청소년기나 성인이 된 후에도 그런 자아관을 갖고 살게 됩니다. 그러나 인간의 기억은 정확하지 않고, 현재 자신이 가진 개념으로 현상을 해석하기 때문에 오류가 많습니다. 그걸 알아차리고 개선해 나가는 것이 의식성장입니다. 내가 가진 결론이나 개념이 진실이 아님을 알 때 자유로워질 수 있어요. 
 

Q. 라이프 코치와 의식성장 조력자의 차이는 무엇인가요?

지금까지 많은 라이프 코치를 만났고, 그들 대부분은 자존감 향상, 문제해결, 힐링 등 단기적인 방안에 집중합니다. 저는 삶의 표면적인 문제나 해결법을 다루지 않습니다. 대신 사람들이 자기 삶의 주도성을 찾고, 삶을 다른 관점에서 바라볼 수 있도록 방향과 원칙을 제시합니다. 근본적인 의식성장이 일어나도록 돕는 것이죠. 
 

Q. 작가님께서 의식성장을 설명할 때 ‘관조’라는 말을 많이 사용하시는데, 어떤 의미로 이해해야 할까요?

‘지금 화가 났네’, ‘내가 이런 생각을 하는군’ 하면서 자신의 느낌이나 생각을 알아차리는 것은 ‘관찰’입니다. 여기서 더 깊이 들어가 이 감정이 어디서 비롯됐는지, 내가 왜 이런 생각을 하는지 진실을 파보는 것을 ‘관조觀照(contemplation)’라고 합니다. 

표면적인 현상 아래에 무엇이 있는지 더 깊이 들어가보는 것이죠. 화가 난다면 지금 이 분노가 왜 내게 일어나는지, 분노의 실체가 뭔지 계속 들어가 볼 수 있습니다. 관조를 통해 자신이 원하는 것이 무엇인지, 자신의 인생에서 진정으로 창조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지를 마침내 알 수 있습니다.
 

▲ 책 출간 후 독자들과 함께한 북토크. 그는 책에 자기 안에 있는 두려움과 내적 저항을 인지하고 그것을 극복할 수 있는 방법을 담았다.


Q. ‘미라클 모닝’ 같은 리추얼 열풍이 한창이었습니다. 그렇게 열심히 살며 일상을 버티다가 어느 순간 이게 다 무슨 소용인가 싶어 또다시 무력감에 빠지곤 합니다. 무엇이 문제일까요?

목표를 세우고 그걸 하고 싶어서 아침에 일찍 일어나는 거라면 문제없죠. 그러나 ‘인생을 열심히 살겠다’는 막연한 욕심은 이런 반복되는 사이클을 강화할 뿐입니다. 목표에 대해 이야기 하기 전에 의도와 욕심의 차이를 알아야 합니다. 예를 들어 ‘앞으로 5년만 참고 고생하면 그 후에는 좋아질 거야’라는 생각은 이상理想이에요. 이상은 막연하기에 도달할 수 없어요. 진실과 관계없이 현재 나의 부족함을 전제로 원하는 것만 있는 꿈이죠. 그 막연한 이상을 위해 수많은 목표를 만들고 행동해도 욕심만큼 그 이상에 도달할 수 없습니다.

제가 제시하는 건 이상적인 목표 대신 의식적인 목적과 의미예요. 의식적인 목적 아래에서는 그 목표에 도달하든 도달하지 않든 상관없습니다. 오늘 하루를 즐겁게 살게 해주는 수단으로써 사용하면 됩니다. 어차피 행복은 현재에만 존재해요. 목표는 미래에 행복해지기 위한 것이 아니라 지금 이 순간 행복하기 위한 것입니다.

Q. 가족과 사회를 위해 혹은 국가를 위해 나는 이렇게 살겠다는 식의 이타적인 목표를 세워야 하는 걸까요?

인류를 위해 무엇인가 하고 싶다는 목표를 세우는 건 좋지만, 무조건 이타적으로 살라는 건 아니에요. 레오나르도 다빈치가 <모나리자> 그림을 어떤 이타적인 목적으로 그린 건 아니죠. 그러나 결과는 인류를 위한 엄청난 명작이 되었어요. 아이슈타인도 이타적인 목적으로 ‘상대성이론’을 만들지는 않았을 거예요. 그냥 자신의 연구에 집중했던 것이라고 생각해요. 결국 내가 내 삶의 진정한 의미를 만들고, 오롯이 주의를 기울일 수 있는 목표를 선택해야 합니다.
 

▲ 작가 알렉스 룽구는 우리 각자에게 삶의 의미를 스스로 찾아야 한다고 강조했다.
 

Q. 살면서 우리에게는 여러 역할이 주어지고, 그에 따라 해야 하는 의무가 많습니다. 살면서 의식성장을 이루는 방법은 무엇일까요? 

어떤 사람이 우울하고 사는 게 힘들어서 죽으려고 산에 갔는데 갑자기 호랑이를 만났대요. 그러자 부리나케 도망갔죠. 부딪혀보면 자신이 진정 원하는 게 무엇인지 딱 드러납니다. 저는 무조건 나가서 행동하라고 해요. 일단 부딪혀서 자신의 한계가 어디인지 알아야 해요. 부딪힐 때마다 저항이 일어나고, 불안하고, 다른 사람과 갈등도 생기지만 그런 속에서 자신의 심리적 패턴을 더 잘 파악할 수 있습니다.

나는 어떤 사람인데 이렇게 힘들까, 누가 내 손발을 묶어놓은 것도 아닌데 왜 행동하지 못할까? 스스로 묻고 관조해야 해요. 먼저 부딪힌 다음에 스스로 질문하고, 그 과정에서 자기 자신을 알아가는 거죠.
 

Q. 코로나 팬데믹에 이어 전쟁과 경제 불안까지 덮쳤습니다. 이 같은 환경에서도 의식성장을 추구하는 삶을 살 수 있을까요?

저는 의식성장을 추구하는 삶이 우월한 삶의 방식이라고 주장하고 싶지 않아요. 만약 어떤 사람이 나를 칼로 위협한다면 그걸 먼저 해결해야 합니다. 신체적 통증, 기근, 심리적 학대 등은 가장 먼저 해결해야 하는 문제이죠.

그렇지만 의식성장을 추구하는 삶에 관심이 있다면 많은 장점을 취할 수 있어요. 우선 자신의 감정적이고 개인적인 드라마에 덜 휩쓸리고 유연하게 대처할 수 있어요. 특히 요즘처럼 환경이 불안한 때에도 어딘가에 휩쓸리지 않고 삶의 중심을 잡을 수 있습니다. 사람들은 어떤 문제에 빠졌을 때 한 가지 방법에 집착하고 그게 안 되면 끝난다는 식으로 생각하죠. 의식성장을 하면 시야가 넓어지고 유연해지면서 문제로부터 자연스럽게 벗어날 수 있습니다.
 

Q. 의미 있는 삶이란 어떤 것이라고 생각하세요?

우리는 각자의 삶을 살기 때문에 그 의미는 스스로 정해야 해요. 저는 큰 틀만 제시하고, 그 틀을 어떻게 채울지 도와드릴 뿐이죠. 제가 진행하는 워크숍에서도 지식을 다루지는 않아요. 스스로 경험하며 원하는 것을 어떻게 실현해 나갈 수 있을지에 대해 같이 고민하죠.


Q. 앞으로의 계획이 궁금한데요.

현재 의식성장과 관련된 책을 독일어로 쓰고 있어요. 11월에 한국에서의 워크숍이 끝나면 다시 미국으로 가서 책 집필하는 데 집중하려고 합니다. 한국에서는 내년쯤 워크숍을 다시 열 예정입니다.
 

글. 전은애 기자/ 사진. 김경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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