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브레인 북스]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

너무 많은 생각이 당신을 망가뜨린다

브레인 73호
2019년 01월 27일 (일) 13: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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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르크 치틀라우, 닐스 비르바우머 저  | 메디치미디어

이 책의 독일어판 원서 제목은 『뇌는 과대평가되었다(Denken wird uberschatzt)』이다. 뇌의 영역과 구조, 여러 기관의 고유 기능, 뇌파와 호르몬의 메커니즘을 설명하는 부분을 읽다 보면 저명한 이 뇌과학자가 일반 독자들이 읽는 과학 교양서에 이토록 전문적인 설명을 애써 곁들인 이유가 무얼까 되짚어보게 된다.

그 이유는 이 책의 원서 제목처럼 그동안 우리가 뇌의 역할과 기능에 대해 너무나 과대평가해왔으며, 기대 이상의 잠재력을 요구하는 우를 범했기 때문이다. 단순히 “생각을 비워라”라는 조언이 아니라, 뇌와 정신의 정확한 메커니즘을 알려줌으로써(혹은 증명함으로써) 뇌의 기능을 과신하지 말라는 저자의 간절한 주문이다.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이 다루는 분야는 과학만이 아니다. 뇌과학은 물론 철학, 종교, 심리학을 종횡무진 넘나든다. 과학과 인문학이 이상적으로 결합되어, 인간의 두뇌에 대한 ‘통섭’의 시각으로 텅 빈 뇌에 대해 다룰 수 있는 모든 면을 두루 거론한다.

세계적인 뇌과학자 닐스 비르바우머와 과학저술가인 외르크 치틀라우, 이 두 저자는 전작인 『뇌는 탄력적이다』라는 책도 함께 저술하여 뇌과학을 더욱 종합적인 사고로 다룰 수 있는 내공을 증명하였다. 뇌의 가소성과 복원력 등 우리 뇌가 어디까지 진화하며 능력을 발휘할 수 있을까에 초점을 맞춘 전작과 달리, 이 책 『머리를 비우는 뇌과학』은 원제대로 ‘생각은 과대평가’되었으며, 텅 빈 상태야말로 인간의 삶의 기원이자 마지막이라는 점을 적극 강조한다.

뇌를 비운다는 개념과 표현은 정통 뇌과학에서 그간 잘 다뤄오지 않은 문제다. 그리고 앞서 말했듯 저자들 자신조차도 텅 빈 뇌에 대한 정확한 정의를 내리지 못했다. 다만 생각하고 감각으로 느끼는 평상시의 의식에서 벗어난 백지 상태, 혹은 극한의 몰입과 자극의 상태를 ‘텅 빈 뇌’의 도착점으로 보고 있다. 이렇게 추상적이면서 난해하기까지 한 주제를 저자들은 방대하고 정교한 실험 데이터를 통해 구체적으로 입증하면서 설득력을 얻는다. 그리고 그 끝에는 삶과 죽음이 언급된다.

“텅 빈 상태의 긍정성을 생각하면 죽음을 두려워할 필요가 없다”는 이 말은, 우리의 삶 또한 고통과 번민에 사로잡혀 보낼 필요가 없다는 말의 연장선이기도 하다. 만만치 않은 철학과 전문적인 뇌과학 이론이 수시로 등장하기에 독자들은 계속 머리를 굴리며 이 책을 읽을 수밖에 없을 것이다. 하지만 이 책을 다 읽고 나면 누구나 ‘그래, 생각에 집착하지 말자. 때로는 마음을 비우고 머리를 비우며 현실적인 고통에서 떠나보는 연습을 하자’라는 마음을 먹게 될 것이고, 그것이 바로 저자가 원하는 결론이다. 이 책의 부제처럼 너무 많은 생각이 우리를 망가뜨리기 때문이다.

글. 장서연 기자 | 자료출처= YES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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