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AI)의 눈부신 발전은 우리 삶의 방식은 물론 교육의 패러다임까지 바꾸고 있다. 검색형 AI의 개발로 이미 사람이 하루에 처리하지 못하는 분량의 정보를 AI는 단 몇 초, 몇 분 만에 정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이러한 AI 발달로 인해 단순히 지식을 암기하고 기억하는 주입식 교육 방법은 낡고 퇴보한 교육 방법일 수 밖에 없다.
이제는 교육이 정보나 지식의 암기에서 벗어나 인공지능을 잘 활용하는 방법을 가르치는 것에서 창의성과 공감력, 도덕성과 같은 인간 고유의 역량을 개발해야 하는 방향성과 목표가 더욱 분명해졌다. 이러한 변화는 단순한 학업 중심의 교육을 넘어 인간다움을 키우는 인성교육의 중요성을 다시금 강조하고 있다.
특히 인성교육은 이제 더 이상 한 가정, 교실 및 학교에서의 책임이 되어서는 안 된다. 개인의 삶 뿐 아니라 사회 전체의 조화와 지속 가능성을 위해, 배려와 다양성에 대한 존중 등 공존을 위한 공동체 윤리를 함양하기 위해 학부모와 교사뿐만 아니라 지역사회 구성원이 함께 만들어가는 '공동체 인성교육'이 요구되고 있는 것이다.
최근 우리나라에 방문한 ‘사피엔스’의 저자 유발 하라리가 인공지능(AI) 시대에 인간이 갖춰야 할 ‘인간성’을 강조하였다. 선진국별로 인공지능(AI)을 개발하는 속도에만 치중하는 경쟁적인 관점이 아닌, 인공지능(AI)과 인간이 공존하고 지구시민 모두가 함께 더불어 공생할 수 있는 목표 설정 및 방향 제시가 더 중요함을 알 수 있다.
따라서, AI 시대의 인성교육은 스스로의 가치를 자각하고 타인과의 관계 속에서 자신을 성찰할 수 있는 힘을 길러주는 것이 되어야 할 것이다. 즉, 지식의 '가르침'이 아니라 내면에서 피어나는 자각과 '깨어남'에 중점을 두어야 한다. 이러한 내면의 자각, 성찰, 깨어남을 위한 인성교육을 실현하기 위해서는 지식을 인간에게 수동적으로 주입하는 인성교육이 아니라, 자신의 잠재가능성을 밖으로 발현시킴으로써 끊임없는 자기 성장을 추구할 수 있다는 주체성과 주인의식을 가질 필요가 있다.
최근 하버드대학교의 사회적 정서 역량(Social Emotional Learning, SEL)연구에 따르면, 사회정서역량이 높은 학생은 학업 성취도, 대인관계, 정신건강 면에서 유의미한 긍정 효과를 보이며, 이는 단순한 교육 차원이 아닌 평생을 위한 삶의 역량으로 작용한다고 한다. 이러한 사회적 정서 역량에 포함된 하위요소를 살펴보면 자기인식, 자기관리, 사회적 인식, 관계관리, 책임있는 의사결정 등을 포함하고 있는데, 이러한 하위요소는 지식을 단순히 ‘가르침’ 교육이 아닌, 다양한 체험을 통해 자기 느끼고 성찰하는 ‘깨어남’ 교육을 표방하고 있다.
▲ AI 시대, 인성교육은 '가르침'이 아니라 '깨어남'으로
‘깨어남’ 인성교육을 강조하는 대표적인 ‘뇌교육(brain-education)’은 뇌신경과학을 바탕으로 감정조절, 집중력, 자기인식 등을 키우는 두뇌훈련으로, 인성과 사회적 정서 역량을 통합적으로 기를 수 있는 효과적이고 효율적인 기술이자 도구이다. 호흡과 명상을 기반으로 한 뇌교육은 스트레스를 완화시키고 자기조절력을 강화하여 공감능력 향상에 실질적인 도움을 준다. 이런 점에서 자연지능 기반 인성교육인 뇌교육은 단순한 기술이 아니라 삶을 위한 교육이라고 할 수 있다.
뇌교육은 먼저 뇌의 감각이 '깨어남'을 시작으로 뇌 유연화하기, 뇌 정화하기, 뇌 통합하기, 뇌 주인되기 등 5단계의 과정을 거치는 체화된 인지(embodied cogniton) 기반 인성교육을 강조하고 있다. 체화된 인지 기반 인성교육은 인성덕목을 가르치는 인지 중심의 인성교육과는 달리, 뇌체조, 호흡, 명상, 놀이, 게임 등 다양한 신체적 체험을 통해서 몸으로 체험하여 기억하게 되고 그 뜻을 깊이 이해하며 일상생활에서 실천으로 옮길 수 있는 체율체득(體律體得)을 의미한다.
이러한 체율체득의 과정을 통해서 학생이 중심이 되어 자신의 신체, 감정과 생각을 스스로 인식하고 조절하는 뇌의 주인이 되도록 하며, 개인의 삶에서 나아가 전체의 삶에 긍정적인 변화를 이끌며 성장하는 과정을 경험하게 한다. 즉, 뇌교육에서 추구하는 인성교육은 OECD교육 2030에서 강조하고 있는 ‘행위주체성(Student-Agency)’ 즉, 스스로 목적의식을 가지고, 자신이 세운 학습 목표에 도달하기 위해 적극적으로 시간과 노력을 기울이며, 여러 선택 사항들을 반성적 사고를 통해 스스로 결정하고, 최종적으로 자신의 선택에 대해 스스로 책임을 지는 태도와 일맥상통한다.
이제 인공지능(AI) 시대는 자연지능(두뇌)이 가진 무한한 잠재가능성을 믿고 뇌가소성에 기반하여 몸소 행동으로 실천하는 것은 물론, 함께 더불어 살아가는 크고 가치 있는 꿈과 비전을 가지는 이타적인 뇌를 계발하는 인성교육이 필요하다. 이것이 바로 인공지능 시대 '깨어남'이라는 자연지능의 업그레이드로 뇌의 무한한 가치를 활용하고 삶의 주인으로 살게 하는 뇌교육이 필요한 까닭이다.
글. 신재한 국제뇌교육종합대학원대학교 뇌교육학과 학과장. 인성교육연구원 원장, 국가공인 브레인트레이너 자격검정센터장 역임 han3645@daum.net
- 교육부 연구사
- 한국교육개발원 연구위원
- 한국교육과정평가원 교수학습센터 운영위원
- 한국교육학술정보원 콘텐츠 평가 심사위원
- 한국연구재단 등 국가기관 정부 프로젝트 심사위원
- 한국청소년상담학회 융합상담학회 회장, 수련감독
- 한국상담학회 노인상담학회 대외협력위원장, 수련감독