멘토와 멘티가 함께 성장하는 1년의 도전

멘토와 멘티가 함께 성장하는 1년의 도전

[벤자민학교, 기적의 1년] "우리가 튼튼한 뿌리가 되어 여러분이 꽃피고 열매맺기를 바랍니다"

“여러분이 원하는 걸 선택하고 끝까지 가십시오. 여러분이 가는 길에 멘토를 찾아 연결해 주고, 리더로 성장하는데 모든 걸 바치겠습니다. 가다가 돌아올 곳이 필요하면 우리가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육군 대령 최종근 멘토의 말이다.

청소년들이 삶의 지혜를 주고 롤 모델이 되는 멘토와 함께 동행한다면 어떨까? 고등학교 최초로 '완전 자유학년제'를 표방하는 미래형 대안학교, 벤자민인성영재학교(이하 벤자민학교) 학생들의 1년간 도전과정에는 용기를 북돋우고 함께 고민하며 응원하는 든든한 지원군이 있다.

▲ 15일 벤자민학교가 개최한 ‘오현호 멘토 토크콘서트’에 전국에서 750여 명의 청소년과 학부모가 참석했다. 사진/벤자민학교 제공

지난 15일 충남 천안의 국학원에서 ‘뇌활용의 달인’으로서 ‘오현호 멘토의 토크콘서트’가 열렸다. 수능7등급 학생에서 해병대 전역, 사막마라톤, 히말라야 등정 등 한계에 도전한 오현호 멘토가 삼성맨의 자리를 박차고 비행사로 남다른 선택을 하는 이유를 청소년에게 전했다.

"꿈은 누구나 꾸지만 행동은 누구나 하지 않는다" 학생들의 가슴을 울리는 멘토링 콘서트 매월 열린다

오현호 멘토는 “꿈은 누구나 꾸지만 행동은 누구나 하지 않는다. 하고 싶은 것이 있으면 당장 시작하자. 내가 원하는 일을 할 수 있는 곳에 가서, 내가 원하는 일을 하고 있는 사람들을 만나라. 상상하지 못한 방법이 생긴다.”고 조언했다. 참석한 학생들은 멘토의 한마디도 놓치지 않으려는 듯 초집중하고 눈빛이 반짝였다. 벤자민학교 3기 입학예정자 박제성 군은 “멘토를 보니 나는 아직 도전도 해보지 않은 것 같다. 벤자민학교에 입학하는 것으로 내 삶에 첫 도전을 하겠다!”고 했다.

이날 토크콘서트는 멘토와 멘티의 끈끈한 유대가 돋보이는 공연으로 이어졌다. 멘토를 환영하는 벤자민학교 멘티들의 노래와 춤 공연과 가수 멘토인 윤성기(전 휴먼레이스 리드보컬) 씨와 후천적 시각장애를 극복한 트로트가수 멘토 오하라 씨의 공연, 그리고 군인, 화가 등 각계각층의 멘토들의 응원이 이어졌다. 인성멘토인 최혜영 씨는 “우리가 나무의 튼튼한 큰 뿌리가 되어 여러분이 열매 맺고 꽃 필수 있도록 지원하겠다.”고 했다. 최혜영 씨는 멘토이기도 하지만 2기, 3기 벤자민 학생의 학부모다.

▲ 청년모험가 이동진 멘토와 멘티 배형준 청년강연자. 멘티 배형준 군의 많은 도전들, 멘티 김권우 군의 철인3종경기 참가모습. 권우 군은 철인3종경기를 완주했다.(왼쪽 위부터 시계방향)/ 사진 벤자민학교, 배형준 김권우 군 제공.


멘토는 학생 스스로 하고 싶은 일을 깨워주는 동기부여가 첫번째 역할

벤자민학교에서는 교수, 변호사, 외교관, CEO, 예술가 등 학생들이 진로를 탐색할 수 있는 전문 멘토 뿐만 아니라 인성을 키워주는 멘토, 도전의식을 깨워줄 멘토 등 1,000여 명 넘는 다양한 분야의 멘토들을 통해 학생의 도전을 지원했다.

멘토의 가장 큰 역할은 동기부여이다. 한 멘토로 인해 여러 아이들의 인생이 바뀌기도 한다. 청년모험가 이동진 멘토의 강연은 보호관찰대상 학생이었던 2기 배형준 군에게 “막장드라마 같은 내 인생을 저렇게 멋진 영화로 만들어야겠다.”는 큰 자극이 되었다. 지금 배형준 군은 청년강연자로 각종 무대에서 청년들에게 희망을 전하고 있다. 작년 11월 일본 나고야대와 동경대에서도 자신의 성장스토리를 강연하여 참석자들에게 큰 감동을 불러 일으켰다. 벤자민학교 2기 학생 479명 중 100여 명이 넘게 국토대장정과 자전거 종주를 선택한 것도 이동진 멘토의 영향이 컸다.

▲ 화가 안남숙멘토와 그녀의 화실에서 멘토링을 받는 벤자민학생들. 사진/강만금 기자

지난 한해 멘토들로 인해 아이들안에 숨어있던 보석같은 재능이 발현되었다. 자신의 작품을 세상에 내놓아 생애 첫 개인전을 하는 학생들이 많았다. 지난해 5월 개인전을 연 대구학습관 신지현(17세)양. 영남에서 유명화가인 안남숙 멘토는 자신의 화실에 다니던 신 양을 인연으로 지금은 2기 8명, 3기 입학예정자 2명의 멘토로 활약 중이다. 늘 “망쳤어요. 실패했어요”라며 부정적이고 좀처럼 마음의 문을 열지 않던 2기 김태경 군(17세)도 아기가 걸음마 배우듯 한걸음 씩 떼도록 기다려주었다. 김 군은 지난 12월 개인전을 열었다. 현재 안 화가의 갤러리에서는 대구학습관 학생들 10여 명의 개인전과 단체전으로 릴레이 전시회를 2월까지 개최하고 있다.
▲ 지난 12월 21일~27일 코엑스에서 열린 윈터페스티벌 땡스아트마켓에 '황칠 영혼의 새'그림전시를 한 한지수 작가(오른쪽)의 연결로 멘티 한철희 군(왼쪽)도 출품하여 큰 호응을 받았다. 사진/김보숙 기자


생애 첫 개인전 열고 입상하고  자신의 무대에 서며 자신감 넘치는 모습으로 거듭나다

동화그림 작가 한지수 멘토는 11월말 국회의원회관 3층 전시실에서 ‘인성회복을 위한 영혼의 새 힐링 그림전시회’를 개최하며, 자신의 멘티들이 설 무대를 마련했다. 12월 코엑스에서 열린 윈터페스티벌에서 자신의 ‘황칠 영혼의 새’전시회와 함께 2기생인 한철희 군과 전현지 양이 작품을 전시할 수 있도록 연결했다. 홍종만 사진작가 멘토를 만나 다대표에 2~3차례 출사를 나간 2기 김재일 군은 홍 작가의 격려에 대한민국 해양사진공모전에 나가 학생부 입상을 했다.

▲ 홍종만 사진작가(왼쪽)와 다대포로 출사나간 김재일 군(가운데). 사진/김재일 군 제공.

청소년들의 도전취지에 기꺼이 멘토가 되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학교 측의 제의를 받기도 하지만 학생들의 놀라운 변화에 학부모가 멘토가 되어주고, 멘토가 멘토를 연결하며, 학생들이 직접 멘토를 요청하기도 한다. 전 세계에 아리랑을 알리는 청년, 문현우 멘토(아리랑 유랑극단)를 만나 한복을 입고 시민들에게 ‘절’을 올리는 프리(Free)절 캠페인을 기획 추진한 김은비 양. 김 양은 위안부할머니의 아픈 역사를 알리고 돕기 위한 프로젝트를 추진하면서 13년 간 위안부 소녀를 소재로 한 독립영화 ‘귀향’을 제작한 감독 조정래 감독을 만났고, 조 감독은 기꺼이 멘토가 되어 주었다.

한번 멘토는 영원한 멘토, 멘토 자신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

멘토와 멘티의 인연은 1년으로 끝나지 않았다. 인성 멘토인 신혜영(황칠가 힐링카페 운영) 씨는 1기 성규빈 학생이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서울에서 미대 입시준비를 하는 과정에 함께 절 명상도 하고 고민을 들어주었다. 성규빈 양은 입시미술을 공부한 적이 없음에도 단 6개월의 준비 끝에 서울과학기술대 조형예술학과에 입학했다. 

멘토들은 멘토링의 경험을 오히려 감사함으로 표현한다. 안남숙 화가멘토는 "아이들의 모습을 보면서 마치 거울을 보는 것 같았다. 움츠러든 모습, 무기력한 모습, 부정적인 모습이 다 내 안에 있는 거니까. 아이들을 일깨우는 과정에서 내가 항상 정신을 차리고 있어야 했다. 그러면서 나의 내면세계, 의식이 더 커지더라."라며 멘토 자신도 아이들과 함께 성장한다고 한다.

벤자민학교 학생은 1명 이상의 전문 멘토를 만나 자신의 꿈을 구체화해나가고 도움을 받을 수 있다. 벤자민학교의 멘토들은 학생 개개인별 지원은 물론 매월 개최하는 벤자민 멘토 강연을 통해 청소년들이 삶을 스스로 설계할 수 있도록 지혜와 용기를 북돋아주고 있다.


글/ 강현주 기자 heonjukk@naver.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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