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1일, 인천 서부교육지원청에 유치원 교사 120여 명이 모였다. 유아들의 건강한 인성을 지도하는 교사들을 위한 특별 교육연수가 있는 날이었다. ‘인성교육 향상을 위한 공감, 소통 교육의 실제’라는 주제로 강의가 시작됐다.강사는 아동청소년 두뇌코칭기관 BR뇌교육 연수지점 김도혜 브레인트레이너가 나섰다.
▲ 인천서부교육지원청 대강당에서 공감, 소통을 주제로 교육연수가 열렸다
"어떻게 하면 공감과 소통을 잘할 수 있을까요?" 마이크를 잡은 김도혜 강사가 관중속으로 들어갔다. 어린 시절 자신의 에피소드로 이야기를 시작한 그는 공감과 소통에 대한 새로운 관점을 제안했다. "다른 사람과 잘 공감하고 소통을 잘 하기 위해서는 자신과 잘 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신에게 공감하고 인정해주지 않으면, 결국 다른 사람들에게도 마음을 열지 못한다는 이유다. 그래서인지 2시간의 강의시간은 딱딱한 이론보다 '자신과의 소통'을 주제로 한 체험이 주를 이뤘다. 시작은 만인의 게임 '가위바위보'였다. 그런데 늘 하던 방식이 아니었다. 가위바위보 동작별로 숫자를 정해서 더하거나 빼기, 이기고 지는 것을 선택하기 등. 연수생들은 새로운 룰에 즐거워하면서도 적응하느라 진땀을 뺐다.
"가위바위보의 룰은 이기는 것을 내는 것입니다. 반복된 경험을 통해 우리에게 형성된 시냅스이죠. 새로운 룰을 적용하면 머리로는 이해가 되지만, 몸이 잘 따라주지 않아요. 소통도 마찬가지입니다" 자신과 소통하는 것도 평소에 연습이 되지 않으면 일상의 패턴대로 돌아간다는 이야기였다. 익숙치 않았더라도 수고한 자신에게 "괜찮아"라고 말해주라며 말을 이어갔다.
"약속을 지키지 않는 남자친구가 있다고 해봅시다. 처음에 몇 번은 약속을 어겨도 기대를 걸지만, 같은 상황이 반복되면 상대에 대한 믿음을 잃게 되고, 결국 '콩으로 메주를 쑨다'고 해도 믿지 못하는 상황이 오기 마련이죠." 이는 자신에게도 똑같이 적용된다고 했다. '오늘부터 다이어트 할 거야. 오늘은 이 일을 꼭 끝낼거야. 오늘은 하루 종일 웃는 모습을 보여줘야지.' 사람들은 하루에도 자신과 수많은 약속을 하지만, 지키지 않는 것이 반복되면 우리 뇌에는 '어차피 안될거야'라는 시냅스를 형성하게 된다는 것이다. 나와 소통하는 방법은 '나와의 약속을 지키고 믿어주는 것'이 첫번째라고 했다.
▲ 김도혜 브레인 브레인트레이너가 '자신과의 소통과 긍정메세지'에 대한 중요성을 강조했다.
"나는 평소에 나에게 어떤 말을 자주 하고 있나요?" 김도혜 트레이너는 한국에도 잘 알려진 에모토 마사루 박사의 '물은 답을 알고 있다' 사진을 인용하며 말을 이어갔다. '스스로에게 주는 메세지가 달라지면 가장 먼저 좋아지는 것도 자신이고 망가지는 것도 자신'이라며 긍정의 메세지를 강조했다. 곧이어 '1분 자기 자랑'의 시간이 이어졌다. 2인 1조로 상대방에게 자신의 자랑꺼리를 풀어내는 연수생들의 얼굴이 쑥스러움으로 붉어졌다.
"혹시 내가 한 칭찬에 많은 부분이 '나의 능력'에 대한 건 아니었나요? 나는 뭘 잘한다거나, 어떤 외모나 어떤 능력을 가지고 있다거나" 연수생들은 고개를 끄덕였다. 아이들이 스스로를 칭찬하지 못하는 이유도 여기에 있다고 했다. 우리도 의식하지 못하는 사이에 자신과 아이들을 그렇게 평가하고 있을 지도 모른다는 말이었다. "나는 00을 잘하는 사람이야"라는 것이 아니라 "나는 00한 사람이야"와 같이 있는 그대로의 나를 인정하고 바라봐주는 연습이 필요하다고 했다.
'있는 그대로의 나'를 바라보기 위해서는 그는 '뇌 정화, 감정정화'에 필요성을 언급했다. 어떠한 일이 발생하면 사람은 누구나 그 사실에 감정을 붙여 기억하기 마련이다. 때문에 있는 그대로의 팩트를 보기 힘들고 감정에 휩싸이고 빠지게 되는 경우가 많다고 했다. 뇌를 정화한다는 건 어떠한 사실에 따라붙은 부정적인 감정을 없애는 것이라며 정화의 방법으로 웃음과 울음과 호흡, 3가지를 예로 들었다.
연수생들은 웃음수련과 호흡을 통한 감정정화를 직접 체험했다.김 강사는 부정적인 마이너스 감정이 이미 내 속에 많이 쌓여있다면 작은 스트레스에도 증폭된다며 '감정의 0점'을 회복을 강조하며 마무리했다.
교육을 마친 연수생들은 '공감과 소통'에 대한 실전강의를 들은 것 같다며 다양한 소감을 쏟아냈다. 이선하(36세) 씨는 "다른 이론적인 인성교육보다 더 좋았던 건 체험을 통한 실전을 들을 수 있었기 때문이에요. 웃음수련은 아이들에게 시도해보고 싶을 정도로 너무 좋았어요."라고 소감을 밝혔다. 정혜원(31세) 씨는 "유아들과의 관계에 있어 공감과 소통이 중요하다는 것은 알았지만 어떻게 해야할 지는 몰랐어요. 직접 방법을 설명해주시고 어떤 느낌인지도 체험할 수 있어 더 이해하기 좋았습니다."라고 했다.
강의 전 과정에서 적극적인 태도로 참여했던 인천 서부교육청 유아담당 홍정아 장학사는 "내 안에 있는 나를 돌아볼 수 있는 행복한 시간이었다. 선생님들에게도 많은 도움이 됐을 것이라 생각한다."고 소감을 밝혔다. 김 강사는 끝으로 "요즘 사람들은 주변사람들을 의식하느라 정작 소중한 자신을 돌보지 못한다. 이번 강의를 통해서 사람들이 자신의 소중한 가치를 알고 나와 주변과 소통하며 행복한 선생님이 되길 바란다."며 이번 교육의 취지를 밝혔다.
아동청소년 두뇌코칭기관 BR뇌교육에서는 유치원과 초등학교에서 교사와 학부모 대상 교육연수를 꾸준하게 진행하고 있다.
글. 사진/ 안민경 기자 br-md@naver.com